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최형우 ⓒ KIA 타이거즈
올 시즌 KBO 리그도 명암이 엇갈린 한 해였다. 두산이 구단 첫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800만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돔구장이 개장됐고, 프로 야구 출범 후 FA 100억 원 시대도 열었다.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감추고 싶은 그림자도 짙었다. 팬은 불법 도박과 승부 조작 사건에 차가운 눈길을 보냈고, 김성근 한화 감독은 '지도 철학' 논란에 휘말렸다. 스포티비뉴스는 올 시즌 프로 야구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를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스포티비뉴스=홍지수 기자] 2016년 11월 24일, 한국 프로 야구에서 FA 100억 원 시대가 열렸다. 삼성 라이온즈 중심 타자로 활약하던 최형우가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40억 원, 연봉 15억 원 등 총액 100억 원에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1999년 FA 제도가 KBO 리그에 도입된 이래 100억 원대 계약을 한 선수는 최형우가 처음이다. 최형우는 지난해 삼성에서 활약하던 박석민이 NC로 이적하면서 받은 96억 원을 넘어 FA 계약 역대 최고 대우를 받았다.

선수들의 몸값을 두고 '거품' 논란이 꾸준히 나오기도 했으나 여러 야구인은 FA 100억 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 시즌 타격 3관왕을 차지하면서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군림한 최형우가 첫 100억 원 시대의 주인공이 됐다.

2013년에는 강민호가 계약 기간 4년에 75억 원의 조건에 롯데 잔류를 택하면서 심정수의 최고 몸값(2005년 4년 60억 원) 기록을 9년 만에 깨뜨렸다. 이후 해마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몸값이 브레이크가 고장난 열차가 달리 듯 매섭게 치솟고 있다.

1985년 장명부(전 빙그레-현 한화)의 1억484만 원으로 '억'대 몸값 돌파 이후 FA 시행 첫해인 2000년에는 이강철(해태→삼성)과 김동수(LG→삼성)가 각 3년 8억 원에 도장을 찍었고, 이듬해에는 홍현우(해태→LG)가 4년 18억 원에 계약했다. FA 시행 이후 16년 만에 선수의 몸값이 100억 원을 돌파했다.

2004년 정수근(롯데 6년 40억5,000만 원), 2005년 심정수(삼성 4년 60억 원), 2012년 이택근(넥센 50억 원), 2013년 김주찬(KIA 50억 원), 2014년 강민호(롯데 75억 원), 정근우(한화 70억 원), 이용규(한화 67억 원), 장원삼(삼성 60억 원), 2015년 최정(SK, 86억 원), 윤성환(삼성 80억 원), 윤석민(KIA 4년 90억 원), 박석민(NC 96억 원), 정우람(한화 84억 원), 김태균(한화 84억 원) 등 지난해까지 '돈잔치'가 벌어졌다.

'억'소리 나는 FA 시장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우려되는 점은 빈부 격차다. 선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때문에 FA 시장으로 뛰어들고 '평가'를 기다린다. 부르는 게 값, FA 계약 금액에 따라 그 선수의 가치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같은 1군 선수라도 바라보는 시각과 대우가 다를 수밖에 없다. 구단 처지에서는 큰돈을 들인 선수를 극심한 부진 또는 다친 경우가 아니라면 기용해야 한다.

또한, 폭등하고 있는 선수들의 몸값을 '모기업'의 지원에 의존하는 구단이 감당할 수 있을지다. 프로 야구 선수들의 몸값은 FA 제도가 도입된 2000년부터 치솟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도 선수 몸값에 고민을 하지만 KBO 리그와 다르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관중 수입, 중계권료 등으로 출혈을 메울 수 있다. 그러나 국내 프로 구단은 상황이 다르다. 관중 수입 등 자체 수입으로 구단을 꾸릴 수 없다. 모기업 지원금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멈출 줄 모르는 선수들의 몸값 폭등에도 성적을 내기 위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영입하고 있다.

7일까지 최형우를 비롯해 이원석(두산→삼성 4년 27억 원), 우규민(LG→삼성 4년 65억 원), 나지완(KIA 4년 40억 원), 김광현(SK 4년 85억 원)까지 6명의 선수가 FA 계약을 마무리했다. 은퇴 결정을 내린 용덕한(NC)를 제외하고 FA 미계약자가 8명이 있다. 이 가운데 최형우 이후 두 번째 '100억 몸값' 주인공이 예상되는 양현종(KIA)도 있다.

양현종의 경우에는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어 당분간은 두 번째 'FA 100억 원' 계약 소식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쉽지는 않겠지만 이미 무너진 '100억'이라는 벽을 돌파할 주인공이 언젠가는 다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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