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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빈을 따라다니는 지긋지긋한 그 단어… 너무 잔인한 계절, 트라우마 떨쳐낼까

작성일: 2026.08.20 08: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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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타격 성적이 떨어지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문현빈 ⓒ한화이글스
▲ 최근 타격 성적이 떨어지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문현빈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어느덧 한화 중심 타자로 성장한 문현빈(22)의 타격 재능은 모든 지도자들이 인정한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고졸 신인이 첫 시즌에 100안타를 쳤다면 확실히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칭찬 행렬에 동참한다. 

하지만 그 재능이 항상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울퉁불퉁한 시기도 있었다. 2023년 입단해 137경기에서 114안타를 기록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문현빈은 2024년 찬스 때 유독 안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답답한 시기를 보낸 바 있었다. 많은 팬들이 어린 선수의 마음에 큰 생채기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을 정도였다. 

문현빈은 지난해 한층 성숙한 타격으로 이를 이겨내는 듯했다. 시즌 141경기에서 타율 0.320, 12홈런, 80타점을 기록하며 첫 3할 타자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80타점을 수확하며 ‘찬스 때 약하다’는 이미지도 사라졌다. 특히나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보여준 클러치 능력은 이 모든 평가를 뒤집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발판을 만들고 쭉 달릴 것 같았다. 올 시즌 초반까지도 그랬다.

그런 문현빈이 이제는 ‘병살타’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문현빈은 시즌 초반이었던 4월까지 25경기에서 타율 0.337, OPS(출루율+장타율) 1.073의 기가 막힌 성적으로 출발했다. 수비가 걱정이었지 공격에서 이 선수를 걱정하는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5월 이후 79경기에서는 타율 0.273, OPS 0.745로 득점 생산력이 급감했다. 8월 이후 10경기에서는 타율 0.189로 다시 내리막이 시작된 양상이다.

▲ 문현빈은 19일 대전 KIA전에서 하루에만 병살타 2개를 치며 고개를 숙였다 ⓒ한화이글스
▲ 문현빈은 19일 대전 KIA전에서 하루에만 병살타 2개를 치며 고개를 숙였다 ⓒ한화이글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는 만큼 범위를 너무 좁혀놓고 보면 실제 기록이 왜곡될 수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문현빈의 최근 타격이 우려를 모으는 것은 많은 병살타 때문이다. 문현빈은 8월 이후 10경기에서 4개의 병살타를 친 것을 비롯, 올해 총 18개의 병살타를 치며 이 부문 리그 1위의 불명예 기록을 가지고 있다. 

사실 병살타는 힘 있는 거포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타구 속도는 빠른데 이 타구가 내야에 갇힐 경우 병살타의 확률이 높아진다. 보통의 거포들은 걸음이 느린 만큼 병살을 피하기가 어렵다. 타율이 뛰어났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 그리고 KBO리그 역사상 최고 타자 중 하나로 뽑히는 이대호(롯데)의 병살타가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문현빈은 1루까지 거리가 더 가까운 좌타자 이점에 걸음도 그렇게 느리지 않고 정교함도 있는 선수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병살타가 쏟아지고 있다. 19일 대전 KIA전에서는 4회와 9회 하루에만 두 개의 병살타를 치면서 땅을 쳤다. 0-2로 뒤진 4회, 그리고 9회 추격 흐름에도 병살타가 나왔다. 문현빈 뒤에 강백호 노시환이 버틴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 뼈아픈 병살타였다.

▲ 지난해 대비 타구 속도는 올랐지만 발사각이 낮아지고 당겨치는 비중이 늘어난 문현빈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병살타를 기록 중이다 ⓒ한화이글스
▲ 지난해 대비 타구 속도는 올랐지만 발사각이 낮아지고 당겨치는 비중이 늘어난 문현빈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병살타를 기록 중이다 ⓒ한화이글스

올해 병살타가 급증한 것은 결국 발사각과 연관이 있다. 지난해에 비해 평균 타구 속도는 빨라졌는데, 발사각이 낮아졌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 레이더에 잡힌 타구를 한정할 때, 타격 성적이 가장 좋았던 지난해 문현빈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39.0㎞였고 평균 발사각은 9.2도였다.

올해는 평균 타구 속도가 시속 141.2㎞로 지난해보다 더 올랐다. 힘이 더 붙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평균 발사각이 7.0도까지 떨어지면서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는 타구들이 더 늘었다. 발사각 7도는 내야수 키를 넘기기는 한참 역부족인 각도다. 땅볼 비율 자체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올해는 유독 당겨 친 타구들이 많다. 당겨 쳐 강한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고 야수 정면으로 가면 그만큼 병살타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선수로서는 병살타에 대한 의식이 없을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이를 이겨내야 하는 것도 선수의 몫이다. 팀 3번 타자로 꾸준히 출전하고 있고, 뒤에 강백호 노시환이라는 좋은 타자들이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문현빈의 타격은 한화 타선 전체의 폭발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 번의 고비를 지난해 넘긴 것과 같이, 다시 찾아온 다른 고비를 올해 안에 넘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 다시 찾아온 고비를 현명하게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되는 문현빈 ⓒ한화이글스
▲ 다시 찾아온 고비를 현명하게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되는 문현빈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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