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7살 딸 그라운드 난입' 깜짝 이벤트에 눈물 펑펑…"너무 충격적이어서 감동" 굿바이 벌랜더! 266승+3560K 찍고 은퇴

작성일: 2026.09.27 15:07 김건일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벌랜더가 27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자신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렀다.

왼쪽 고관절 부상으로 지난 5월 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마운드를 떠나 있었던 벌랜더에겐 올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다.

결과보다 의미가 중요한 경기였다.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년 넘게 이어 온 커리어의 마지막 마운드였기 때문이다.

벌랜더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투구를 펼쳤다. 5⅓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95마일(약 152.9km)까지 나왔다. 43세의 나이에도 150km가 넘는 공을 뿌리면서 마지막까지 경쟁력을 보여 줬다.

5회 선두타자 사이먼을 삼진으로 잡으면서 통산 탈삼진은 3560개까지 늘어났다. 메이저리그 역대 8위이자 현역 최다 기록이다.

6회 벌랜더가 선두 타자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자 힌치 감독이 더그아웃을 나섰다. 사실상 교체가 결정된 순간이었다.

그때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펼쳐졌다. 벌랜더의 딸 제너비브가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그대로 마운드를 향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벌랜더 역시 전혀 알지 못했던 이벤트였다. 마운드에서 자신에게 달려오는 딸을 발견한 벌랜더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벌랜더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감동했다. 정말 대단했다"고 돌아봤다.

딸을 품에 안은 벌랜더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수많은 포스트시즌과 월드시리즈, 사이영상 경쟁을 경험한 베테랑이었지만 마지막 순간 자신을 데리러 온 딸 앞에서는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벌랜더는 딸의 손을 잡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라운드에는 또 다른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 벨러미를 안고 있던 아내이자 모델 케이트 업튼과 포옹했고, 더그아웃 앞에서는 동료들과 차례로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코메리카파크를 채운 4만1377명의 관중은 기립박수로 벌랜더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경기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할 만큼 특별한 은퇴식이었다.

벌랜더와 디트로이트의 인연은 20년이 넘는다. 디트로이트는 200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벌랜더를 지명했다. 시속 100마일(약 160.9km)을 넘나드는 강속구로 주목받았고 이듬해인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본격적인 첫 시즌이었던 2006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것은 전설적인 커리어의 시작에 불과했다.

벌랜더는 2011년과 2019년, 2022년 세 차례 사이영상을 받았다. 특히 2011년에는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을 모두 석권하는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사이영상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통산 다승왕 4회, 탈삼진왕 5회, 평균자책점 1위 2회에 올랐으며 올스타에는 10차례 선정됐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는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도 경험했다.

마지막 기록은 통산 557경기 266승159패 평균자책점 3.33, 3560탈삼진. 메이저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남게 됐다.

경기 결과까지 벌랜더의 마지막을 극적으로 장식했다. 디트로이트는 9회 2사 3루에서 2-3으로 뒤져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하지만 발렌시아가 끝내기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려 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벌랜더의 마지막 경기는 친정팀의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경기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상대 팀 피츠버그 선발투수도 자신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커비 예이츠(39). 예이츠 역시 이날 경기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 저스틴 벌랜더
▲ 저스틴 벌랜더

예이츠는 벌랜더와 전혀 다른 길을 걸어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았다. 2014년 27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빅리그에 데뷔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텍사스 레인저스, LA 다저스 등을 거쳤다. 지난해에는 다저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올 시즌엔 LA 에인절스에서 뛰다가 지난 8월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됐다.

더 특별한 것은 예이츠가 이날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번도 선발투수로 등판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통산 517경기를 모두 구원투수로 던졌다.

피츠버그는 불펜데이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예이츠를 선발로 내세웠다. 통산 518번째이자 마지막 경기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선발 등판이 된 것이다.

예이츠는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는 경기 후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야구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줬다"고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봤다.

예이츠의 최종 통산 성적은 518경기 32승29패 평균자책점 3.35. 2019년에는 41세이브로 내셔널리그 세이브왕에 올랐고 두 차례 올스타에 선정됐다.

MLB닷컴에 따르면 이날 또 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졌다. 39세 이상 투수 두 명이 자신의 메이저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나란히 선발투수로 맞붙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