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더 킹'에서 세상의 왕이 되고 싶었던 태수 역을 맡은 배우 조인성. 제공|NEW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 조인성을 스크린에서 만난 것이 참으로 오랜만이다. 영화 쌍화점이후 도통 극장에서 만날 수 없었다. 군대를 다녀왔고, 드라마에 매진했다. 물론 영화로 복귀할 계획도 있었지만 제작 일정과 조인성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결국 노희경 작가가 집필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안방극장에 복귀했고, 연이어 노희경 작가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렇게 2017년이 됐다. 2016 2월부터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 촬영에 들어갔고, 그 해 7, 촬영이 끝났다. 영화를 찍는 사이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촬영까지 함께 했다. ‘쌍화점 2008년 작품이니, 9년만에 조인성을 만났다.

조인성은 유쾌했고, 자신감이 넘쳤다.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지도 않았고, 영화의 상대성과 주관적인 부분을 인정했다. 자신의 생각은 다를지라도 아니다라는 표현보다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말했다. 영화 더 킹이 다양한 해석을 불러 일으키는 영화와 맞닿은 지점이었다.

10대부터 20, 30대의 모습을 한번에 보여줬고, 내레이션까지 소화했다. “한 인물의 흥망성쇠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조인성의 말처럼 다양한 상황에 처한 한 인물을 다양한 감정으로 표현했다. 그의 미간에 잡힌 주름 하나, 관자놀이의 땀 한줄기, 입 속으로 들어가는 술 한잔까지 같은 감정은 없었다. 세상의 왕이 되고 싶었던 태수를 연기한 조인성을 만났다.

Q.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순리대로 한 것인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다. 영화를 준비하다가 드라마에 들어간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빨리 영화를 할 줄 알았는데, 원하는 것처럼 안 되더라. 영화 촬영이 좀 밀리면서, 지난해 영화와 드라마를 같이 하느라 정신이 좀 없었다.

▲ 태수의 내레이션이 음악의 기승전결처럼 느껴졌다고 말한 조인성. 제공|NEW

Q. 시나리오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 같다.

모든 작품을 신중하게 고른다. 드라마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고, 영화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더 킹은 드라마에서 소화할 수 없는 용감한 소재가 있어 선택했다. 한 인물로 사회를 투영해 보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Q. 영화 속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내레이션이 인상적이었다.

큰 무리 없이 지나간 것 같기도 하고, 녹음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노래 같았다. 음악에도 기승전결이 있다. 녹음을 해 보니 음악이 흐르듯이 들리기도 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태수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처럼 느끼길 원했다.

Q. 1O대의 태수부터 30대까지 30년을 연기했다. 포인트를 준 부분이 있는가.

영화 속에서 시대가 주는 모습들이 있다. 역대 대통령 사진을 통해 자연스럽게 표현이 됐다. 30년을 연기한다고 해서 시대에 따라 연기 톤을 다르게 하기보단, 전체적인 톤 앤 매너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시대의 흐름보다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까에 고민이 많았다. 무겁지도, 또 가볍지도 않게 전달하는 것이 어려웠다.

Q. 태수의 10대도 연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부담스럽진 않았나.

그런 부담은 없었다. 지금 아니면 10대 연기를 언제 해보겠는가.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수록 어려운 일이다. 10대 시절의 모습이 만화적으로 그려진 부분이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허구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지점이었다.

Q. 영화 비열한 거리와 비슷해 보인다는 반응도 있다.

비슷하지 않아서 선택한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내가 나오니까,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볼 순 있을 것 같다. ‘비열한 거리보다 조금 더 어른스러워진 모습으로 느껴졌다. 상황이 주는 다름은 분명히 있었다.

Q. 태수는 영화 속에서 변화무쌍한 인물이지만, 그 중심은 있었을 것 같다.

중반 이후로 나온다. 태수는 강식 라인 안으로 들어가지만 관찰을 한다. 그 안에서 특정한 행동을 하진 않는다. 관찰자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다. 태수는 사실 착한 인물이었던 것 같다. ‘세상이 이렇게까지 돌아가나?’라는 당황스러움이 내포 돼 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세상을 좌지우지하고, 로펌에서 검사 출신을 원하고, 그들이 호위호식하면서 살 수 있는 베이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지점이 굉장히 섬뜩했다.

▲ 조인성은 "태수를 통해 한 사람의 흥망성쇠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제공|NEW

Q. 태수를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한 사람의 흥망성쇠를 보여주고 싶었다그것이 일대기의 매력이다마지막에 태수가 원했던 것을 이뤘다고 꼭 좋은 일이 아닌 것처럼원하는 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열린 결말로 인생의 기록을 보여주고 싶었다그것은 우리의 삶과도 같다오늘이 좋다고 내일이 좋은 것도 아니고지금이 좋지 않다고 꼭 내일도 좋지 않은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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