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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선구안' LG 홍창기에게는 특별한 '눈'이 있다

작성일: 2020.09.12 08:00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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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창기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성윤 기자] 메이저리그는 100년이 넘는 야구 역사를 자랑하지만, 볼넷을 기반으로 한 출루의 중요성을 말한 지는 2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안타로 1루를 얻어내는 것보다 눈으로 볼을 골라 1루에 도달하는 야구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출루율이라는 숫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는 FA(자유 계약 선수) 직전인 2013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112볼넷 출루율 0.423 107득점을 기록하며 리드오프로 스스로 가치를 높였고, 2014년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천만 달러 계약이라는 초대형 '잭팟'을 터뜨렸다.

타자들이 강세인 KBO 리그에서 출루율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이 대부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시작으로 KIA 타이거즈 최형우, NC 다이노스 박석민,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등이 4할대 출루율을 자랑하며 지표 최상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타자는 LG 트윈스 홍창기다. 5년 차 중고 신인인 홍창기는 10일 규정 타석 진입에 성공하며 출루율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1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홍창기는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출루율은 0.422에서 0.418로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최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홍창기의 '출루 질주'가 빼어난 선구안에 있다고 짚었다. 그는 "떨어지는 공을 참아내냐 못 참아내냐를 봤을 때 홍창기는 선구안이 좋다. 볼인 공이 스트라이크로 보이니까 방망이가 나가는데, 홍창기는 파울로 이를 커트하거나 기다린다. 너무너무 잘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슬럼프 없이 리드오프로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구안 관련 지표는 류 감독 말의 확실한 증거가 되고 있다. 홍창기 출루율의 기본은 '선구안'이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10일 기준으로 홍창기 순수 출루율(출루율-타율)은 0.137로 리그 전체 1위다. 타격이 아닌 볼넷으로 출루율을 높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트라이크를 2개 내주며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홍창기 선구 비율은 42.9%다. 역시 리그 전체 1위다.

홍창기는 11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출루율을 높이자고 생각했는데, 규정 타석에 들어간 뒤 순위표에서 높은 곳에 있으니까 조금 신기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선구안이 좋은 비결에 대해 "경기나 연습을 계속하다 보니까 생기는 것 같다. 타격 훈련을 할 때 볼인 공에 방망이를 휘둘러 본다. 맞는지, 안 맞는지를 보고 이 공이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 내가 방망이를 내야 하는지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떨어지는 볼은 어떻게 잘 참는지' 물었다. 홍창기는 아무렇지 않게 "일반적인 빠른 볼과 회전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볼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찰나의 순간에 볼의 회전을 파악해 스윙 여부를 판단하는 일은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능력이 아니다. '타고난 능력'일 가능성이 크다.
▲ 홍창기. ⓒ 잠실, 곽혜미 기자

류 감독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류 감독은 '타고난 동체 시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 감독은 "선구안은 타고나는 것도 있고, 추후에 훈련으로 개선되는 것도 있다. 일단은 타고나는 게 우선이다. 동체 시력이 좋아야 한다"며 삼성 라이온즈 시절 에피소드를 말했다.

류 감독이 삼성에 있던 시절, 삼성의 재활 시설인 용인 STC에 빠르게 지나가는 숫자 8개를 보는 훈련 시설이 있었다며 소개했다. 그는 "당시 나는 8개 숫자가 있으면 4개 정도밖에 알지 못했다. 그런데 같이하던 이승엽은 다 맞혔다. 8개 중 8개를 다 맞혔다. 최고였다. 그런 능력이 뛰어난 게 야구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투수의 공이 날아오는데 0.4~0.5초다. 그 안에 판단을 해야 하는데, 눈의 순발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류 감독이 강조한 '동체 시력'을 가진 선수가 홍창기인 셈이다. 짧은 순간 공의 회전을 보고 스윙할지, 기다릴지를 판단하는 능력은 '선천적인 능력'에 가깝다.

출루 부문에서 리그를 뒤흔들고 있는 홍창기는 큰 목표를 세우고 있지는 않다. 그는 "하루에 1안타 1볼넷, 2출루를 한다는 생각으로 하려고 한다. 3할 타율이 욕심이 나긴 하는데, 출루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출루율 타이틀은 욕심을 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TV로만 봤었는데, 같이 뛰게 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출루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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