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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WBC는 체계적이지” 김인식의 실소

작성일: 2015.11.16 18:3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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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타이중, 박현철 기자]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 곳에서 한다고 하길래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는데 불이 나서 경기를 못한다는 거야. 그래서 조정이 됐다는 이야기에 좀 불길한 생각이 들더라고.”

졸속 행정과 '갑질'의 향연. 오랫동안 국가 대표팀을 지휘한 감독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김인식 한국 프리미어12 대표팀 감독이 2006년 1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프리미어12를 비교하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김 감독은 16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8강 쿠바전을 앞두고 인터뷰에 응했다. 15일 미국과 B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2-3으로 패하며 조 3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4강 진출을 놓고 쿠바와 겨룬다. 그런데 원래 이 경기는 타이페이 숙소에서 차로 2시간 이상 걸리는 타이중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었다.

8강 경기들이 모두 끝나기 전까지 어느 구장에서 경기를 준비하는지 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예선전이 모두 끝난 뒤 그제서야 구장이 결정됐고 한국은 B조 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치른 티엔무 구장에서 쿠바와 8강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숙소에서 티엔무 구장까지는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그런데 티엔무 구장 전광판 관제실에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해 당분간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되면서 갑작스레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으로 장소가 바뀌었다. 예를 들자면 페넌트레이스 때 잠실에서 출퇴근하는 두산, LG 선수들이 목동 넥센전을 준비하다가 구장이 바뀌어 대전으로 이동한 셈이다. 돌발 변수가 있기는 했으나 애초에 계획도 제대로 짜여지지 않은 대회의 어두운 단면이 그대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졸속 국제 대회를 주도한 일본이 자신들의 4강 진출 여부에 따라 일정을 조정한 것. 일본은 자신들이 4강에 진출할 경우 휴식일 하루가 주어지고 캐나다를 4-3으로 꺾고 4강에 오른 멕시코, 미국-네덜란드 승자가 연전을 치르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일정 편법을 썼다. 명색이 국제 대회인데 일본이 주인공이고 다른 나라는 들러리로 전락한 형국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삿포로돔에서 제대로 훈련도 못한 채 경기하고, 복도에서 몸을 풀고 숙소에서 2시간 이상 이동해 경기를 준비하는 등 악조건 속에서 프리미어12를 치르고 있다. 무조건 경기력만 갖고 선수들의 난조와 슬럼프를 욕할 수는 없는 일이다. 15일에는 대만 2루심의 오심 때문에 미국에 2-3으로 석패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자주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했던 김 감독은 어이없는 대회를 치르고 있다는 데 헛웃음을 지었다.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원래 치르기로 했던 구장에 불이 나서 구장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에 불길하기도 했고. 이런 국제 대회를 치른 적은 처음이다. 다음 일정도 일본의 4강 진출에 따라 언제 치를지 불분명하고.” 2006년 1회 WBC와 비교해 묻자 김 감독은 “WBC랑은 차이가 크다”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

“WBC는 체계적이었지. 일단 대륙 예선을 본거지에서 먼저 치르고 2라운드를 미국에서 치르는 일정이었으니까. 미리 잘 계획하고 경기를 치렀는데 여기는 그냥 몽땅 일정을 조정한다는 느낌이 드네.” 어이없는 대회 진행에 김 감독은 웃는데 웃는 것이 아닌 표정을 지었다.

[사진] 김인식 감독 ⓒ 타이중,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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