[포커스] 소년체전이 남긴 본질적 질문 "아이들은 왜 맘껏 뛰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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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부산, 배정호 기자] 제55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부산에서 잠시후면 막을 내린다.
이번 소년체전은 여러 의미를 남겼다. 무엇보다 15년 만에 개막식이 부활하며 학생 선수들의 꿈과 열정을 전국이 함께 바라보는 무대가 다시 만들어졌다.
전국소년체육대회는 원래 대한민국 미래 체육 인재를 발굴하는 대회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 현장을 다니며 가장 많이 들렸던 이야기는 의외로 ‘성적’이 아니었다.
엘리트 스포츠를 꿈꾸는 아이들의 학부모와 스포츠를 취미와 즐거움으로 접하는 아이들의 학부모 사이에서 나온 본질적인 질문은 결국 같았다.
“왜 우리 아이들은 마음껏 운동하지 못하는가?"
누군가는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었고, 누군가는 단순히 친구들과 뛰어노는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움직이고 스포츠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 대한 공통된 고민이었다.
먼저 엘리트 체육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의 현실적 이야기다.
첫번째는 '최저학력제'가 과연 현실적일까?
두번째는 더 근본적이고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다. 왜 도대체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마음껏 운동하고 스포츠 활동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슬프게도 체육은 오랜 시간 대중이 만들어낸 프레임 속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어느 조직이나 문제는 존재한다. 학교도, 기업도, 정치권도, 예술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체육과 운동부 문제만 사회적으로 훨씬 더 강한 부정적 프레임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지금의 위축된 분위기를 만든 배경에는 2014 국정농단 사태 당시의 왜곡된 프레임도 분명 존재한다.
당시 일부 잘못된 권력 개입과 특혜는 반드시 비판받아야 할 문제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업들이 체육 발전과 선수 지원을 위해 진행해오던 후원과 육성 시스템까지 모두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사실이다.
원래 기업의 스포츠 지원은 유망주 육성, 국제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취지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체육 지원’ 자체가 마치 특혜와 연결되는 것처럼 비춰졌고, 결과적으로 현장은 점점 더 위축됐다.
결국 일부 권력과 소수의 잘못된 행동이 전체 스포츠 생태계에 대한 불신으로 번졌고, 그 피해는 지금도 현장에서 땀흘리는 학생선수, 일반선수, 지도자들이 받고 있는건 명확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 프레임이 이상하게도 학교체육까지 번져버렸다.
학교체육은 점점 ‘육성’보다 ‘통제’의 대상이 되어갔고, 학교에서는 운동부를 운영한다는 자체가 이상한 프레임이 됐고 팀들은 해체됐다.
이번 소년체전에서는 흥미로운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처럼 엘리트 선수 중심의 무대만이 아니라 공부와 운동을 함께 병행하며 소년체전에 참가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점이다.
물론 전문적으로 운동해온 선수들과는 실력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 역시 자신만의 뚜렷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소년체전에 참가했다는 경험 자체가 인생의 큰 추억이자 방향성이 됐다. 학교와 시, 그리고 도를 대표해서 나온 만큼 이 소중한 경험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자양분이 될 것 같다.”
메달과 기록을 넘어 스포츠를 통해 성장하고, 무언가에 도전해봤다는 경험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이미 값진 교육이 됐다는 의미다.
인간은 원래 뛰고 움직이며 성장하는 존재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신체활동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삶의 표현이다. 건강한 신체가 결국 건강한 정신으로 이어진다.
특히 AI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스포츠와 신체활동의 가치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기술은 인간의 많은 영역을 대체할 수 있지만, 직접 뛰고 부딪히며 땀 흘리는 경험만큼은 대신할 수 없다. 결국 인간다운 성장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엘리트 스포츠이든 생활체육이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운동 하나’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자부심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다.
단순히 기록이나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운동을 통해 배우는 책임감과 협동심, 버티는 힘과 도전의 경험이 결국 자신의 삶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많은 체육인들은 운동이 자신의 인생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체육 활동을 꾸준히 한 학생들이 사회성과 협동심, 도전의식에서 더 능동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스포츠는 단순히 기록을 만드는 활동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과정에 가깝기 때문이다.
승리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패배를 받아들이는 법, 팀과 함께 살아가는 법, 다시 일어서는 법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학교체육의 본질은 거창하지 않다. 엘리트 스포츠 선수만을 육성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고 움직이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학교 다닐때 항상 설렜던 시간이 점심시간 축구였다. 그런데 이게 이제 교칙위반이라는 사실을 들으니 문제는 정말 크다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학교체육은 ‘조심해야 하는 것’,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버렸다.
그 사이에 아이들은 점점 몸을 움직일 공간과 기회 그리고 꿈을 잃어가고 있다.
소년체전 현장에서 수많은 지도자들과 선수들, 그리고 학부모들을 만나 들은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졌다.
엘리트 스포츠냐, 취미 스포츠냐, 학교체육이냐의 문제를 떠나 본질은 같았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고 움직이며 성장할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누군가는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었고, 누군가는 단순히 스포츠를 즐기고 있었다. 방향은 달랐지만 현장에서 느낀 고민은 같았다.
지금의 학교와 사회가 아이들에게 ‘움직일 자유’조차 점점 허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과연 그런 대한민국이 올바른 미래라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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