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일 탈퇴'에 드러머 빠진 엑디즈, ‘5인 체제’ 미래는[초점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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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홍혜민 기자] 밴드에게 있어 심장과도 같은 존재인 드럼이 사라졌다.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리더이자 드러머였던 건일의 갑작스러운 탈퇴로 데뷔 후 가장 큰 변곡점을 맞았다. 그간 착실하게 몸집을 키우며 '공연 강자'로 올라선 시점에 맞닥뜨린 위기인 만큼 후폭풍은 작지 않다. 예기치 못 한 사태 속 시선은 남은 다섯 멤버가 빈자리를 어떤 방식으로 메우고 음악 행보를 이어갈 지에 쏠린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3일 건일의 탈퇴를 공식화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건일의 과거 교제 상대라고 주장한 A씨가 통화 녹음 등을 공개하며 불거진 사생활 논란의 여파다. 당시 A씨가 건일과 나눈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통화 녹음본에는 건일이 팬들을 대상으로 욕설을 하는 내용 등이 담겨 논란을 키웠다.
온라인 커뮤니티 폭로글을 시작으로 불거진 논란이 거세진 가운데, JYP엔터테인먼트는 건일과 충분한 논의를 거친 끝에 팀 활동을 더 이상 함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전속계약 해지와 팀 탈퇴를 발표했다. 이로써 2021년 데뷔부터 6인조 체제를 지켜왔던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주연, 오드, 가온, 준한, 정수의 5인 체제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밴드라는 팀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는 단순한 멤버 이탈 이상의 변화다. 밴드에서 드럼은 전체 곡의 박자와 속도를 잡고 다른 악기들이 움직일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중심축이이다. 기타와 베이스, 건반이 각자의 멜로디와 질감을 쌓아 올린다면 드럼은 이를 하나의 사운드로 묶는 뼈대에 가깝다. 라이브 비중이 높은 밴드에게 안정적인 드러밍이 중요한 이유다.
더욱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멤버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풀 밴드 형태를 팀 정체성의 중심에 두고 성장해왔다. 건일이 단순한 퍼포먼스 멤버가 아니라 밴드 사운드의 한 축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그의 이탈은 향후 편곡부터 라이브 구성까지 적잖은 변화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데뷔 때부터 맏형이자 리더로서 멤버들을 이끌어온 인물의 부재에서 오는 리스크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후폭풍은 이미 시작됐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14일과 16일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리는 대형 음악 페스티벌 ‘서머소닉 2026’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출연을 철회했다. 데뷔 후 처음 성사된 서머소닉 출연으로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으나, 도쿄 공연을 불과 하루 앞두고 멤버가 탈퇴하는 악재를 맞은 가운데 출연 취소는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오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 번째 팬미팅 ‘더 엑스 타운’ 역시 취소됐다. 잇따른 일정 취소에 소속사는 "팀 활동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향후 방향과 일정을 재정비하고 있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번 사태가 더욱 뼈아픈 것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4년 '엑스페리먼트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음악적 외연을 넓힌 이들은 공연마다 매진 기록을 쌓으며 차근차근 체급을 키웠다. 지난해 월드투어 '뷰티풀 마인드' 피날레로 잠실실내체육관에 입성한 데 이어 올해는 팬미팅 선예매 전석 매진까지 기록하며 견고한 팬덤을 확인했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했다. ‘롤라팔루자 시카고’ 무대에 오른 데 이어 영국 밴드 뮤즈의 내한공연 오프닝을 장식하는 등 굵직한 공연 경력을 쌓았고, 지난 4월 발매한 미니 8집 '데드 앤드(DEAD AND)'는 미국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8위에 오르며 자체 최고 성적을 새로 썼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자체의 이름으로 밴드 신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가 따라 붙고 있던 시점이었던 만큼, 예기치 못 한 건일의 이탈은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하지만 5인 체제의 앞날을 비관적으로만 볼 이유는 없다. 밴드에서 드러머의 존재감이 큰 것은 맞지만, 보컬이나 프런트맨과 달리 공연과 녹음 과정에서 세션 드러머를 활용해 공백을 보완하는 것 등의 선택지 역시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고정 멤버를 급히 수혈하기보다 기존 다섯 멤버의 합을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라 세션 연주자를 투입하는 방식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온 동력은 특정 멤버 한 명만의 역량이 아니었다. 각자 맡은 악기에서 쌓아온 연주력과 무수한 라이브 무대를 거치며 다져진 합, 강한 록 사운드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풀어온 팀 전체의 색깔이 성장을 만들었다. 조연의 건반과 오드의 신시사이저, 가온과 준한의 기타, 주연의 베이스와 보컬이 이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라는 사운드의 또 다른 축을 단단히 받치고 있다. 그만큼 건일의 공백에도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그간 쌓아온 음악색을 이어나갈 가능성 역시 농후하다.
이들이 향후 활동을 다시 재개하기까지는 일련의 정비가 필요할 전망이다. 드럼 파트를 어떤 방식으로 구성할지, 5인 체제에 맞게 기존 곡의 무대와 편곡을 얼마나 손볼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러나 숱한 공연을 거치며 라이브 밴드로서 내공을 축적한 만큼 변화를 흡수할 여력도 충분하다.
데뷔 5주년을 맞은 해에 예상치 못한 시험대와 마주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에게 필요한 것은 서두른 수습보다 단단한 재정비다. 큰 빈자리를 안고 새 출발에 나서야 하지만, 다섯 멤버가 다시 합을 맞추고 무대를 채워낸다면 이번 위기는 오히려 팀의 결속력과 음악적 저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어떤 방식으로 다음 장을 써 내려갈지, 갑작스러운 혼란 속 다시 무대에 설 이들을 기다리는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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