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천안, 김민경 기자]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코트 안에서 뛴 선수들보다 얼굴이 더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대한항공은 2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12-25, 25-23, 25-22, 25-18)로 역전승했다. 시리즈 2승 1패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챔피언까지 1승을 남겨 뒀다.

박 감독은 경기 도중 흥분을 많이 하는 편이다. 챔피언 결정전은 한 점이 우승을 좌우하는 만큼 선수들에게 호통치는 횟수가 늘었다. 센터 진상헌이 4세트 21-17에서 송준호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고 세리머니를 하자 "야!"라고 소리치며 진정시키기도 했다.

재미있는 건, 흥분하는 감독과 달리 차분한 선수들의 반응이다. 한선수는 "연습 때는 더 욱하신다. 선수들이 감독님께서 다혈질이신 걸 아니까 집중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처음에는 많이 신경을 썼는데 다들 적응이 됐다"고 말하며 웃었다.

▲ 환호하는 대한항공 선수들 ⓒ 한희재 기자
2차전에서 역전패했을 때도 박 감독은 선수들을 꾸짖었다. 메시지는 간단 명료했다. "다 잊어버리자"였다. 한선수는 "1차전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자고 하셨다. 감독님께서 즐기면서 한 점 한 점 열심히 하자고 하셨다. 선수들도 공감하면서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표현만큼 선수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1일 천안에서 열리는 4차전을 앞두고 이틀 여유가 있어 숙소로 돌아갔다. 박 감독은 "호텔에서 지내는 게 더 불편하다"며 장거리 이동을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한선수는 "늘 저희 의사를 가장 먼저 물어보신다. 어디서 쉬는 게 좋을 거 같냐고 물어보셔서 숙소가 좋을 거 같다고 했다"며 박 감독이 선수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2010~2011시즌 이후 6시즌 만에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창단 첫 통합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겨 뒀다. 박 감독의 '직설 화법'이 지금까지는 선수들에게 통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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