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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전북 백승권 단장은 강원 조태룡 대표의 길을 갈까?

작성일: 2017.02.07 06:00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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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백승권 신임 단장 ⓒ전북 현대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전북 현대가 6일 백승권(56) 현대자동차 상무를 단장으로 선임했다. 백 신임 단장은 2000년부터 전북 운영팀에서 축구 행정 경험을 쌓았고 2009년 부단장에 올랐다. 이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홍보팀 임원으로 근무했다.

전북의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백 단장 선임은 크게는 같은 날 물러난 이철근 전임 단장의 지난 12년 구단 운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하라는 뜻이고, 작게는 이 전 단장의 퇴진을 불러온 '심판 매수 사건'을 수습하고 거듭된 악수로 땅바닥까지 추락한 구단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창단 이래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투입된 백 단장이 이끌 전북은 어떤 색깔의 옷을 입어야 할까. 이 전 단장 체제의 전북이 직면한 위기의 원인을 깊이 있게 아는 사람들은 백 단장이 조태룡 대표이사 부임 이후 강원 FC의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전북과 강원은 지난해 K리그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구단이다. 두 팀은 공격적인 투자와 스타플레이어 영입으로 지역 구단의 한계를 벗고 K리그 흐름을 주도했다. 전북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 리그 우승 경쟁을 벌였으나 '심판 매수 사건'의 후유증으로, 강원은 지난 시즌 말 극적인 클래식 승격에 이은 과감하고 발 빠른 투자와 스타급 선수 영입 행보로 연일 K리그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전북과 강원은 ‘문제 해결 방식’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였다.

전북은 지난해 5월 ‘스카우트 A 씨가 2013년 심판 2명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의혹의 눈길을 받았다. 심판 매수를 스카우트 개인의 문제로 축소하며 사건을 덮는 데 급급하다 '심판 매수 구단'이라는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북이 AFC의 징계에 불복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까지 가는 자충수를 두는 바람에, 전북 구단에 벌금 1억 원과 승점 9점 삭감 징계를 내렸던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솜방망이 처벌’도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연초 이영표 KBS 해설 위원이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전북 사태를 두고 "구단에서 승부 조작을 했다면 셋 가운데 하나라고 보는 게 합리적 추론이다. 감독이 지시했거나 아니면 단장이 지시했거나 아니면 감독, 단장이 모의했거나. 그런데 둘 다 아니고 아무도 몰래 구단 직원이 했다? 이런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고 특별해 믿기 힘들 정도다”라고 말했다, 많은 팬들이 이 위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것도 사건 자체의 성격은 물론 문제가 터진 후 전북이 보인 납득하기 힘든 문제 해결 방식 때문이었다.

이에 반해 강원은 투명하고 확실한 비리 처리 방식을 택했다. 지난해 3월 부임한 조태룡 강원 대표는 내부 조사에 곧바로 착수했다. 사실관계를 파악한 강원은 “회계 장부를 조사한 결과 지출의 증빙 서류가 명확하지 않은 자료를 발견했다. 담당 직원이 연루된 가능성이 있다”며 스스로 검찰에 자료를 넘기고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더해 절차를 무시한 외국인 선수 영입과 신인 선수 선발 등 부정한 관행을 모두 공개하며 투명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의 심판 매수 사건과 문제의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구단 차원의 적극적인 조사와 해결 의지를 보였다.
 
▲ 강원 FC 조태룡 대표이사 ⓒ곽혜미 기자

강원 조 대표의 ‘클린 경영’ 행보는 위기의 구원 투수로 나선 전북 백승권 단장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CAS 항소까지 하며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박탈을 막으려 했던 전북은 ‘아시아 챔피언’으로서 체면과 명예를 완전히 망치는 악수를 뒀다. 전북이 거듭된 판단 착오와 실기로 크게 상한 팬의 상처와 실망감을 치유하고 신뢰를 회복하려면 그만큼 더 철저하게, 진정성 있는 자세로 그동안 쌓인 폐단을 털어 내야 한다.  백 단장은 전북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알고 있다. 

백 단장은 6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는 전북의 심판 매수가 K리그의 가장 큰 사건이었다. 팬들에게 많은 심려와 실망을 끼쳐 드렸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각도로 대책을 세우겠다. 구단이 탈바꿈하겠다. 전북이 반등할 수 있도록 근본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은 그동안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전폭적 지원과 투자에 힘입어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구단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성적을 최우선으로 여긴 탓에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들을 놓치고 지나갔다. 전북이 진정한 명문 구단, 아시아 넘버원 구단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백 단장의 결단과 투명한 구단 운영이 필요하다. ‘새로운 전북’은 과거의 잘못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고 곪은 상처를 도려내는 결단에서 출발해야 한다.

깊은 고민 속에 활로를 찾는 전북 백 단장에게 강원 조 대표의 발자취는 최근 K리그가 쌓은 경험 가운데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벤치마킹 대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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