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배 후 고개 숙인 음바페 ⓒ 연합뉴스/AFP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가수 김광진 님의 '편지' 가사 중 일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되돌아가는 이를 떠나보내는 슬픈 남자의 마음을 담은 노래다. 파리 생제르맹(PSG) 역시 사랑해 마지않는 '빅이어'를 또 떠나보냈다.

PSG는 7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3으로 졌다. 1, 2차전 합계 3-3이나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밀려 탈락했다.

PSG와 챔피언스리그의 인연은 계속 엇나가고 있다. PGS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최근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은 1994-1995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1년 카타르 왕실에 인수된 후 막대한 자금을 쏟아도 마찬가지다. PSG는 2000년대 들어 8강 이상의 성적을 낸 적이 없다. 매번 8강, 또는 16강에서 무너졌다.

특히 기적의 역전패 희생양이기도 하다. 2013-14시즌은 홈에서 첼시는 3-1로 잡았으나 원정에서 0-2로 패해 이때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밀렸다.

특히 2016-17시즌은 유럽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역전을 당했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홈에서 4-0 대승을 거뒀으나 원정에서 1-6으로 설명 불가한 대패를 당했다. 지난 시즌은 레알 마드리드에 전패해 16강에 그쳤다. 그리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 PSG를 상대로 기적의 승리를 거둔 맨유
이번만큼은 PSG의 8강 진출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원정에서 2-0 승리를 거뒀고, 맨유는 앙토니 마시알, 네마냐 마티치, 안데르 에레라, 알렉시스 산체스 등 부상 선수만 10명 가까이 됐다. 교체 명단만 봐도 맨유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이었는지 알 수 있는데, 7명의 교체 가능 선수를 제임스 가너, 앙헬 고메스, 메이슨 그린우드, 타히스 총, 지오구 달로를 넣어 10대 선수 5명과 세컨드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 부상에서 막 회복한 마르코스 로호로 구성했다. 선발 라인업도 겨우 꾸렸다. PSG는 그런 팀을 상대로 졌다.

PSG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1-2가 된 상황, 주도권은 PSG에 있었다. PSG가 공격을 주도하고 맨유가 딱 한 골을 노리는 전개였다. PSG는 지키면 8강에 가지만, 반대로 한 골만 주면 지는 상황이었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괜히 조심하다 후반 추가 시간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 역전패의 희생양이 됐다.

네이마르, 에딘손 카바니, 킬리안 음바페, 율리안 드락슬러, 잔루이지 부폰, 앙헬 디 마리아…PSG가 오일 머니를 앞세워 영입한 선수들이다.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 세계 각국에서 최고의 선수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실망스럽다.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위 가사에 이어지는 가사다. '편지'의 화자는 비록 사랑하는 이가 자신을 떠나지만 인연이 아닌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그의 행복을 빌었다. 하지만 PSG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경기 후 토마스 투헬 감독은 페널티킥 판정에 가혹하다는 생각을 밝혔고, 네이마르 역시 '어떻게 페널티킥이냐'라며 불만을 표현했다. 첫 가사는 '편지'에 딱 맞는 PSG이지만 두 번째 가사는 맞지 않았다. 도통 인연이 닿지 않는 PSG와 챔피언스리그다.

[영상] PSG vs 맨유 5분 하이라이트 ⓒ 스포티비뉴스 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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