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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S] '한국대중음악상' 트로피 경매가 보여주는 가요계 슬픈 자화상

작성일: 2017.03.02 10:31 심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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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랑. 사진|EBS 방송
[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1월 수입이 42만원이고 2월에는 감사하게 96만원이었다. 어렵게 아티스트 생활을 하고 있으니 상금을 주면 감사하겠는데 상금이 없어서 이걸 팔아야겠다."

SNS에서나 떠돌법한 말이지만 최근 열린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나온 파격적인 수상 소감이다. 주인공은 '최우수 포크 노래' 상을 받은 싱어송라이터 이랑이다. 

이랑은 "친구가 돈과 명예와 재미 세 가지 중 두 가지 이상 충족되지 않으면 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 시상식은 두 가지 이상 충족이 안 된다. 명예는 충족됐는데 재미는 없고 상금을 안 줘서 돈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월세가 50만원인데 50만원부터 경매를 시작하겠다"며 곧바로 무대 위에서 트로피 판매에 나섰고 한 관객이 응해 즉석에서 현찰 거래가 성사됐다.

이랑은 50만원을 손에 들며 "이제 명예와 돈을 얻어서 돌아가게 됐다. 다들 잘 먹고 잘사시라"고 말하고 무대에서 내려갔다. 

이랑의 돌발적인 행동을 보는 시선은 상반된다. 음악적인 성취를 높게 평가해서 상을 주는 자리에서, 그 상을 현장에서 돈으로 바꾸는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한국대중음악상'은 2004년부터 시작해 음악의 상업적인 측면보다는 작품성에 공을 들여 수상자를 선정해왔다. 

반면 양극화가 심해진 대중음악시장의 슬픈 자화상이라는 점에서 공감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실력이 출중한 인디 뮤지션이라고 해도 음악만으로 생계 유지가 힘든 현실을 잘 꼬집었다는 반응이다. 스마트폰과 SNS 발달로 음악의 유통이나 홍보가 다양해졌다고 해도 거대 미디어와 기획사의 쏠림 현상이 여전하다. 또 창작자에게 적게 돌아가는 저작권료 분배율도 오랜 고민거리로 남겨졌다.

돌발 행동이었든 계획된 퍼포먼스였든 이랑의 행동은 대중음악계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이번 행동으로 유명해졌지만 앞서 SNS에 남긴 이랑의 말이 더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미친듯이 일만했다. 사람들은 내가 뭘 많이 내니(책,음반) 돈을 잘 버는 줄 안다. 겉으로는 멋드러져 보이나, 페이가 없다. 차비도 없다. 그래서 이제 좋은 글·음악 안 내놓고 직업 바꾸려고 한다"고 했다. 음악이 꿈이었고 전부였고 훌륭한 재능까지 겸비했지만 생활고 앞에서 다른 길을 고민해야 되는 게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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