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타격왕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4년간 쌓인 정과 추억, 웃으며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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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다시 방망이를 잡을 수 있어 기분이 좋은지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찼다. 코치들, 동료들과 농담을 하는 특유의 ‘텐션’은 여전했다. 그러다가 배팅 게이지 안으로 들어가면 먹잇감을 노리는 눈빛이 살아 나온다. 적어도 기예르모 에레디아(35·SSG)의 일상은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에레디아는 현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재활을 진행 중이다. 던지는 어깨인 왼 어깨 회전근개가 손상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시즌 중 관리를 받으며 뛴 부분이 있었는데 결국 버티지 못하고 지난 7월 9일 1군에서 말소됐다. SSG는 에레디아가 당분간 뛰지 못한다는 판단 하에 블라이 마드리스와 6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계약을 했다. 규정에 따라 에레디아는 8월 중순 이후에나 볼 수 있다.
그러나 야구를 놓은 건 아니다. 단계별로 할 수 있는 훈련을 최대한 하며 착실하게 몸 상태를 만들고 있다. 부상 직후에도 인천SSG랜더스필드의 외야를 열심히 뛰는 에레디아의 모습은 자주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가벼운 타격 훈련까지 소화했다. 복귀 절차가 착실하게 이뤄지는 양상이다.
SSG 관계자는 “당초 수립했던 계획대로 재활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마드리스의 계약이 끝나는 시점 바로 1군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다. 타격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에레디아는 마지막 관건인 송구 강도까지 되찾으면 퓨처스리그(2군) 재활 경기를 거쳐 1군에 등록될 것으로 보인다.
에레디아는 올해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시즌 84경기에서 타율 0.282, 15홈런, 7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8의 성적에 그쳤다.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3년을 뛰며 3할을 기본으로 깔고 갔던 선수라 체감적인 성적 저하가 확 느껴졌다. 지난해 후반부터 하락세와 약점이 보인다는 평가를 받은 에레디아는 올해 그 평가를 뒤집지는 못했다.
업계에서는 30대 중반에 이른 에레디아의 스윙 스피드가 떨어지다 보니 타이밍을 앞에서 잡는 과정에서 에레디아 특유의 넓은 타격 면이 실종됐다고 진단한다. 올해 홈런은 개인 최다 페이스로 달려갔지만, 타율이 뚝 떨어진 이유다. 빠른 공 대처에 대한 문제는 지난해부터 지적이 된 것이고, 수비는 최정상급이지만 이제는 나이가 부담이다. 실제 에레디아는 매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알게 모르게 벤치의 고민을 불러온 전력이 있다.
종합하면 재계약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SSG도 에레디아가 지금까지 팀에 공헌한 부분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내년에는 새로운 외국인 타자와 함께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어쩌면 에레디아로서는 SSG에서, 혹은 한국에서 뛸 날이 몇 달 남지 않았을지 모른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런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최악의 케이스인 태업이나 동기부여 상실은 없다.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남들이 무더운 더위에서 뛰며 체력이 떨어졌을 때, 에레디아는 상대적으로 휴식 시간이 충분했다. 부상 전 타격 페이스가 전체적으로 오름세를 그렸던 기억이 있어 복귀 후 시즌 종료까지 팀 타선을 이끌고 가는 에레디아의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재계약 가능성이야 낮지만, 그렇게 된다면 4년의 동행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웃는 얼굴로 헤어질 수 있다.
에레디아는 SSG 외국인 타자 역사상 제이미 로맥과 더불어 가장 성공한 케이스 중 하나다. 올해 부진했다고 해서 그 화려한 경력까지 지워지지는 않는다. 6일 현재 KBO리그 438경기에 나가 타율 0.330, 61홈런, 323타점을 기록했고 2024년에는 0.360의 타율로 구단 역사에 귀하디귀한 타격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따라올 자가 없을 좌익수 수비, 성실한 주루 플레이, 동료들과 관계도 나무랄 것이 없었다. 어쩌면 외국인 신분이 아닌 국내 선수처럼 느껴지기도 할 정도의 선수였다. 특별한 선수에게는, 또 그만한 특별한 마무리가 필요하다. 에레디아의 복귀 후 모습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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