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듀스101'이 뜨거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명료하다. 풋풋한 참가자들의 외모 만큼이나 꿈에 대한 간절함이 그 어떤 드라마보다 극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비단 '프로듀스101'에서만 펼쳐지는 풍경은 아니다. 카메라 밖에서도 K팝 연습생 대부분이 몸소 겪는 드라마다. 꿈을 잃은 청춘 얘기가 어렵지 않게 들리는 요즘, 어린 나이에 치열한 경쟁을 자처하고 있으니 매우 상반된 그림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겪는 역경과 고통은 무엇이 더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최근 가요계 첫 발을 내디딘 신예 걸 그룹 그레이시도 마찬가지다. 현서(18), 예나(17), 신영(17), 예소(16) 등 여고생 네 명으로 이뤄진 풋풋한 소녀들이다. 꿈, 꿈을 향한 열정 그리고 절박함은 여린 체구와 비교할 바가 아닌 소녀들이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선택한 길"이라는 현서는 "설득을 위해 A4지 8장 앞뒤를 빼곡히 채워 장문의 편지를 썼다. 꿈에 대한 간절함, 실현하기 위한 계획 등 3일 밤을 꼬박 새우며 썼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리며 썼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예나는 발레를 먼저 시작했다가 가수의 길로 노선을 바꾼 케이스다. 눈에 띄는 외모로 벌써 화장품 광고, 여자친구 '유리구슬'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예나는 "발레리나의 꿈을 버리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짜여진 작품보다 만들어가는 가수 무대에 더 매료됐다"고 했다. 신영은 "더 어렸을 때 꿈을 꿨다가 포기했는데 다시 꾸는 것이라 더욱 간절하다"고 털어놨다.
간절한 이들의 첫 인상을 심어줄 데뷔곡은 '쟈니고고'다. 1970~80년대 뜨겁게 달아올랐던 디스코를 그대로 재현했다. 신스 사운드와 중독성 강한 멜로디를 앞세웠다. 나팔바지에 손가락을 찌르는 안무도 살렸다. 예나는 "청순한 느낌의 걸 그룹이 많은 가운데에서 우리는 기획력을 승부를 봤다"고 설명했다.
준비하는 과정 하나하나에 네 소녀들의 피와 땀이 묻어났다. 흔한 복고 콘셉트라고 여길 수 있지만 그레이시의 복고는 다르다. '칼군무' 요소를 넣어 선과 각도를 수개월간 맞췄다. 걸 그룹이 피할 갈 수 없는 체중 관리에도 남다른 고충이 있었다.
예나는 "특이하게 나는 너무 말랐었다. 팔 다리가 오징어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다이어트와 반대로 1개월 안에 5kg을 찌워야 했다. 분유도 먹어보고 단백질 쉐이크는 물론 밥은 토할 정도로 먹으며 살을 찌웠다"고 묘사했다. 신영은 "나는 반대로 식욕이 상당한 편이었다. 몸매를 만들어야 하니 야채만 먹었는데 토끼가 된 기분이었다"며 웃었다.
어렵게 준비한 데뷔지만 '복고' 색은 티아라의 이미지가 강해 자칫 '아류'로 그칠 수 있다. 하지만 예나는 "이름이 같이 거론되는 것만으로 영광이고 감사하다. 하지만 우리의 무대를 보면 알 수 있다. 한정적인 복고 안에서도 그레이시는 다르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빨리 보여드리고 싶고 기량을 다 뽐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예소는 "데뷔한다는 것 자체가 꿈을 이룬 것이니 행복하다. 무대 생각에 설렌다"는 마음을 전했다.
치열한 경쟁 시대에서 자신들만의 무기는 '에너지'라고 꼽았다. 예나는 "아무래도 어린 친구들이라서 절제되지 않은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고 예소는 "10대만 가질 수 있는 풋풋하고 상큼한 느낌을 살릴 것"이라고 했다.
데뷔 다음의 목표는 신인상이다. 예소는 "그레이시의 존재감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신인상을 있는대로 다 타고 싶다"며 "터무니 없게 여길 수 있지만 흔한 콘셉트가 아니라서 자신한다"고 야무지게 말했다.
현서는 "다른 색깔도 많지만 우리는 팀명 그레이시처럼 회색을 앞세웠다. 회색은 어느 색이 섞여도 달라지지 않는 색"이라며 "그 만큼 많은 것을 흡수하고 무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걸 그룹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