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생얼+등산화…이세영 아니라 그녀에게 어울리길"[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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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를 두고 박승우 PD는 '진짜가 되어야만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웰메이드 타임크로싱 스릴러 16부작을 모두 챙겨본 시청자로서도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카이로스'의 이세영은 엄마 바라기에 씩씩한 행동파, 한애리 자체로 다가왔다고. 말쑥하게 빗어넘긴 짧은 머리, 말간 얼굴 덕에 촉촉한 눈망울과 섬세한 콧날, 또렷한 발음에 담긴 그녀의 마음이 더 확실히 느껴졌다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서면으로 진행된 그녀와의 일문일담을 옮긴다.
-2020도 바쁜 한 해였죠? 올 한해 돌아보면 어떤 마음인지 궁금해요. 안 믿어지지만 2021년 내년 서른을 맞는 소감도요.
"유난히 바쁜 한 해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안 믿어지신다고 하신 것처럼 저도 체감을 크게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원래 나이에 무딘 편이거든요. 저를 수식하는 나이가 강조되는 것보다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저 항상 어제보다 나은 오늘, 작년보다 나은 한 해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리고 2021년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유롭고 안전하게 일상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종영 소감이 궁금합니다.
"더 이상 촬영을 할 수 없어서 아쉬워요. 결과물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는데 애리와 ‘카이로스’를 떠나보내는게 아쉬워요."

"대본이 굉장히 흡인력이 있었어요. 전체적인 이야기도 매력적이었고, ‘한애리’라는 캐릭터도 여러 면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요소들이 있었어요. 대본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이 강한 상태에서 감독님을 뵀는데, 감독님과 대화하며 이 이야기가 어떻게 구현될지에 대한 기대감과 좋은 작품을 이끌어 주시겠다는 신뢰, 확신을 가질 수 있었어요."
-'카이로스'를 준비하며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요?
"일단 스토리가 중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서사가 촘촘하게 끌고 나가는 극이니까 인물이 돋보이기 보다는 극 안에서 자연스럽게 호흡해야 한다는 마음이었어요. 거기에 이세영이란 배우에 많이 익숙해졌을 시청자 분들께 애리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약간의 바람이 더해졌어요.
많은 분들이 말씀해 주시는 헤어컷도 그 중 하나였어요. 작은 부분이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 장면에선 등산화를 신는 등 생활감 느껴지는 디테일들에 많이 신경 썼어요. 편의점에서 물건을 옮기고 하다 보면 발을 다칠 수 있어서 실제로 등산화를 신어야겠더라고요. 스태프 반대가 심했는데 ‘진짜 애리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라는 마음으로 다가갔어요."
-단발에다 화장기조차 거의 없이 브라운관을 활보했는데 변신에 만족하나요. 개인적으로 몹시 잘 어울리고, 작품에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외적인 부분은 기본적으로 ‘애리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배우 이세영이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고 싶다는 바람보다는 한애리에게 가장 어울리는 스타일을 고민했어요. 애리는 치열하게 살아가는 공시생이에요. 머리 말리는 시간마저 아까울 것 같다고 생각했죠. 저의 변신이 단순히 이세영의 변신이라기보다는 애리가 갖고 있는 어떤 특성으로 표현되기를 바랬어요. 애리 그 자체로 보여지길 바란 거죠.
메이크업도 마찬가지예요. 애리라면 화장할 시간이 절대 없거든요. 화장한 티가 나면 보시는 분들 집중에 방해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메이크업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었지만 그게 화면에 보이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항상 모니터링했던 것 같아요.
캐릭터적으로 봤을 때는 제가 한애리에게 크게 한 발짝 다가가는 요소로 작용한 것 같고, 제 개인적인 만족도는 ‘백만퍼센트’예요.(웃음) 너무 편해요."

"맞아요. 장르는 비현실적이지만 애리는 땅에 붙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목표가 있으면 치열하게 다가가는 측면에서 닮았어요.
그리고 털털한 게 비슷해요. 처음엔 애리와의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헤어 커트를 한 건데, 막상 잘라보니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너무 편한 거예요. 편하고 실용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애리와 닮았다는 걸 느꼈어요. 의상도 애리 의상이 소지품이 많이 들어가서 너무 좋았거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혹은 대사는 뭔가요?
"전반적으로 6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6회에서, 미래의 서진이 미래엔 애리 엄마가 죽는다는 걸 알게 돼요. 하지만 선뜻 애리에게 엄마가 죽는다고 말을 못 하죠. 그러다가 과거의 애리가 여러 정황들로 미래에 엄마가 사망한다는걸 눈치채게 돼요. 그리고 서진을 다그쳐요. 엄마가 죽은 거냐고, 이택규가 죽인 사람 우리 엄마 맞냐고. 근데 그 장면에서 서진이 엄마를 구하려면 어디로 가라고 알려줘요. 애리는 그 슬픈 와중에 엄마를 살리려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걸 또 울면서 받아 적어요. 그리고 10시 34분이 돼서 그 통화가 끊기고 애리가 울부짖는데, 이 때 애리의 감정이 엄마를 '찾아야겠다' 에서, 엄마를 '살려야겠다'로 바뀌어요. 애리가 한 뼘 더 성장하는 큰 계기가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6회 엔딩에서, 미래의 서진이 애리 엄마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고 경찰에 쫓기다가 결국 잡혀요. 하지만 과거의 애리가 서진이 알려준 장소로 가서 엄마를 극적으로 찾게 되면서 미래가 모두 바뀌어요. 서진도 누명에서 벗어나고, 서진을 잡으려고 몰려든 경찰들도 다 잿더미로 사라지고. 두 사람의 공조가 서로를 돕고 있다는 걸 잘 보여준 회차라고 생각해서 기억에 남아요."
-시청률만 아쉬운 드라마라는 평에 공감합니다. 대신 그만큼 열띤 마니아들이 있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평가가 있다면요?
"개인적으로 '미쳤다'는 반응이 간결하지만 임팩트가 컸던 것 같아요. 후반으로 갈수록 '왜 벌써 끝나냐'는 반응도 인상적이었고요. 그리고 요즘은 빌런들에게도 나름의 애칭을 붙여주시면서 더 재미있게 시청을 하시더라고요. 극 중 신구 선생님의 악행이 드러날수록 '킬구'라고 칭하며 다 같이 더 몰입하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아! 그리고 저희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묵직하다 보니, 그것과는 조금 다른 현장을 담은 메이킹에도 많은 관심 보여주시더라고요. '감독님이 메이킹에 진심이다'라는 반응도 재미있었어요."
-한 달 전으로 되돌아간다면 혹시 바꾸고 싶은 게 있나요. 한 달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일단 한 달 전의 저는 한애리를 풀어내는데 매진하느라 한 달 후의 제 이야기에 귀 기울일 여유가 없을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그때의 제게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다면, 컨디션 조절 잘 해서 끝까지 촬영 잘 마무리하라고 해주고 싶어요. 집중력 유지하며 한 달 열심히 하고 푹 쉬자고 응원해 줄 거예요."

"‘한애리’ 라는 씩씩하고 용감한 친구를 남겨줬어요. 현재를 조금 더 소중하고 절박하게 살아갈 이유에 대해 되새길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 그리고 함께 작업한 감독님, 동료들과의 추억과 경험이요. 이건 사실 매 작품 언급하는데요, 작품을 통해 모든 인연이 소중하고 특별하기 때문에 매번 진심으로 얘기하게 돼요."
-2020도 바쁜 한 해였죠? 올 한해 돌아보면 어떤 마음인지 궁금해요. 안 믿어지지만 2021년 내년 서른을 맞는 소감도요.
"유난히 바쁜 한 해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안 믿어지신다고 하신 것처럼 저도 체감을 크게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원래 나이에 무딘 편이거든요. 저를 수식하는 나이가 강조되는 것보다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저 항상 어제보다 나은 오늘, 작년보다 나은 한 해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리고 2021년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유롭고 안전하게 일상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시청자들에게 한말씀!
"조금 복잡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저희 드라마를 사랑해주시고 끝까지 지켜봐 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해요. 미흡하지만 저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연말연시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새해에는 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어요.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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