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스포티파이 합의 그후…음원 플랫폼 '진짜 전쟁'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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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는 12일 0시 아이유. 임영웅, 지코, 세븐틴 등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유통하는 가수들의 음원들의 서비스를 재개했다. 국내에서는 론칭 후 첫 서비스이며, 해외에서는 지난 1일 라이센싱 계약 만료를 이유로 한 서비스 전면 중단 이후 약 열흘 만이다.
카카오엔터와 스포티파이는 최근 글로벌 라이센스 재계약 협의를 마치고 국내외 음원 서비스에 합의했다. 팽팽한 힘겨루기를 끝내고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극적 합의를 두고 여러 설이 나오고 있지만 양측은 "명분 없는 싸움을 끝내고 서로 취할 건 취하자"는 결론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계약 만료를 이유로 마찰을 빚어왔다. 카카오엔터에서는 스포티파이가 자사에만 유리한 조건이 담긴 계약을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반대로 스포티파이에서는 카카오엔터의 모회사인 카카오가 운영 중인 국내 1위 음원 플랫폼 멜론의 점유율을 위해 카카오엔터가 스포티파이를 견제하고 있다는 반대 이야기가 나왔다.
여러 이유로 타결이 어려운 것처럼 보였던 양측의 줄다리기는 '협의'로 극적 봉합됐다. 양측 모두 "얻을 것 없는 싸움을 그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점차 해외에서 덩치를 불려 가는 K팝 팬덤을 붙잡기 위해서는 카카오엔터의 K팝 음원 유통이 절실했다. 국내 정식 서비스 시작 두 달이 다 되도록 국내 음원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반쪽 론칭'에 불과했다는 것도 스포티파이에게는 불리한 점이었다.
반면 카카오엔터 역시 잃을 것이 많았다. 스포티파이에서 K팝 음원 서비스가 중단되자 해외 K팝 팬들은 트위터 등 SNS에서 '스포티파이카카오엠'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스포티파이에 K팝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운동을 벌였다. 팬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카카오엔터에 음원을 유통하는 일부 가수들과 소속사의 불만이 커지면서 "유통사를 옮기겠다"는 압박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에픽하이의 타블로의 경우 직접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스포티파이와 카카오엔터의 협상 결렬으로 우리 뜻과 무관하게 에픽하이 새 앨범의 글로벌 서비스가 중단됐다"며 "누구 잘못인지를 떠나, 기업들이 예술보다 욕심을 우선할 때 왜 항상 아티스트와 팬들이 고통받아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결국 카카오엔터로서도 'K팝 가수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생태계를 지킨다'는 명분이 사라지면서 스포티파이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양측의 계산이 어떻든 카카오엔터와 스포티파이의 협의가 갖는 의미는 크다. 양측의 합의는 갈등 봉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경쟁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 스포티파이는 수많은 해외 음원에 국내 음원까지 보유하면서 2016년 한국에 진출한 애플뮤직과는 시작부터 다른 '글로벌 공룡'의 국내 시장 진입을 이뤄냈다. 물론 스포티파이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개인화'가 이미 국내 플랫폼에 익숙해진 음원 사용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파고들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멜론을 비롯한 지니, 벅스 등 국내 서비스 업체들은 이제 국내 사용자들의 엄중한 선택을 기다리는 시험대에 섰다고 볼 수 있다.
양측의 협상으로 스포티파이에서도 국내 음원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으면서 이제 스포티파이와 멜론 등 국내 플랫폼들이 동일선상에서 정면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 국내 음원을 위주로 듣는 사용자들의 경우 스포티파이를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물론 스포티파이의 경우 요금제가 국내 플랫폼보다 다소 비싸다는 지적도 있지만 비교적 비슷한 상황에서 경쟁하게 된 만큼 사용자들의 이동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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