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인사이드] 정수빈 체크스윙 오심, LG는 왜 가만히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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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의 사구 과정에서 느린 화면으로 보면 사실 정수빈의 방망이가 절반 이상으로 돌아 삼진으로 경기가 종료돼야하는 상황이어서 경기 후에도 팬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또한 LG가 왜 비디오판독을 요청하지 않고, 어필조차 하지 못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LG는 왜 비디오판독을 요구하지 않았을까?
9회말 문제의 장면을 다시 되돌려 보자. 2사 만루서 정수빈은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의 투구를 3구 연속 파울로 만들었다. 볼카운트 0B-2S에서 4구째 변화구가 원바운드성으로 날아와 정수빈의 발에 맞고 뒤로 흘렀다. 밀어내기 사구로 볼데드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TV 느린 화면으로는 정수빈이 체크스윙(check swing)으로 방망이가 홈플레이트를 가로질러 절반 이상 돌아갔다. 하프스윙(half swing)이 됐다는 의미다.
만약 심판이 정수빈 방망이가 돌았다고 판단했다면 몸에 맞는 공이 동시에 나오더라도 규칙상 스윙 판정이 우선이라 삼진으로 경기가 종료돼야하는 장면이었다. 야구규칙 5.09 (a)타자아웃 중 (4)항을 보면 '2스트라이크 뒤 타자가 쳤으나(번트도 포함) 투구가 배트에 닿지 않고 타자의 신체에 닿았을 경우' 아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경기 진행을 맡은 윤상원 주심은 배트가 돌아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주심뿐만 아니라 경기장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정수빈 발에 공이 발에 맞았는지 여부를 주시하느라 배트가 돌아간 것을 체크하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놓쳤다고 보는 편이 맞다.
심지어 심판에게 어필을 하고, 3루심에게 스윙 여부를 물어볼 수 있는 포수 유강남도 우선적으로 뒤로 빠진 공을 찾고 뒷수습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LG 류중일 감독과 유지현 수석코치는 덕아웃에서 수비진에게 손짓을 하면서 뭔가를 지시하고 있었다. 주심이 스윙 판정을 주지 않은 데 대한 불만도 있었지만, 정수빈이 1루로 달려가지 않자 포수에게 빨리 공을 1루로 던지라는 손짓이었다.
만약 공이 발에 맞지 않고 정수빈이 스윙을 했다고 가정하면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상황(2사 후에는 주자가 1루에 있어도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이 성립됨)이기 때문에, 포수의 송구가 타자주자보다 1루에 먼저 도달하면 아웃을 잡고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체크스윙 여부는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다. 규정상 정수빈이 스윙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를 두고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수는 없었다.
대신 사구 여부(투구가 몸에 맞았느냐 아니냐)는 비디오판독 대상이다. 그렇지만 사구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은 없었다. 사구였다면 밀어내기로 점수를 주고, 사구가 아니더라도 공이 뒤로 빠져 정수빈이 먼저 1루를 밟았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점수를 주는 상황이었다. 이러나저라나 실점이라는 결과는 달라질 것이 없었기 때문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수가 없었다.
◆LG는 왜 정수빈의 체크스윙에 어필하지 않았을까?
느린 화면으로 보면 정수빈의 방망이는 분명 절반 이상 돌았고, 사구가 아니라 삼진으로 경기가 종료돼야하는 장면이었다. 만약 LG가 여기서 동점을 허용하거나 역전을 당했다면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체크스윙 여부는 어필 사항도 아니다. 심판이 한 번 판정을 하면 어필로 판정을 뒤엎을 수 없다는 뜻이다. 투수가 보크를 범했지만 심판이 보지 못한 상황이라면 어필을 통해 판정을 번복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오심일 뿐, 판정이 뒤집히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LG로서는 강하게 항의는 한 번 해볼 법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 어필을 했다고 해도 감정적으로는 시원한 해소를 할 수 있어도, 결과를 돌이킬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심판에게 항의를 잘 하지 않는 류중일 감독의 성향도 성향이지만, 9회말 1점차 살얼음판 승부에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는데 어필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어필을 하느라 경기를 지연시킨다면 오히려 투수의 어깨가 식어 LG가 더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 류 감독으로서는 속은 쓰렸지만 참고 고우석이 페르난데스를 잘 처리하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유지현 수석코치에게 경기 후 '손가락으로 뭔가를 강하게 가리키는 장면이 무슨 뜻이었느냐'고 묻자 "감독님이랑 '하프스윙 아닌가?'라고 했고, 선수들에게 플레이 끝까지 하라고 얘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LG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났다. 페르난데스를 2루수 앞 땅볼로 잡고 4-3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두산전 5연패의 질긴 사슬을 끊어내고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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