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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무르익어 가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남북 단일팀 '코리아'

작성일: 2018.08.27 10:55 신명철 편집 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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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조정 카누 레가타 코스에서 열린 카누 용선(드래곤보트) 500m 결선에서 2분24초88로 금메달을 차지한 ‘코리아’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단 신명철 기자] 남북 스포츠 교류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픽 단일팀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선 남북 단일팀 ‘코리아’는 27일 오전 현재 애초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코리아’는 26일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조정 카누 레가타 코스에서 열린 카누 용선(드래곤보트) 500m 결선에서 2분24초88로 우승했다.

‘코리아’는 1991년 탁구와 청소년 축구로 시작한 남북 단일팀 역사에서 국제 종합 경기 대회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25일에는 카누 용선 200m 동메달을 기록했다. 국제 종합 경기 대회 사상 첫 ‘코리아’의 메달이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여자 단체전 금메달과 남자 단식, 혼합복식 동메달을 거머쥐었고 같은 해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FIFA(국제축구연맹) U 20 월드컵 전신]에서는 8강에 올랐다. 지난 2월 평창 겨울철 올림픽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가 선전했고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코리아 오픈 탁구에서는 혼합복식 금메달과 남자 복식 동메달을 획득했다.

‘코리아’는 또 26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농구장에서 열린 여자 농구 8강전에서 태국을 106-63로 누르고 30일 대만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겨룬다. 지난 17일 사전 경기로 열린 조별 예선에서 연장 접전 끝에 85-87로 진 빚을 갚을 예정이다. WNBA(미국 여자 프로 농구) 일정을 마친 박지수가 합류하면서 골 팀이 든든해져 준결승 통과는 물론 ‘코리아’의 국제 종합 경기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농구 팬들이 잘 알다시피 득점력이 뛰어난 로숙영(센터)과 발이 무척 빠른 장미경(가드) 두 북측 선수는 ‘코리아’가 4강에 오르는 데 많은 힘을 보탰다. 이름뿐인 단일팀이 아닌 것이다. 팀워크가 매우 중요한 카누 용선에서도 남북 선수들은 길지 않은 기간 호흡을 맞추고도 메달의 기쁨을 함께했다.

이런 과정에서 남북 단일팀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대체적인 그림이 나왔다. 그리고 현실적인 목표 대회는, 앞으로 2년 뒤에 열릴 2020년 도쿄 여름철 올림픽(7월 24일~8월 9일)이다.

메달 가능 종목도 이미 어느 정도 나와 있다. 한국은 양궁 태권도 유도 레슬링 사격 펜싱 등인데 김한솔 여서정(이상 기계체조) 김서영(수영)의 발전 속도에 따라 이들 종목도 메달 가능 종목으로 올라 설 수 있다. 북한은 역도와 레슬링 기계체조 유도 등에서 세계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 여자 농구 단일팀 북측 선수인 로숙영은 ‘코리아’가 4강에 오르는 데 이바지했다. ⓒ연합뉴스

남북 단일팀 문제, 한국 북한과 모두 교류하고 있는 재일 동포 사회 등과 관련해 1964년 열렸던 도쿄 올림픽 때 상황을 잠시 살펴본다.

1964년 도쿄 올림픽(10월 10일~24일)은 결과적으로 불발됐지만 남북 단일팀 출전 문제와 북한 선수단의 대회 참가 직전 돌연 보이콧 그리고 '신금단 부녀 상봉‘ 등으로 대회 전부터 시끄러웠다. 이 대회는 북한을 의식해 당시로는 최대 규모인 224명(임원 59명 선수 165명)의 선수단이 파견되는 등 전 국민적인 관심사가 됐다.

한국 선수단은 세계 예선을 치러야 했던 농구를 비롯해 사격과 수영, 승마 등 4개 종목 선수 44명이 9월 18일 일찌감치 일본으로 갔다. 본진인 2진은 10월 초에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북한 선수단이 일본에 조기 입국한다는 소식에 따라 9월 23일 서둘러 출국했다.

한국 선수단은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재일 동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대회 기간 재일 동포들은 열과 성을 다해 모국의 선수단을 지원했다. 재일거류민단과 여러 한국인 단체가 중심이 돼 구성한 '도쿄 올림픽 한국인 후원회'는 전지훈련 뒷바라지부터 응원과 음식 문제에 이르기까지 선수들을 뒷바라지했다.

북한 선수단은 대회 개막을 닷새 앞둔 10월 5일 1진이 만경봉호를 타고 니가타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북한 선수단은 도착 사흘 만인 10월 8일 올림픽을 보이콧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 선수단이 보이콧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조선민주주의공화국 대신 북한(North Korea)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당시 국제육상경기연맹과 국제수영연맹 그리고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963년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가네포(The Games of the New Emerging Forces, 신생국경기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의해 12개월 동안 올림픽 참가 자격이 정지됐기 때문에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 선수 6명과 인도네시아 선수 11명은 대회 출전이 금지됐다. 대회 출전이 금지된 북한 선수 가운데에는 가네포 3관왕이자 당시 기준 400m와 800m의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세계적인 육상 선수 신금단이 들어 있었다. 북한은 신금단이 출전하지 못하면 올림픽 출전에 따른 체제 선전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보이콧의 명분을 내세웠던 것이다.

54년 전 도쿄 올림픽에는 이런 예민한 역사가 있었기에 한국과 북한이 2년 뒤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한다면 ‘민단’과 ‘조총련’으로 갈려 있는 재일 동포 사회에도 화해와 평화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록 종목과 채점 종목, 격투기 종목, 구기 종목 등 다양한 종목이 펼쳐지는 올림픽 단일팀은 어떻게 구성해야 하나. 무엇보다 전제돼야 하는 건 남북 양측 선수들이 공평하게 선발 기회를 가져야 하는 것이고 최상의 경기력을 추구하는 것이다.

▲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3-2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한 ‘코리아’ 선수들. 왼쪽부터 유순복(북) 홍차옥(남) 현정화(남) 두 사람 건너서 리분희(북) ⓒ대한체육회 90년사

단일팀 선배격인 통일 전 독일 단일팀 관련 내용을 잠시 살펴본다.

남북한에 훨씬 앞서 동독과 서독은 1955년 6월 IOC 중재로 올림픽 단일팀을 만드는 데 합의한 뒤 1956년 코르티나 담페초(이탈리아) 동계 대회와 멜버른(호주) 하계 대회, 1960년 스쿼밸리(미국) 동계 대회와 로마(이탈리아) 하계 대회 그리고 1964년 인스부르크(오스트리아) 동계 대회와 도쿄(일본) 하계 대회에 단일팀으로 참가했다.

단일팀 이름은 독일(United Team of Germany), 단기는 흑적황(黑赤黃) 3색으로 디자인이 된 독일기에 오륜 마크를 달았으며 국가는 베토벤의 제9번 교향곡 '환희의 송가'였다.

독일 단일팀은 세 차례 동·하계 올림픽에서 각각 종합 순위 9~2~6, 7~4~4위를 기록했다. 뒷날 '통일 독일(United Germany)'로 출전하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에서 1위, 바르셀로나 하계 올림픽에서 3위에 오른 것보다는 뒤지는 성적이지만 '베를린 장벽'이 동서 베를린을 가로막고 있는 분단 상태에서 하나의 독일로 출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독일 단일팀은 이뤄지지 않았고 국내 스포츠 팬들은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때 GDR[동독, 독일민주공화국] FRG[서독, 독일연방공화국] 팻말을 들고 입장하는 두 나라 선수들을 지켜봤다. 서울 올림픽에서 뛴 서독 선수로는 슈테피 그라프(테니스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동독 선수로는 크리스틴 오토(여자 수영 6관왕)가 있다.

동독과 서독은 1990년 통일 이후 1992년 알베르빌 동계 대회와 바르셀로나 하계 대회 때 단일팀보다 한 발 더 나아간 '통일 독일'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통일된 독일의 올림픽 출전은 1936년 가르미시-파르텐키르헨(독일) 동계 대회와 베를린(독일) 하계 대회 이후 56년 만의 일이었다.

독립국가연합(옛 소련)과 미국에 이어 종합 순위 3위를 차지한 바르셀로나 올림픽 육상 여자 멀리뛰기에서 우승한 하이케 드렉슬러는 동독, 테니스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보리스 베커는 서독 출신이었다.

한국과 북한이 이런 목표를 향해 나아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목표인 2020년 도쿄 올림픽 단일팀을 잘 꾸려야 한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대로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이와 관련해서는, 결과적으로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매우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했던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 방안을 참고할 만하다. 20년이 훨씬 지난 것이기에 다듬어야 할 내용이 적지 않을 것이다. 아래는 남북 단일팀 구성 합의서 가운데 선수 선발 관련 내용이다. 적지 않은 스포츠 팬들이 “꽤 그럴 듯하다”며 무릎을 칠 것 같다.

*선수의 선발

1)선발 경기를 통해 선발

2)선발 경기는 합동 훈련의 마지막 단계에서 공개적으로 실시

3)선발 경기는 종목별로 서울·평양 등 남북 지역에서 1회 이상 실시

4)종목별 선발 방법

#기록 종목:육상 경영 역도 양궁 사격 사이클 조정 카누·요트 골프

#채점 종목:체조 다이빙 우슈

이상의 종목은 선발 경기 기록 위주로 하되 훈련 중 평가 기록도 고려. 출전 선수가 2명 이상인 경우 남북에서 적어도 1명씩 포함

#격투기 종목:복싱 유도 레슬링 펜싱 카바디

합동 훈련 및 국제 대회 성적을 고려. 카바디는 구기 종목의 예를 따름

#구기 종목:축구 농구 배구 수구 핸드볼 소프트볼 하키 세팍타크로 야구

이상의 종목은 선발 경기에서 먼저 2승을 거둔 팀을 선발

탁구 배드민턴 연식정구 테니스

이상의 종목은 리그전에서 승률 순. 우수 선수 일부 포함

#특정 종목의 선수가 없는 경우는 선수 보유 측에서 선발

#구체적인 방법은 공동 추진 기구에서 협의해 결정

*선수의 훈련

1)훈련의 종류:합동 훈련 강화 훈련

2)선수·원의 수:경기 참가 정원 수 정도로 하되 종목별 특성에 따라 조정

3)훈련 방법:상대방의 고유 훈련 방법 존중

4)선수 교체:합동 훈련 기간 중 가능

5)실시 기간:공동위원회 발족 후 1개월 이내

6)강화 훈련:선수단 구성 후 대회 참가 때까지

7)훈련 장소:남·북한 및 제3의 장소

8)편의 제공:훈련 장소를 제공하는 측에서 제공

9)그밖의 사항은 공동추진기구에서 협의해 결정

*선수단의 구성

1)구성 시한:예비 신청 마감일까지

2)단장은 선수가 많은 측, 부단장은 선수가 적은 측

3)감독은 선수가 많은 측, 코치는 선수가 적은 측

4)본부 임원: 선수 비율에 따라서

5)선수단 균형:가능한 한 현저하게 잃지 않도록

*선수단의 경비

1)참가 경비:구성 비율에 따라 공동 부담

2)훈련 경비:초청 측 부담

3)전지훈련:협의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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