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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차인표', 다 내려놓은 그의 진정성

작성일: 2021.01.05 08:05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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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차인표'.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적어도, 이미지를 완전하게 깨뜨리고 싶다는 차인표의 바람은 완벽하게 이뤄졌다. 새해 벽두를 장식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차인표'(감독 김동규)는 우리가 알던 차인표와 우리가 모르던 차인표, 그리고 어쩌면 그럴지도 몰랐겠다 싶은 차인표를 그린다. 웃음기보다는 애잔함에 방점이 찍힌 이 '웃픈' 코미디는 그의 전환점이 될 만한 작품이다.

배우 차인표는 1994년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서 신드롬적 인기를 얻으며 혜성같이 등장한 배우다. 다부진 남성미, 세련된 스타일, 반듯한 매너를 지닌 로맨틱 가이는 단박에 톱스타에 올라섰다. 멋들어진 섹소폰 연주, 검지손가락은 흔드는 포즈는 뜨거웠던 신드롬을 대변하는 이미지였다. 파트너 신애라와 결혼한 그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군복무를 마치는가 하면, 공개입양 꾸준한 기부활동과 사회활동으로도 모범적 이미지와 신뢰를 쌓았다. 정계에서도 늘 눈독 들이는 호감형 스타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들어 이렇다할 연기 활동이 없었다. 2019년 넌버벌 코미디팀 옹알스의 라스베이거스 무대 도전을 그린 다큐멘터리 '옹알스'를 연출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영화는 이런 차인표를 절반쯤 가져와 출발한다. 극중 대스타였던 '차인표'는 '4대천왕' 같은 타이틀에 집착하면서 예전같지 않은 자신의 처지를 실감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한다. 눈과 어깨에 들어간 힘은 좀처럼 빠지질 않고, 아직도 소싯적 손가락 흔들기를 하며 자아도취에나 빠진다. 그는 모범적 이미지 탓에차마 드러내지도 못하고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조용히 분투하는데, 그 분투란 사실 오랜 시간 함께한 매니저 아람(조달환)을 닥달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뜻밖에 건물 붕괴현장에 고립되고, 내가 갇혔다고 말도 못할 상황에 놓인다.

'차인표'는 참신한 기획이다. 현실과 허구, 그 어디쯤의 실제 스타를 가져다 극한 상황에 던져놓고 웃음을 유발한다. '차인표'란 제목이지만 전성기를 지나 쓸쓸히 잊혀가는 많은 스타들의 이름을 그 자리에 넣어도 될만큼 페이소스가 진한 블랙코미디이기도 하다. 5년 전 제안을 거절하고 고심 끝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차인표는 스스로를 던지다시피 하며 작품에 임했다.

▲ 영화 '차인표'. 제공|넷플릭스
그러나 과연 높은 부합하는 결과물인지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영화 '차인표'는 현실이라기엔 과장이 심하고, 작정한 코미디라기엔 수위가 어정쩡한 줄타기 탓에 맘껏 애잔해 하기도, 맘껏 웃기도 묘한 B무비가 되고 말았다. 예측불허의 붕괴사고 이후, 어찌된 일인지 영화는 다음 걸음을 제대로 내딛지 못한다. 단조로운 상황과 설정이 반복되며 지리하게 시간을 끈다. 뜸을 너무 들인 탓에 클라이막스의 재미도 반감된 느낌이다. 기꺼이 힘을 보탠 신애라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위로,'진정성'을 중심에 둔 주제의식은 돋보이지만, 기왕 보여주기로 한 파격이라면 조금 더 웃겼으면 어땠을까. 

이 가운데 확인하게 되는 건 '짤부자'로 통하는 차인표란 배우의 여전한 에너지다. 센스 넘치는 대사나 상황 없이 대부분의 웃음 포인트를 차인표의 개인기에 의존하는데, 그의 너무나 '진정성' 넘치는 열연 덕에 일단 모아 저장하고 싶은 주옥같은 '짤'들이 수도 없이 추가로 등장한다. 그의 분노의 양치질과 분노의 머리감기를 사랑한 관객이라면, 반백살을 훌쩍 넘긴 분노의 푸쉬업과 에너지 빔이라도 쏠 듯한 눈빛, 처절한 고백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이 영화의 미덕은 '차인표'를 위해 자신을 던진 차인표다. 영화는 작품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다는 차인표의 진정성 자체다.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시간46분.

▲ 영화 '차인표'.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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