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KBO 이사회 밀실 정치, 암초 만난 한국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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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문이 닫힌다. 일자도 장소도 밝히지 않은 '그들'의 회의가 시작된다. 사무총장이 진행하고, 총재와 프로야구 10개 구단 대표 등 총 11명이 의결권을 지닌 KBO 이사회다.
KBO의 중요한 결정이 여기서 이뤄진다. '그들'이 이곳에서 KBO의 방향타를 잡는다. KBO 최고 의결기관인 이사회가 곧 한국 프로야구의 조타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 회의가 밀실 속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그들'만의 리그다. 어떤 내용의 논의가 오갔는지, 밝히지 않으면 알 길이 없다.
당장 오는 11일 정기 이사회가 열리는데도 KBO는 이사회 일정조차 공개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 이후 프로야구 인기가 추락하고 있는 마당에, 어떤 안건이 올라갔는지도 안갯속이다.
KBO가 이사회 논의 내용 중 공개해도 시끄럽지 않을 일부만 밝히는 데 길들여져 있다는 건 관계자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밀실에서 방향을 잘못 잡았다.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리그를 중단하겠다는 결정은 프로야구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이미지까지 망가뜨렸다.
국가대표에 여러 선수가 차출된 구단이 리그 중단을 원했을까? 원칙보다는 이익이 우선된 결정이 결국 일을 그르쳤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오지환과 박해민의 국가대표 발탁 그리고 이어진 병역 특례 논란이 큰 불로 번졌다. 자연스럽게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를 멈춘 KBO에 화살이 날아갔다. 금메달을 따고 왔지만 KBO와 선수단이 받는 건 냉담한 시선뿐이다.
성난 팬들의 목소리가 하루하루 커지는데도 방관자처럼 지켜보던 KBO는 부랴부랴 외양간 고치기에 나섰다. 지난 5일 "2022년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는 KBO 정규 시즌을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여론은 싸늘하게 돌아선 뒤다. 관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증거가 여러 군데에서 나온다. 한 관계자는 "KBO에서 대국민 사과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걱정한다.
한국 프로야구는 '국민 스포츠'로 성장한 큰 배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 저어 간다. 그런데 밀실에서 이뤄진 조타수 11명의 오판 때문에 암초에 걸렸다. 프로야구 전체로 잘못을 돌리기 어렵다.
이사회가 밀실에서 나와야 할 시점이다. 이사회가 투명해져야 거함 한국 프로야구가 올바로 방향을 잡는다. 적어도 어떤 내용을 어떤 과정을 거쳐 의결했는지 회의록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KBO 총재를 '체어맨'이 아니라 '커미셔너'로 부르는 건, 구단 사이의 이해를 조정하는 임무가 커서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구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대표들을 견제하는 장치다. 이사회를 밀실에서 꺼내면 가능한 얘기다. 사외이사제도 도입도 고려해 볼 만하다.
오는 11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지금의 여론을 진정시킬 만한 해결책을 찾으려면 먼저 투명한 이사회를 논의해야 한다. 언제까지 오지환, 박해민만 방패막이 삼을 것인가. 방향을 잘못 잡은 '그들'이 자정 장치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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