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포수 박세혁의 버팀목 '초심과 빨간 장갑'
작성일: 2017.07.24 10:2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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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지키는 방법은 공부다. 박세혁은 경기에 나서면 자신의 플레이를 복기하고, 벤치를 지킬 때는 선배 양의지(30)의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눈과 머릿 속에 담는다. 강인권 두산 배터리 코치가 꼽은 박세혁의 장점 역시 공부하는 자세였다.
준비된 선수는 팀의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바꿨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지난달 25일 왼손 새끼손가락 미세 골절로 이탈한 이후 빈 안방을 묵묵히 지켰다. 지난달 27일 SK 와이번스전부터 한 경기도 거르지 않았다. 박세혁이 버틴 덕에 두산은 6월 고비를 넘기고 상승세를 타며 24일 현재 47승 1무 40패로 3위에 올랐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로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힘든 내색하지 않았다. 박세혁은 "사람인지라 힘들긴 힘들다. 그래도 즐겁고 행복하다. 언제 내가 또 이렇게 뛸 수 있겠나.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국가 대표 포수가 있는 팀에서 이렇게 많은 경기에 나서기 쉽지 않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수비 이닝은 차이가 있지만, 박세혁은 올 시즌 양의지와 거의 비슷하게 경기에 나섰다. 양의지는 60경기 435⅔이닝, 박세혁은 59경기 329⅓이닝을 책임졌다. 많이 뛴 만큼 배운 점도 많았다. 박세혁은 "올해는 힘든 경기를 이끌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덕분에 지난해보다 더 성숙하게 야구를 할 수 있었고,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또 아직도 부족한 게 뭐가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는 투수들의 좋은 기운에 의존했다면, 올해는 투수를 이끄는 법을 배웠다. 박세혁은 "지난해 투수들이 정말 좋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선발투수 4명이 15승을 챙겼을 정도니까. 투수들의 기운으로 상대 팀을 누르고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안 좋다 보니까 점수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갈팡질팡 했다. 감독님께서 강단 있게, 자신 있게 하라는 말을 많이 하셨다. 내가 흔들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부터 타격할 때 끼기 시작한 빨간 장갑의 효과도 봤다. 박세혁은 "빨간 색이 복을 준다는 말이 많길래 미신처럼 믿고 껴봤다. 빨간 장갑을 끼고 경기에 나설 때마다 계속 안타가 1, 2개씩 나오다 보니까 계속 끼게 됐다. 모든 선수는 징크스가 있다. 이 장갑을 끼고 만루 홈런까지 치면서 계속 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세혁은 24일 현재 타율 0.289 4홈런 1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빨간 장갑 하면 박세혁을 떠올릴 수 있겠다는 말에 미소를 지었다. 박세혁은 "넥센 선수들이 유니폼 색깔에 맞춰 쓰고 있긴 하지만, 흔치 않다. 내 상징으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할 거 같다"고 말했다.
재활을 마친 양의지는 이번주 안에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돌아올 때까지 버티면서 후반기 반등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잘 지켰다.
박세혁은 "(양)의지 형이 복귀하면 나는 다시 배우면서 공부해야 하는 자리로 돌아간다. 지금도 그라운드에 나설 때면 초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프로에 와서) 첫 번째 목표는 1군에서 뛰는 거였다. 그걸 이뤄서 감사하고 간절하게 뛰고 있다"며 "팀이 후반기에 살아나고 있는데, 어떻게든 유지해서 의지 형이 돌아왔을 때 더 치고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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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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