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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 다가온 BTS 그래미 수상, K팝 입지 확대 낙관하기엔[초점S]

작성일: 2026.06.19 07:50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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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드' 레드카펫에 참석했을 당시의 모습. 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드' 레드카펫에 참석했을 당시의 모습. 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홍혜민 기자] K팝의 그래미 수상이 마침내 현실권에 들어왔다.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가 K팝을 포함한 아시안 팝 전용 부문 신설을 공식화하면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다수의 K팝 아티스트들이 오랜 시간 그래미의 문을 두드려온 만큼, 이번 변화는 분명 반가운 신호다. 다만 이를 K팝에 대한 그래미 철옹성의 붕괴로 읽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최근 제69회 그래미 어워즈부터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새롭게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K팝, J팝, C팝 등을 포함해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한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부문이다. 그래미 측은 아시안 팝이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지속적이고 중요한 영향력을 지닌 흐름이라는 점을 신설 배경으로 설명했다.

K팝 입장에서 이는 상징성이 큰 변화다. 그래미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가 일찌감치 K팝 아티스트들에게 수상의 문을 연 것과 달리 그래미는 줄곧 K팝에게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성과 작품성을 앞세우는 심사 기조와 유색 인종에게 극히 보수적인 태도 속 그래미는 K팝에 유독 높은 장벽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앞서 '다이너마이트', '버터', '마이 유니버스' 등으로 3년 연속 그래미 후보에 올랐지만 끝내 수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런 만큼 아시안 팝 부문 신설은 K팝이 그래미에서 첫 수상자를 배출할 가능성을 크게 높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최근 완전체 활동을 재개한 방탄소년단은 초대 수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차트와 투어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을 증명해온 이들이 그래미에서도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로제의 'APT.',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 등이 앞서 그래미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며 K팝의 존재감을 넓힌 흐름 역시 기대감을 키운다.


K팝 그래미 문턱 낮아졌지만…'또 다른 분리' 우려도

그러나 이번 부문 신설을 두고 마냥 낙관적인 시선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 음악을 별도 부문으로 인정한 것은 유의미한 변화지만, 동시에 K팝을 본상 경쟁에서 분리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래미의 메인 수상 부분은 여전히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등 이른바 '제너럴 필즈'에 집중돼 있는 만큼, 특정 지역·언어권 음악을 위한 부문 신설이 본상 진입의 문을 넓히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시선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아 음악에 특화된 시상 부문 신설이 오히려 본상 진입을 막는 벽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라틴팝의 경우 그래미에서 오래 전부터 관련 시상 부문을 운영해왔으나, 오히려 특화 부문의 존재가 본상에서 라틴계 아티스트들의 충분한 평가를 막는 장벽으로 작용해왔다는 비판도 꾸준히 이어져왔다. 아시안 팝 부문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자격 요건 역시 변수다. 그래미는 해당 부문에서 '아시아 언어를 단순한 추임새나 일부 문구 수준이 아닌, 의미 있게 사용해야 한다'라고 규정했다. 한국 아티스트의 곡이라도 영어 가사 중심이라면 해당 부문에서 제외될 수 있고, 반대로 아시아권이 아닌 아티스트라도 아시아 언어를 주요하게 사용하면 후보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는 K팝이 세계 시장을 겨냥하며 영어 가사와 현지화 전략을 적극 활용해온 흐름과도 맞물려 향후 출품 전략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일례로 현재 유력한 해당 부문 초대 수상자로 꼽히는 방탄소년단의 컴백 타이틀 곡 '스윔'은 전곡 영어 가사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이 곡으로는 신설 부문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미의 아시안 팝 부문 신설은 K팝이 쌓아온 성과가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하지만 동시에 K팝이 '아시아 음악'이라는 이름표 없이도 그래미의 중심부에서 경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BTS의 수상 가능성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K팝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다만 그 기회가 진짜 확장인지, 또 다른 경계선인지는 앞으로의 그래미가 어떤 방식으로 K팝을 호명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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