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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기획-그래미 간 BTS①]수상 불발에도…방탄소년단이 얻은 것들

작성일: 2021.03.16 06:40 장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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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미 어워드' 레드카펫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드' 후보 지명으로 K팝의 새 역사를 썼다.

방탄소년단은 14일(현지시간) 유튜브로 생중계된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프리미어 세리머니'에서 '다이너마이트'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이 불발됐다.

이날 '그래미 어워드'의 선택은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가 함께한 '레인 온 미'였다. 방탄소년단 역시 이들과 함께 유력 수상 후보로 점쳐졌으나 아쉽게 수상 지명에만 만족해야 했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올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은 빛나는 자취를 남겼다. 한국 대중가수가 '그래미 어워드'에서 후보에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에 앞서 조수미가 '클래식 최고 음반상', 황병준이 '클래식 최고 기술상', '최우수 합창 퍼포먼스'를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순수 예술이 아닌 대중 예술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처음으로 '그래미'의 선택을 받았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2012년 신설된 그래미 팝 장르 세부 시상 분야 중 하나로, 듀오·그룹·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뮤지션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출신 보이그룹이 후보에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수상의 영광을 안은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가 함께 부른 '레인 온 미'는 지난해 빌보드가 꼽은 최고의 노래다. '그래미 어워드'도 곡의 완성도와 두 사람의 완벽 호흡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테일러 스위프트 '에그자일'은 그의 가수 커리어 중에서도 가장 좋은 평가를 얻은 곡이다.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컬래버레이션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한 쟁쟁한 곡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래미 어워드'는 차트 성적, 대중적 인기 등 상업적 결과보다는 음악적 성취에 더욱 집중하는 시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1위를 차지했고, 현재까지 상위권에서 메가히트 롱런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그래미 어워드' 후보로 오르면서 상업적 성공은 물론, 음악적으로 예술적 성취까지 이룬 팀이라는 것을 인정받은 셈이 됐다. 

특히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백인 남성들이 중심이 된 시상식을 꾸리며 '화이트 그래미'라는 비아냥을 얻었던 '그래미 어워드'의 변화도 감지된다. '그래미 어워드'는 백인이 아닌 비영어권 아티스트, 그것도 댄스 가수에게는 유난히 박했다. 이미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각각 4년 연속, 3년 연속 수상했지만, '그래미'만은 유독 방탄소년단을 허락하지 않았다.

2019년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수록된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를 시작으로 숱한 기록을 갈아치우기 시작한 방탄소년단이었지만 '그래미 어워드'는 방탄소년단에게 인색했다. 다만 2019년에는 시상자로, 지난해에는 합동 공연 퍼포머로 방탄소년단을 초대하며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은 인정하는 듯했다. 지난 2년이 '간보기'였다면, 올해는 달랐다. 

최근 몇 년간 여러 부문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긴 했지만 반복되는 논란과 유색인종 아티스트 차별로 오명을 씻기 쉽지 않았던 '그래미 어워드'는 방탄소년단을 후보와 단독 퍼포머로 초청하면서 이들을 'K팝 슈퍼스타'가 아니라 '팝 슈퍼스타'로 인정했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드'의 철옹성에 큰 균열을 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대중가수 최초 후보 지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은 그들이 K팝을 넘어 팝의 주류에 진입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지금 가장 유행하는 음악'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차트라는 빌보드 '핫 100' 1위를 거머쥔 것에 이어 '그래미 어워드' 후보 지명까지 이뤄낸 것은 지금 미국 시장이 방탄소년단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다. 깐깐한 조건으로 음악인들에게조차 '성지'로 통하는 '그래미 어워드'가 마침내 방탄소년단을 후보로 품었다는 것은 방탄소년단을 팝 가수로 정통성을 인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 '그래미 어워드' 레드카펫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드' 수상이 불발되며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그랜드 슬램'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이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4년 연속, 3년 연속 수상한 바 있다. 팬덤의 투표 결과가 반영되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빌보드 차트 성적이 기본이 되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달리, 전문가들이 평가한 '그래미 어워드'는 수상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는 것이 어려운 사실이다.

수상 불발 이후 전문가들은 전 세계를 휩쓴 방탄소년단의 어마어마한 대중적 인기와 팬덤으로 오히려 '다이너마이트'에 점수를 주지 않은 것인지 우려가 제기됐다. 인기곡일수록 '그래미 어워드'가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는 공식도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쓴 '블라인딩 라이츠'를 부른 위켄드를 모든 분야에서 '스넙'하며 그 어떤 후보에도 올리지 않은 것도 좋은 예시 중 하나다. 

올해는 '그래미 어워드'의 선택이 달랐지만, 방탄소년단에게는 '제64회 그래미 어워드' 수상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방탄소년단은 아쉬운 '그래미 어워드' 수상 결과를 받아들고 "아미 사랑해 알러뷰"라고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쏟아부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남기는 동시에 내년 시상식 각오를 다졌다. '슈가가 말하면 현실이 된다'고 해서 방탄소년단의 '드림보이'라 불리는 슈가는 "올해 더 열심히 달리자"라고 올해 새로운 성과로 내년 '그래미 어워드'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그래미' 후보로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드'에서 무대를 꾸몄다. 이번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은 카디 비, 도자 캣, 빌리 아일리시, 두아 리파, 매건 더 스탤리언, 포스트 말론, 해리 스타일스, 테일러 스위프트, 로디 리치, 디베이비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과 함께 단독 퍼포머로 초청되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방탄소년단은 가장 꿈꿔왔던 무대인 '그래미 어워드' 입성에 성공했고, 자신들이 그토록 바라던 그룹상 후보에 올랐고, 세계적인 팝스타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며 주류 팝 시장에 우뚝 섰다. 후보 불발 다음은 수상일 수밖에 없다. '그래미 어워드'에서 팀의 현재와 앞으로 계속될 전성시대를 선언한 방탄소년단의 내일에 기대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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