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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의 SK랩북] 섬마을 학생들의 나들이, SK는 이제 경기장 밖으로 나간다

작성일: 2019.06.02 11:12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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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간 거리의 덕적도에서 배를 타고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은 덕적중고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야구수학 콘서트 프로그램에 참가함은 물론 경기장 안팎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가는 길은 멀었다. 배를 타지 않으면 방법이 없었다. 부두에 내려 또 버스를 탔다. 물리적인 거리는 물론, 심리적인 거리도 멀었다. 남다른 여정 끝에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도착한 이들은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웃었다. 그러나 입가의 미소를 숨길 수는 없었다. 이들을 보는 구단 관계자들의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SK는 5월 3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손님을 맞이했다. 바로 인천 서남부 해상의 덕적도에 위치한 덕적 중·고교 학생들과 교직원이었다. 총 33명의 인원이 배를 타고, 또 버스를 타는 쉽지 않은 여정 끝에 난생 첫 야구장 나들이에 나섰다. 이들은 구단이 운영하는 ‘야구수학 토크콘서트’에 참가하는 동시에 프로그램 전후로는 경기장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야구수학 토크콘서트,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다

SK는 지난해부터 야심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야구수학 콘서트’다. 야구와 수학을 접목하는 교육적인 측면을 파고들었다. 지난해 큰 호응을 얻자 올해는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 ‘시즌2’로 돌아왔다. 다양한 연령층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 더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프로그램 내용도 업데이트했다. 덕적도 학생들도 입소문을 듣고 인천행을 결심했다. 

인천 지역 학생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프로그램이지만, 배까지 타고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은 덕적 중·고교 학생들이 처음이었다. 이날 학생들을 인솔한 권순학 교사는 “우리가 수학 나눔 학교다. 다만 섬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야구를 통해 아이들에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지원하게 됐다”면서 “교장 선생님께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셨다. 안전 교육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교육마술전문가 박근영 원장이 진행하는 수학 마술이었다. 단순히 마술을 체험하는 시간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피면 그 마술 안에는 모두 수학적 논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학생들은 모두 눈을 크게 뜨고 그 원리를 이해하려 애썼다. 교사들이 불철주야 애를 쓰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외딴 섬에서 자주 접하기는 어려운 수업이었다. 교육적 요소와 재미가 모두 들어간 수업에 웃음이 곳곳에서 터졌다. 

권순학 교사는 “수학은 당연히 어렵다. 요즘 세대는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점도 있다. 그럴수록 잘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작은 경험이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면서 “프로그램은 물론 실제 야구장에 들어가서 좋아하는 선수를 만나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구단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 덕적중고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야구수학 콘서트에 참가해 마술 수업을 듣고 있다 ⓒSK와이번스
이날 직접 덕적도 학생들을 안내한 류선규 SK 행복경영팀장 겸 데이터분석 그룹장 또한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교과통합의 융합교육 실천의 사례로 현장체험활동에 적합한 프로그램이다. 자유학년제 운영이나 동아리 활동에서도 적용가능하다”면서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참여를 유도하는 계기뿐만 아니라 건전한 여가선용이 될 수 있다”고 참가를 반겼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야구장을 처음 경험했다. 평상시에는 올 엄두를 못 낼 거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은 교사들의 인솔 하에 안전하게 야구장을 즐겼다. 멀리서 온 귀한 손님에 구단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경기 전 학생들을 직접 더그아웃으로 불러 선수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깜짝 이벤트였다.

SK의 간판스타 김광현은 자신의 유니폼을 입은 한 학생과 반갑게 사진을 찍는 등 이들의 야구장 방문을 환영했다. 사연을 들은 다른 선수들도 모두 학생들을 밝은 표정으로 맞이했다. 그라운드에서는 앞으로 영원히 남을 기념촬영도 했다. 야구수학 토크콘서트를 마친 학생들은 이날 경기를 끝까지 지켜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SK의 사회공헌활동, 이제 야구장 밖으로 나간다

덕적도 학생들까지 배를 타게 한 야구수학 토크콘서트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교실에서는 듣기 어려운 내용인데다,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야구라는 매력적 요소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야구와 수학을 접목한 국내 유일의 프로그램이라는 희소성도 있다. 

홈경기에만 개최함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에만 벌써 3500여명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거나 앞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9월 일정까지 거의 꽉꽉 들어차 있다. 한 관계자는 “기말고사가 끝난 뒤 참가를 고려하는 학교도 있어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참가 구성원은 다양했다. 주 타깃이었던 중·고둥학교 학생들은 물론, 대학생과 심지어 교원연수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시행 당시 예상보다 훨씬 높은 참여도에 해당 직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런 인기에 구단 데이터 파트를 담당하는 배원호 박윤성 매니저, 오랜 기간 SK 담당기자로 활동한 마이데일리 고동현 기자, 그리고 홍석만 인항고 교사가 의기투합해 최근에는 ‘수학을 품은 야구공’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기존 야구 서적들과 차별화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염경엽 감SK 감독), “수학은 늘 어렵다고 생각한 고정관념을 한번에 날려버리는 책”(차명석 LG 단장) 등 호평이 쏟아졌다. 판매에 큰 의의를 두지 않았음에도 벌써 2쇄에 돌입하는 등 잔잔한 바람을 일으켰다. 

학생들도 좋고, 구단도 얻는 게 많은 프로그램이다. 류선규 팀장은 “야구수학을 통해서 야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면서 “학교관중유치를 위해 구단에서 투자를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당장의 효과는 크지 않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팬층 확대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연고지 외에 다양한 지역에서 참여하고 있어 전국구 구단으로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KBO리그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어느덧 SK의 간판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매김한 희망더하기 행사 ⓒSK와이번스
그간 프로야구단의 사회공헌활동은 주로 야구단 내, 그리고 선수를 통해 이뤄졌다. 마케팅 측면에서 자타공인 선두주자를 자부하는 SK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굴레를 벗으려는 힘찬 노력이 엿보인다. 야구수학 콘서트가 대표적이다. SK의 사회공헌활동의 지평을 넓혔다는 호평을 받는다. 야구장 밖에서, 선수 하나 없이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기존 활동 이상임을 확인했다. 더 자신감을 가지고 추진할 여건이 만들어졌다.

그 외에도 사회공헌활동이 일정표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SK다. 이미 구단의 얼굴로 떠오른 ‘희망더하기’ 캠페인 계획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야 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KBO, 청소년상담센터, 법무법인과 함께하는 기관연계 프로그램, 주로 선수들의 실적과 봉사로 이뤄지는 선수연계 프로그램 또한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로 꾸렸다.

여기에 야구수학콘서트와 같이 야구연계 프로그램의 비중이 부쩍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발달장애아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키움 야구교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행복더하기 야구단과 스포츠체험교실 등이 대표적이다. 알게 모르게 이미 다 시행에 들어간 프로그램들이다. 경기장 안에서는 만족할 수 없었던 SK가, 이제는 팬과 공익을 위해 경기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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