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승부수 대성공인가… KBO 구단들의 고민, KIA는 자유롭다? 내년 구상도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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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리그에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를 가장 다르게 접근한 팀은 바로 KIA였다. 나머지 9개 구단이 ‘예상대로’ 모두 투수를 선발한 것에 비해, KIA는 유일하게 호주 출신 내야 자원인 제러드 데일을 선택했다.
당시에는 팀 구성상 일견 타당해 보이는 선택이기는 했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서로 다른 경로로 불펜을 대거 보강했다. 아시아쿼터 불펜 투수 없이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된다고 봤다. 반대로 박찬호(두산)가 빠져 나간 유격수 자리는 불안했다. 당장 풀타임 경험이 있는 유격수가 없었다. 그 선수들을 믿고 가기에는 모험적인 요소가 너무 컸다.
당초 투수를 테스트하던 KIA는 박찬호의 이적과 함께 데일로 선회했다. 이론적으로는 괜찮은 그림이었다. 문제는 데일이 KIA의 기대에 못 미치는 기량을 보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KIA는 하나의 결정적인 승부수를 던진다. 데일 대신 2024년 KBO리그에서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시라카와 케이쇼(25)를 영입한 것이다.
시라카와는 당초 많은 구단들의 아시아쿼터 후보였다. 하지만 2024년 시즌 뒤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25년 시즌을 사실상 통째로 날렸다. KIA를 비롯해 KBO리그 구단들이 아시아쿼터 선수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는 아직 준비가 다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거의 모든 구단들이 시라카와를 체크하고도 실제 영입까지 이어지지 않은 이유다.
위험 부담이 있었지만 KIA는 과감하게 선택했고, 시라카와는 기대치에 부응하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시라카와 영입 당시 여름 이후 선발이든 불펜이든 팀 투수들이 더 필요할 가능성이 있고, 투수 자원을 찾다 경력직이고 최근 구위를 회복한 시라카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 기대대로, 그 계획대로 비교적 순조롭게 시즌을 보내는 시라카와다.
시즌 16경기에서 76이닝을 던지며 4승5패 평균자책점 4.50의 성적은 아시아쿼터 선수로는 최상급이다. 이닝 소화 능력이 아쉽다는 평가는 있지만, 사실 아시아쿼터 레벨에서는 배가 부른 소리일지 모른다. 여기에 문제가 있었던 투구 패턴을 수정한 뒤로는 한결 나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5이닝 1~4실점에서 경기를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임은 증명됐다. 이 정도로도 선발 로테이션에는 큰 힘이 된다. 볼넷만 조금 줄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13일 광주 한화전에서는 5이닝 2실점, 20일 창원 NC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갈수록 더 좋아지는 흐름도 기대할 수 있다. 선발 로테이션 자리도 지키면서 사실상 3선발 대우를 받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이 승부수의 적중은 내년을 바라봤을 때도 긍정적이다. KBO리그 구단들의 최근 최대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아시아쿼터다. 올해 큰 기대 속에 도입됐으나 상당수 선수들이 기량 미달 판정을 받으며 퇴출됐다. 이 상황이 나아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도 대다수 구단 스카우트들은 “일본·호주·대만에서 여러 선수들을 찾고 있는데 풀이 지난해보다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에서 괜찮은 선수들은 불러도 오지 않는 경우가 적잖다는 후문이다. 일본프로야구 등 상위리그 진출을 노리기 때문이다. 시라카와도 사실 일본프로야구에 대한 꿈은 여전히 있다. 2024년 시즌 뒤에도 드래프트에 나가 도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1년 정도는 더 한국에서 뛰며 확실한 보장이 생긴 뒤 도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에서 풀타임으로 뛰며 좋은 성과를 내면 값어치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KIA도 시라카와와 재계약을 마다할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 오히려 잔류를 설득해야 할 판이다. 그렇게 된다면 KIA는 내년에 세 명의 외국인 선발을 확보한 채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 상당한 이점이다. 설사 뭔가 틀어진다고 해도 불펜으로 돌려쓰면 되니 활용성이 있다. 올해도 그런 가능성까지 다 염두에 두고 영입한 선수다. 지나간 실패에 미련을 두지 않고, 과감하게 선택한 KIA의 승부수가 올해 성적과 내년 전망까지 다 잡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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