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인사이드]外人 100만 달러 시대, 조기 계약 가능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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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26일 쿠바 출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계약하며 30명 정원 중 29명의 이름이 차게 됐다. 마지막 한 장의 카드도 KT가 로하스와 재계약 협상을 벌이고 있어 사실상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은 마무리가 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2019년 시즌 외국인 선수 계약의 가장 큰 특징은 100만 달러 상한선이었다. 이적료 포함, 100만 달러를 넘길 수 없다는 규정이 적용된 첫 사례였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몇 년간 수준급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선 100만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100만 달러 상한선은 영입 외국인 선수의 수준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던 이유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 이상의 결과물이 줄을 이었다. "이 선수가 벌써 KBO 리그로 온다고?"라고 놀랄 만한 수준의 선수들이 줄을 이어 계약을 했다. 일단 이름값에선 그 어떤 시즌에도 뒤지지 않는 결과물들이 나왔다.
게다가 기간도 매우 짧아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를 넘겨 계약에 이르는 팀들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연내 계약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큰 진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100만 달러 상한선 시대에 어떻게 수준급의 선수를 큰 진통 없이 영입할 수 있었을까.
△'밀당'이 사라졌다
협상은 밀고 당기기가 핵심이다.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선수 측과 조금이라도 규모를 줄여 보려는 구단의 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진다.
그런데 이번 협상에선 대부분 구단들이 이 과정을 수월하게 넘겼다. 어차피 100만 달러를 넘길 수 없다는 것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선수 측이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해도 100만 달러라는 확실한 경계선이 있었기에 더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A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패가 어느 정도 오픈 된 상황에서 협상이 이뤄졌다. 어차피 100만 달러를 넘을 수 없으니 구단 제시액이 변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걸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굳이 '밀당'을 하며 몸값을 놓고 협상을 질질 끌 이유가 없었다. 한국에서 정해진 룰을 선수들이 알고 있었던 만큼 꼭 필요한 선수는 100만 달러를 제시한 뒤 답을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 복잡한 협상의 기술이 필요 없었던 것이 조기 계약 완료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선수들도 1년만 잘하면 이후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늘어난 스카우트 역량
한국 프로 야구에 외국인 선수가 영입된 것은 1998년이 처음이었다.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구단별로 성공과 실패를 모두 뼈저리게 경험한 시간들이었다. 이제 그 시간이 켜켜이 쌓이며 구단들도 나름의 노하우를 가질 수 있게 됐다.
B구단 관계자는 "각 팀들이 선택한 선수들을 보면 대부분 FA가 된 선수들이었다. 이적료도 100만 달러 상한선에 포함됐기 때문에 FA 선수를 접촉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많은 구단들이 이전보다 많은 정보와 선수 영입 루트를 개발해 왔다. 그 결과 FA로 풀린 선수 중 한국에서 노릴 만한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많았다. 빠르게 접촉해 빠른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다. 팀 별로 외국인 선수 영입에 많은 공을 들이며 그만큼 역량이 향상됐다고 봐야 한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제법 포함된 것도 그런 노하우의 승리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지갑 닫은 일본
일본 프로 야구는 한국 프로 야구 외국인 선수 영입 시장의 높은 벽 중 하나였다. 머니 게임으로는 이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제한된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일본 프로 야구 팀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 특히 올 시즌처럼 100만 달러 상한선이 있는 상황에선 더욱 어려운 싸움이 예상됐다.
하지만 생각 밖으로 일본 프로 야구 구단들의 움직임이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스토브리그의 특징이었다. 검증된 외국인 선수에게는 고액을 투자했지만 신규 영입 선수에 대해선 큰 돈을 쓰지 않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국 프로 야구엔 플러스 요인이었다.
두산이 영입할 페르난데스도 일본 구단이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산이 빠르고 타이밍 좋게 움직이며 보장 금액을 확 낮춘 금액으로도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B 구단 관계자는 "일본 구단들이 생각보다 세게 나오지 않았다. 한결 편하게 접근이 가능했다. 또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일본보다 한국이 더 낫다는 인식이 많이 퍼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은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없다 보니 경쟁이 더 치열할 수 밖에 없다. 반면 한국은 그보다는 경쟁이 수월하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좀 더 편한 환경에서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릴 시간을 벌 수 있는 KBO 리그에 보다 매력을 느끼는 선수들이 많았다. 일본 프로 야구의 상황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라지지 않은 이면 계약?
100만 달러 상한선은 모든 구단들이 지켰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그 이 외의 방법으로 선수들에게 접근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심까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C구단 관계자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구단들이 꼭 필요한 선수라고 여기는 경우라면 다년 계약을 했을 수는 있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다년 계약을 제지할 방법은 없다. 올해 성적에 상관없이 내년 향상된 연봉을 보장했다면 협상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솔직히 그 조건에 움직일 선수들이 있었다면 이면 계약을 감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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