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CRITIC] 성적보다 육성, 학원 축구 살릴 '166억' 미수령 기여금
작성일: 2018.10.24 12: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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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유소년 팀의 최우선 목표는 승리나 경기 성적보다 선수 육성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성적에 따라 진학과 프로팀 입단이 결정되는 한국 유소년 축구 현실에 지도자들이 성적을 최우선 가치로 두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를 지도자의 자세에만 맡길 수 없다. 육성이 보람을 넘어 실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마련한 제도적 장치는 훈련보상금과 연대기여금이다.
FIFA는 선수의 성장과 육성에 기여한 학교 또는 클럽에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기 위해‘선수 지위 및 이적에 관한 규정(Regulations on the Status and Transfer of Players)’20조와 21조에 관련 내용들을 명시해두고 있다.
20조에 명시된 훈련보상금(Training Contribution) 규정에 따르면, 선수 육성 과정에서 훈련을 시킨 학교 또는 클럽에게 FIFA에서 매년 공시하는 대륙별 및 카테고리별 정해진 액수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다음으로 21조에 명시되어 있는 연대기여금(Solidarity Contribution)규정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선수가 이적할 경우(즉, 이적료가 발생하는 이적의 경우) 해당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이적료의 5%를 선수를 만 12세에서 23세까지 육성한 학교 또는 클럽에 배분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손흥민이 함부르크에서 바이엘04레버쿠젠으로, 레버쿠젠에서 토트넘홋스퍼로 이적하며 남긴 기록적 이적료의 일부가 손흥민이 몸 담았던 학교 축구부에도 일부 전달될 수 있다.
◆ 학원축구, 훈련보상금+연대기여금 '166억' 미수령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한선교 의원(자유한국당, 경기 용인병)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한국 학원 축구가 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절차가 복잡하거나, 학교 행정 담당자가 아예 이 사실을 몰라 미수령한 것이다. 손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가 나서야 한다.
한 의원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받은 자료와 언론보도 내용을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의 해외 프로계약으로 발생한 훈련보상금이 약 91억 원, 해외 이적으로 발생한 연대기여금이 약 83억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교육부로부터 받은 학교들(초.중.고.대)의 훈련보상금 및 연대기여금 수령액을 확인해보니 훈련보상금 약 5억 원, 연대기여금 약 3억원 뿐인이다.
우수 선수의 해외 진출은 강제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타 선수의 해외 유출이 국내 리그 경쟁력과 흥행성을 약화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재정 규모가 탄탄한 일부 빅리그를 제외하면 모두 겪는 현상이다.
해외 진출로 거둔 수익을 재투자해 축구 인프라를 높여 장기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이 자금으로 계속해서 좋은 선수를 육성해 한국 선수들의 수준 전체를 높여 국내 리그도 강해질 수 있다.
유럽뿐 아니라 일본, 중국, 서아시아로 이적하며 적지 않은 이적료 수익을 남기는 사례가 많다. 학원축구는 꾸준히 운영비 부족으로 위기를 겪었고, 학부모들의 쌈지돈으로 운영해왔다.
연대보상금은 유소년 지도자의 능력을 우수 선수 배출로 돌리고, 운영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학원 축구가 FIFA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여 해외 구단들에서 훈련보상금과 연대기여금을 받아야 한다. 학교 축구부의 운영 근거가 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유수 구단들을 제외하고는 구단들이 먼저 나서서 해당 선수를 육성한 학교 또는 클럽을 찾아 훈련보상금 또는 연대기여금을 보내주는 사례는 흔치 않다. 즉, 수령 권한이 생긴 학교 또는 클럽이 해당 구단에 요청하거나 FIFA에 중재 요청을 하여 받아야 한다.
한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며 대한축구협회가 책임지고 해결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왜 우리나라 학교들의 수령률이 저조한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첫째로 해당 제도가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는 학교들이 다수 존재한다. 아무래도 전문 분야의 지식이다 보니 학교 담당 선생님들이 해당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쉽지 않다. 또한 FIFA 규정이 영문으로 되어 있어 언어 장벽도 무시할 수 없다. 다음으로 훈련보상금이나 연대기여금을 제대로 수령하기 위해서는 우선 출신 선수들의 현황을 주기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선수가 어느 구단과 프로계약을 맺었는지, 어느 구단으로 이적했는지, 얼마의 이적료가 발생했는지 등 기본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체육담당 선생님 또는 회계 담당 선생님이 이런 내용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파악하고 있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 내용들을 알고 있더라도 어떠한 방법으로 신청해야 하는지, 어떠한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지, 어디로 연락을 취해야 하는지 알기 쉽지 않다. 이 부분 또한 전문분야이기 때문에 학교들이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한 의원은 "앞으로 더욱 많은 우리나라 어린 인재들이 해외로 진출할 것이다. 그럼 지금보다도 더욱 많은 훈련보상금과 연대기여금이 발생할텐데 지금과 같이 수령대상 학교 또는 클럽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손실이 크다. 따라서 우리나라 축구를 총괄하는 대한축구협회가 아직 수령가능 한 훈련보상금과 연대기여금을 정확히 조사하여 미수령 금액을 수령하고, 향후 발생할 보상금과 기여금에 대해서도 학교 또는 클럽들이 수령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FIFA 규정에 따라 당연히 받아야 할 훈련보상금과 연대기여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엘리트 육성의 뿌리 역할을 오랫동안 해온 학교 운동부들이 운영비 부족 등의 이유로 점점 해체되고 있다. 예산 차원에서 단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보상금이나 기여금을, 그것도 해외에서 받아야 하는 금액을 받지 못하는 것은 학교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다.”
학원 축구 담당자들은 선수 이적 내역 및 이적료 등 일부 정보에 접근권한 자체가 없다. 대한축구협회 국제팀이 이 분야에 대해 학원축구를 지원하고 수령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영어 공문 작성 등도 지원 사항에 포함해야 한다. 미수령한 훈련보상금과 연대기여금만으로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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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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