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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의 축구를 읽다] 전북 서두를 때까지…대구가 '세드가' 벤치에 앉힌 이유

작성일: 2019.09.26 18: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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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치에 앉아서 출격을 기다린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전북 현대와 대구FC가 격돌한 하나원큐 K리그1 2019 31라운드에서 예상 외의 선발 라인업이 발표됐다. 대구가 세징야와 에드가, 황순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안드레 감독은 경기 전 "사실 경기를 계속 뛰어서 체력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봤다. 후반에 내보낼 계획이다. 시즌 막바지라 부상이면 위험하다. 전략적인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전북은 지금까지 펼친 축구를 그대로 들고 왔다. 경기 전 '밀집 수비에 대한 해법'을 묻자 모라이스 감독은 "특별히 한 것은 없다. 항상 하던대로다. 전북은 골을 넣어야 하는 팀이란 것을 알고 있다. 기존에 해왔던 대로 잘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세징야와 에드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대구가 전북과 경기에 사실상 힘을 빼고 나선 것이 아닌가 추측도 당연했다. 하지만 "전북 원정 경기는 항상 어렵다. 어떻게든 승점을 3점이든, 1점이든 따낼 각오였다"던 안드레 감독은 2735일 만에 전주 원정에서 2-0 승리를 손에 들고 대구로 돌아갔다.

▲ 대구가 7년 만에 따낸 전주 원정 승리 ⓒ한국프로축구연맹

◆ '세드가' 빠진 이유: 협력 수비를 위한 5-4-1

대구는 전북을 90분 동안 무실점으로 묶었다. 필드플레이어들의 선전에 조현우의 선방이 더해졌다. 정태욱은 구체적으로 "전북-상주전(29라운드) 경기를 보고 준비했다. 상주전을 감독님이 보여주셔서 많이 참고했다. (신)창무 형하고 (김)대원이가 수비로 많이 내려와줘야 한다. 그리고 가운데를 주지 않은 게 잘됐다"고 설명했다.

먼저 전북의 최근 전술 변화를 짚어야 한다. 9월 들어 3-4-3 포메이션을 주로 구사한다. 수비보단 공격에 무게를 둔 전형이다. 모라이스 감독은 "포백에선 문선민 등 측면 공격수들이 수비에 깊이 내려와서 오히려 공격으로 나가는 속도가 늦어진다"면서 스리백을 사용하는 이유를 밝혔다. 윙백만 공수를 오가면서 공격 시에 숫자를 늘린다.

상주는 29라운드에서 1-2로 패했지만 전북의 공격을 잘 차단했다. 윙백이 아예 깊이 내려서고, 측면 미드필더들이 전북의 윙백을 수비하는 형태였다. 전북과 전력 차이를 인정하고 수비 숫자를 극단적으로 늘리는 전략이다.

대구도 5-4-1 형태로 공간을 좁히는 구상을 했다. 수비할 때 측면 공격수인 신창무와 김대원이 깊이 내려와 이용과 김진수를 적극적으로 막았다. 최전방에 배치된 박기동을 제외하곤 모두 수비에 전념했다. 문선민-호사-로페즈 스리톱이 배치된 전북의 공격은 대구의 파이브백에 절대적으로 수가 부족했다. 안드레 감독은 "전북은 어느 위치에서든 기량이 있는 선수들이다. 1대1로 막긴 쉽지 않다. 측면도 강하고 연결해오는 것도 강하다. 간격을 좁히고 수적 우세를 점해서 수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그대로였다.

세징야와 에드가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세징야와 에드가는 공격에서 힘을 발휘해야 할 선수들이다. 전북을 상대로 공격까지 책임지면서, 90분 동안 수비력을 유지할 순 없다. 더구나 연속된 경기로 체력 부담도 분명했다. 먼저 박기동, 류재문, 신창무 투입으로 기동력을 보강하고 수비에 무게를 실은 이유다.

'투지'란 무형의 요소도 지적해야 한다. 정태욱은 "저희가 K리그1에 올라와서 승리한 적이 없다는 기사를 보고 나섰다. 선수로서 전북을 한 번 이겨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독하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개개인이 준비를 많이 했다는 걸 뒤에서 보면서 느꼈다. 그리고 정말 고마웠다. (앞에서) 같이 수비를 해주니까 수비수로선 조금 더 편했다"고 말했다.

▲ 안드레 감독의 '변칙'이 통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분수령은 골 결정력

수비수를 늘린 대구의 전략에 전북도 반응했다. 전반 20분께부터 왼쪽 센터백 권경원이 중원에 가담하고 이승기는 최전방까지 움직이며 공격 숫자를 늘렸다. 전북은 전반 31분 에 한 차례 실마리를 찾았다. 왼쪽 측면에서 로페즈-호사-이승기로 연결되면서 공간을 만든 뒤 문선민이 침투했다. 문선민의 슛이 조현우에게 막혔다. 전반전 전북은 대구의 밀집 수비 공략에 애를 먹었다.

골이 터지면서 흐름이 대구 쪽으로 흘렀다. 전반 40분 김대원이 홍정호와 공을 다투면서 얻어낸 페널티킥이다. 박기동의 부상으로 교체 출전한 에드가가 깔끔하게 성공했다. 고전하던 전북이 다급해진 이유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강수를 뒀다. 최보경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하면서 포백으로 전환했다. 스리백을 세울 때보다 더 공격에 힘을 싣겠다는 뜻이었다. 홍정호-권경원을 제외하곤 사실상 8명의 필드플레이어가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빌드업 과정에서도 손준호가 후방으로 내려올 뿐 이승기는 전방에서 움직였다.

이동국의 투입 이후 선이 굵은 공격을 시도했다. 좌우 측면에서 자주 크로스가 올라왔다. 후반 9분 이동국이 페널티킥을 얻으면서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 호사의 헤딩 패스를 받으려던 이동국을 뒤에서 김우석이 잡았다는 판정이었다. 에드가의 페널티킥 성공으로 대구가 잡았던 흐름을 돌려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직접 키커로 나선 이동국의 슛이 골대를 때리고 그대로 아웃됐다. 모라이스 감독은 "분위기가 왔을 때 득점을 해야 하는데 페널티킥도 놓쳤다. 그러지 못해 분위기가 끌려갔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 정태욱(오른쪽)이 호사를 수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 추격하려던 전북의 공수 밸런스가 깨졌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서 전북의 공격 패턴은 단순했다. 측면에서 크로스를 활용하거나, 로페즈의 개인 돌파로 활로를 모색했다.전북의 의욕과 달리 세밀한 공격 전개는 찾기 어려웠다. 패스를 돌리기엔 웅크린 대구의 중앙에선 공간을 찾기 어려웠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는 정태욱(194cm), 김우석(187cm), 박병현(184cm)이 배치된 대구의 센터백 라인에 번번이 차단됐다. 공격이 풀리지 않으니 수비수들도 앞으로 전진해야 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사이드에서 크로스를 하려고 이동국을 활용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이동국이 들어가고 투톱이 되면서 크로스가 많아지면서 역습의 빌미가 많아졌다. 그래서 의도와 달리 대구의 장점이 더 살아났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북의 공수 밸런스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반 35분엔 수비수 김진수를 빼고 공격수 김승대를 투입하는 초강수까지 뒀다. 홈에서 승점 3점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대구는 역습으로 전북을 공략했다. 대구는 후반 11분 세징야를 투입하면서 되려 앞에 무게를 싣고 나섰다. 역습으로 추가 골을 노리겠다는 뜻이었다. 또한 전북의 뒤를 불안하게 하면 전북의 뒷문을 불안하게 해 일방적인 공격을 펼칠 수 없도록 할 수도 있었다.

세징야와 에드가가 조합을 꾸린 후반전 대구의 역습은 매서웠다. 투입 직후 세징야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김대원의 슛까지 이어졌으나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20분 김대원이 단번에 공격 진영까지 돌진하며 기회를 만들었지만 정승원의 마지막 패스가 권경원에게 차단됐다. 후반 22분과 후반 32분에도 김대원이 좋은 찬스에서 마무리에 실패했다. 후반 39분엔 김동진이 1대1 기회를 맞았지만 송범근에게 막혔다. 후반 42분 세징야의 득점이 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에드가와 세징야가 다시 한번 합작한 찬스는 결국 쐐기 골이 됐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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