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지강헌 사건…32년 지나도 유효한 '유전무죄 무전유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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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11시5분 SBS스페셜의 파일럿 프로젝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3부작의 첫회가 방송됐다. 장성규 장도연 장항준, 개성 강한 세 명의 이야기꾼이 내가 느낀 바를 나의 시점으로 해석해 익숙한 곳에서 익숙한 이에게 전달하는 콘셉트.
이들이 이야기한 첫 '그날'은 서울올림픽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1988년 10월의 '지강헌 사건'이었다. 교도소 이감 중 호송버스에서 탈주한 일당 네 명이 북가좌동 가정집에서 일가족 6명에게 권총과 흉기를 들이대고 인질극을 벌이다 주범 지강헌이 사살되고 둘은 자살, 1명만이 생포된 비극은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당시 인질극은 TV로 생중계됐는데, 탈주범은 여러 말을 쏟아내는가 하면 지강헌은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듣고 싶다며 팝송 카세트 테이프를 듣기도 했다. 이 일은 이성재 최민수 주연의 영화 '홀리데이'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한 인질에게 밝혔던 지강헌 일당의 목표는 이른바 '연희궁'.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였다. '꼬꼬무'에 따르면 지강헌은 7차례에 걸쳐 현금 등 약 556만 원을 절도한 혐의로 징역 7년에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았다. 보호감호는 현재의 보호관찰과 다르다. 지강헌으로선 17년형이나 다름없는 형을 받은 셈. 그러나 당시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은 수백 억 횡령으로 재판에 회부됐으나 76억원 횡령이 인정됐고, 이에 7년 형을 받았다. 그마저도 3년여 살다가 풀려났다. 지강헌이 외쳤고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거기에서 나왔다.

일당의 마지막 생존자에게 인질이 직접 탄원서를 써준 사연 등이 하나하나 소개되며 그 날의 일을 생생하게 안방극장에 전했다. 인질들의 육성, 그들이 쓴 직접 쓴 탄원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지강헌이 거쳐간 다섯 곳 중 세 곳이 탄원서를 써줬고, 결국 15년 형을 구형받았던 일당의 생존자는 그보다 훨씬 적은 7년형을 받을 수 있었다.
장항준 감독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다 직접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셔서 희망의 빛을 벗 삼아 세상에 좋은 등대지기가 되길 기원한다"는 인질의 탄원서를 읽은 송은이는 "이들을 영웅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유가 왜인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뉴스 한 줄로 남은 실제 사건을 장성규 장도연 장항준이란 세 명의 이야기꾼이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전달하는 독특한 형식의 이날 SBS 스페셜은 예능과 교양의 신선한 접합점을 제시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지금도 유효하며 여전히 회자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희대의 유행어 역시 새로운 생각거리를 던졌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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