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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S]① '써클' 민진기 PD, 한국형 SF에 도전하다

작성일: 2017.07.02 12:13 양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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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진기 PD가 '써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tvN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많은 이들이 망설였고, 또 걱정했다. 한국형 SF라는 새로운 도전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민진기 PD는 과감하게 도전했다. 그는 왜 ‘써클’을 선택했을까.

민진기 PD는 지난달 27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써클 : 이어진 두 세계’(극본 김진희 유혜미 류문상 박은미, 연출 민진기, 이하 ‘써클’)의 연출을 맡았다. ‘써클’은 2017년 ‘파트1: 베타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 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써클’은 탄탄한 대본, 참신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으로 ‘한국형 SF’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민진기 PD는 ‘써클’ 종영 후 진행된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에서 “SF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배우들이 잘해줬다. 많은 분들이 시청률이라는 수치보다 기획을 높이 평가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종방연 분위기도 좋았다. 여진구와 김강우는 종방연에 다음 작품 촬영 때문에 아쉽게 오지 못했지만, 다들 즐겁게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고 미소 지었다.

‘써클’은 지난해 가을 기획 됐다. 민진기 PD는 11월 합류했다. 제작비 역시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 드라마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SF 장르물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저예산’이나 다름없다. CG와 미술 세트, 미래를 표현하는데는 턱 없이 부족한 시간과 예산이었다. 하지만 제작진과 배우들은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쳤다.

민진기 PD는 “CG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상황들이 있었고 저희는 최선을 다했다. CG나 미술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 어쩔 수 없다. 그 부분들은 앞으로 발전하지 않겠나”라며 “처음에 ‘써클’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무조건 안 된다고 했던 분들도 많았다. 작가들조차도 연출하겠다는 PD가 있을까 생각했다고 하더라. 시간과 제작비가 많이 드는 작품이었다. 더블 트랙 형식도 어떻게 보면 어려울 수 있지 않나. 시청률 2%, 30~40대 여성 타깃 시청률이 4~5%대가 나온 것도 유의미한 성과다. 이런 장르가 먹힐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 민진기 PD가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제공|tvN
‘써클’ 제작진과 배우들 역시 시청률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구성과 내용이 어려운 작품이었기 때문. 그렇기에 연출도 연기도 쉽지 않았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대본을 보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민진기 PD는 “대본 자체도 좋았고 호흡도 좋았다. 반전도 있었고, 떡밥을 던질 때와 회수할 때도 잘 맞았다. 작가님들의 구성력이 좋았고 연기가 플러스알파가 됐다”며 ‘써클’팀을 치켜세웠다.

민진기 PD는 참신한 대본을 쓴 네 명의 작가에게 존경을 표현했다. 그 역시도 대본이 좋았기에 ‘써클’을 선택했다. 민진기 PD는 “대본이 좋으면 뭐든 가능성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대본이다. 대본이 좋았기 때문에 욕 먹을 걸 감수하고 했다”며 “우리나라에서 미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가 거의 처음이지 않나.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현실적인 부분에서 포기한 부분이 많다. 그동안 시도되지 못한 이유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연출자가 떠안고 가야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스토리가 좋아서 한다고 했다. 미장센이나 연출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건 제가 감수해야하는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진기 PD는 “최적의 캐스팅”이었다는 말로 배우들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써클’ 제작진은 해외에 체류 중인 김강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한 달을 기다렸고, 현실적인 대학생을 연기한 여진구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신비한 느낌의 갈색 눈동자를 갖고 있는 공승연도 1인 3역(외계인 별이, 대학생 한정연, 해커 블루버드)을 잘해줬다.

민진기 PD는 “공승연은 1인 3역을 맡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극단적인 감정연기까지 잘 소화해줬다. 이기광도 절제된 감정 연기를 잘했다. 스마트 지구의 보안관 느낌을 잘 살렸다. 창백한 얼굴, 마른 듯 각진 느낌을 갖고 있다”며 “미팅 때 배우들이랑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배우들이 시놉시스에 흥미를 가졌다. 외계인과 SF 신선하지 않나. 다들 새로운 작업에 설렌다고 했다. 배우들이 본인 역량 이상을 해줬다. 배우들이 현장에서 만든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극 초반 김우진(여진구 분)과 김준혁(김강우 분)이 동일 인물이라고 추측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러한 추측에는 두 사람이 들고 있던 ‘큐브’가 한몫했다. 이는 여진구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장면. 박동건(한상진 분)에게 총을 겨누던 김준혁이 ‘김우진’이라는 이름 대신 ‘내 동생’이라고 표현한 것은 김강우의 아이디어였다.

▲ 민진기 PD가 '써클' 팀에 신뢰감을 표했다. 제공|tvN
민진기 PD는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 곧 다시 만나서 뒤풀이를 하려고 한다. 모임도 할 생각이다”면서 “드라마는 끝났지만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만큼 ‘써클’은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이는 드라마 현장을 진두지휘한 민진기 PD의 노력과 힘이 컸다. 그는 “배우들을 존중하는 연출을 한다. 기본적인 철학은 카메라 감독, 조명 감독, 배우의 연기를 제한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한 자연스럽게 해주려고 했다. 배우가 촬영장에 오고 싶게끔 만들어야 한다. 촬영장을 떠올렸을 때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지 않나. 그래야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다. 스태프들도 다 같이 노력했다. 배우들과 서로 유대관계가 명확하게 있어야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오고 신뢰가 생긴다. 얼마나 신뢰가 쌓이느냐에 따라 연출의 디테일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푸른거탑’ ‘SNL코리아’ 등을 연출한 민진기 PD는 예능 PD 출신이다. ‘써클’은 첫 정극 도전이었다. 그렇기에 더욱 많은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하지만 그는 “예능 출신 PD”였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민진기 PD는 “예능 PD들의 장점은 순발력이 좋고 결단력이 있다는 점이다”며 “제작 단계 자체의 패러다임을 크게 중시하지 않고 콘텐츠 자체의 기승전결을 보는 편이다. 7월까지 만들라고 하면 만드는거다.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중요하지 않다. 편성 시점이 정해지면 일단 만들고 보는 거다. 그런 부분에 익숙해져서 가능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민진기 PD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 역시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제가 무식하다”며 “저 역시 드라마를 많이 했으면 오히려 못했을 것 같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장르에 계속 도전할 수 있는 것 같다. 시도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최초의 경험들을 하면서 얻어가는 게 생긴다. 제가 판단했을 때 성공의 여지가 있으면 밀어붙이는 편이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사람에 대한 탐구를 게을리 하면 안 돼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사람에 대해 알아가고 체득하면서 작품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작가도 소중하고요. 연출자는 작가의 창작권을 최대한 보호해줘야 해요. 그렇게 하면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기존에 하지 않았던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tvN은 방송 업계에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채널이죠. 이런 채널에 있으니까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야죠. 그래서 좋은 후배 연출자들이 많이 생겨나가고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나갔으면 좋겠고요. 그런 긍정적인 순환구조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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