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부실+생활 불가능+故장자연 위해"…윤지오, 10년만의 증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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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수정 기자] 故 장자연의 동료 배우 윤지오가 사건 10년 만에 얼굴과 이름을 알리고 "피해자가 당당한 세상"을 위해 나섰다.
윤지오는 5일 오전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에 故 장자연 사망 10주기를 맞아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해 2월 JTBC, 그해 7월 MBC 'PD수첩'에서 익명으로 인터뷰를 가졌던 윤지오는 이날 처음으로 얼굴과 이름을 밝혔다.
그동안 캐나다에 거주했던 윤지오는 "제가 계속 국내에서 거주를 했다면 이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거주를 하면서 이런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케이스가 공개적으로 진행이 된다. 캐나다 같은 경우는 피해자나 가해자가 이름과 얼굴이 다 공개가 된다. 또 그런 것이 당연시 여겨지고, 피해자가 숨어서 사는 세상이 아니라 존중을 받는 것을 보면서 어찌 보면 한국도 그래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공개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윤지오는 지난 2009년 故 장자연 사건 당시 동석했던 동료 배우로, 10년간 13번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참고인 조사로 인해 일상 생활이 불가능했다는 윤지오는 "이사도 수 차례 했다"며 "경찰 조사 자체도 늦은 시간부터 새벽까지 이뤄지는 시간이었고, 그 이후엔 기자들에게 시달림을 당했다. 내가 일하는 곳이랑 대학원까지도 오셔서 생활하는 것 자체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배우로서 경력도 이어가지 못했다. 윤지오는 "몇 년 후엔 캐스팅이 안되는 일을 체감하면서 감독님이라든지 직접적으로 '그 사건에 너가 증언했던 걸 알고 있다, 캐스팅이 불가하다'고 말씀해주시는 걸 실질적으로 들어 몇 년 후에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윤지오는 최근 당시 수사 과정과 장자연과 관련한 의혹을 담은 책 '13번째 증언'을 출간했다. 윤지오는 "숨어 살기에 급급했고 그것들이 솔직히 잘못된 것인데 당연시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서 '살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저 같은 피해를 겪은 분들이 세상 밖에서 당당하게 사셨으면 좋겠단 바람이다"고 책을 출간한 이유를 말했다.
또한, 윤지오는 소각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봤다고 증언했다. 중간에서 전달자 역할을 했다는 윤지오는 "당시 문건을 공개한 대표님이 유가족분들과 그렇게 원활한 관계가 아니었고 제가 중간에서 전달자 역할을 했다. 또 '문건에 너에게 자연이가 남긴 글이 있다'라고 이야기를 해서 가게 됐다. 유가족분들이 보시기 직전에 제가 먼저 확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지오는 "딱 한 차례 봤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이 나는 이름도 물론 있고 아닌 이름도 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언론사의 동일한 성을 가진 세 명이 거론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3번 조사 때 항상 성실하게 임했다"며 조사를 통해 해당 이름들을 진술했다고 전했다.

윤지오는 경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것도 지적했다. 그는 "당시에 21살인 제가 느끼기에도 수사가 굉장히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는데 뭔가 수박 겉핥기식처럼 다른 질문만 계속 오갔다. 예를 들어 '구두의 색깔이 무엇이었냐', '무슨 구두를 신었었냐'라든지. 제가 보기에는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는데 왜 이런 부분의 질문을 해서 도대체 무엇을 확인하려 하는지가 좀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자연 사건은 지난해 2월 국민 청원으로 인해 재수사에 착수됐다. 윤지오는 "과연 국민청원이 없었더라면 이게 재수사에 착수하는 게 과연 가능했을까 싶다. 그냥 묻혀졌을 사건인데, 국민청원으로 인해 재수사에 착수할 수 있게 돼 국민청원에 응해 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해자가 움츠러들고 본인의 죄에 대한 죄의식 속에 살아야 되는데 피해자가 오히려 책임감과 죄의식을 가지고 사는 그런 현실이 한탄스러웠다. 이제는 조금은 바뀌어졌으면 하는 그런 소망을 가져서 용기를 내서 이 자리에 나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故 장자연은 지난 2009년 유력 인사들과의 술자리에서 성 접대를 강요받고 욕설, 구타를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재벌그룹 총수, 방송사 프로듀서, 언론사 경영진 등이 언급됐다.
당시 장자연의 유서를 바탕으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작성됐고, 수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검찰은 기획사 대표와 고 장자연의 매니저를 불구속 기소하는 데 그쳤을 뿐, 의혹에 휩싸인 유력 인사 10명은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이후 지난해 2월 국민청원을 계기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했고, 현재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사건 발생 9년 만에 ‘장자연 리스트’ 사건 재수사에 착수해 조사하고 있다.
pres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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