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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화 보다 눈물이" '자산어보', 흑백필름에 담은 시대와 사람[종합S]

작성일: 2021.03.18 17:26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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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자산어보'의 주역들.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

이준익 감독과 설경규 변요한 이정은이 뭉친 흑백 미학의 영상 수묵화, 영화 '자산어보'가 베일을 벗었다.

18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자산어보'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과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 등 출연진이 참석했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사도' '동주' 박열'의 이준익 감독이 다시 한 번 역사와 시대 속의 사람을 묵직한 필체로 그렸고, 배우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 등 신뢰의 배우들이 함께했다. 조우진 류승룡 최원영 강기영 등 믿음직한 스타들이 곳곳에서 힘을 더하며 재미를 더했다.

이준익 감독은 "실존인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쓸 때나 영화를 다룰 때나 함부로 찍어나갈 수 없었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1번, 조선에 서학이 들어오면서 사건이 벌어지고 튕겨나온 인물에서 출발한다. 약용 약전은 기록이 있었지만 창대는 기록에 이름만 있고 언급한 몇몇 구절만 있을 뿐이라 창대와 관련한 것은 모두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준익 감독은 이어 "고증과 허구가 함께 있는, '자산어보' 서문을 바탕으로 한 창작물이라는 자막을 처음에 깔았다"면서 "조선시대를 흑백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서 고집해서 흑백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첫 흑백영화인 '동주'를 통해 윤동주의 시를 영상으로 옮겼던 이준익 감독은 이번에는 정약용의 한시, 글을 흑백의 화면으로 옮겨내 눈길을 모았다.

이 감독은 "조선시대의 시는 단순히 문학적 가치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세계관을 펼쳐내는 도구로 폭넓게 사용됐다. 어찌보면 배틀하듯도 한다"며 "모두 정약용 선생이 쓴 시다. 사실 배틀 장면도 정약용의 시를 차용했다. '애절양'이라는 시는 아예 장면화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시대를 아파하지 않는 시는 시가 아니다"는 말을 인용하며 "'동주' 역시 자신의 부끄러움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시대를 아파하는 시대정신이 있다. 정약용이 시나 윤동주의 시나 다르지 않다고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영화가 흑백영화같지 않다"며 "많은 컬러가 느껴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설경구는 '자산어보'를 통해 데뷔 후 첫 사극에 도전했다. 유배지 흑산도에서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호기심 많은 학자 정약전을 연기했다. 그는 "실존인물, 큰 학자의 이름을 배역으로 쓴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운을 똈다.

설경구는 이어 "약전에 대해서 연구하고 공부했다기보다는 섬에 들어가서 감독, 스태프, 배우들과 잘 놀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다"며 "사극이 처음이라서 거기에서 오는 초반. 감독님이 잘 어울린다고 하셔서 그 말을 믿고 했다. 모든 걸 믿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설경구는 이준익 감독과의 첫 만남, 첫 사극 도전에 대해 "뭔지도 모르고 다짜고짜 책을 달라고 했다. 사극이라고 하더라. 사극 한 번도 안 해 봤다고 했다"며 "10일 있다가 받은 것이 '자산어보'였다. 이준익 감독이라 선택이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사극이어서, 제의가 있었는데 사극이 어려워서였는지 겁이 나서 그랬는지 미루다 미루다 하게 됐다"며 "나이를 먹고 하니까 괜찮았던 것 같다. 다른 사극과 다르게 섬에서 하다보니 더 똘똘 뭉쳐서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재밌고 즐거운 작업이었다. 한번만 더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사극은"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쓰는 데 큰 도움을 준 어부 청년 창대 역을 맡은 변요한은 "방금 영화를 봐서 사실 정신이 없다. 잘했다 못했다 좋다가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변요한은 "서툴지만 진실되게 연기하려 노력했다"라면서 "제가 연기하고 제가 눈물을 흘려 버렸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에 대해 "연기를 잘했다 못했다가 아니라. 영화를 봤는데 영화가 너무 좋았다. 그렇기 때문에 눈물이 났다. 그게 전부다"라고 언급하기도.

그는 "오랜만에 인사리는데 4년 만에 마스크를 끼고 뵙는다. 아쉬운 마음이 있다"며 "예전같았으면 참았을 텐데 마음 가는 대로 울고 싶었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니까"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변요한은 "코로나 때문에 영화관도 많이 줄고 그런 이야기가 들을 때마다 기분이 안 좋기는 하다. 영화배우가 꿈이었는데 이렇게 되니"라면서 "우리 영화는 3월 31일에 개봉한다. 원래 영화관에 영화가 나오듯이 자연스럽게 나온 우리 영화를 자연스럽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정은은 지낼 곳 없던 정약전을 물심양면 돕는 흑산도 여인 가거댁 역을 맡았다. 이정은은 "유배 온 정약전의 든든한 지킴이인 섬 주민을 대표해서 도시와 다른 섬의 정서를 전달해주고 창대와 유대관계를 맺게 해 주는 중간자라고 생각했다"며 "맨 처음 감독님을 뵈었을 때 도표를 보여주시더라. 창대와 정약전 사이에 제 얼굴이 들어가서 그들의 관계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주셨다. 그런 관계를 유지하는 데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극중 가거댁과 정약전의 친밀한 관계 역시 눈길을 모았다. 사실 이정은과 설경구는 대학 선후배로 이미 가까운 친분이 있던 사이.

이정은은 "학창시절부터 오빠가 군대 제대한 뒤 저랑 학교를 같이 다녔다. 그때는 이런 관계로 발전할 줄 몰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친하다보니까 어떻게 하면 연인 연기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친하니까 다 해보게 되더라"며 "오붓하게 기대는 신은 감독님이 이야기해 주셨다. 스스럼없으니까 다 해볼 수 있어서 생각보다 좋은 장면을 얻은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이정은은 이어 "좋아하는 영화 '일 포스티노'가 있다. 우체부가 보여지는 것을 글로 못 옯겼을 뿐이지 많은 걸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생각을 하니 두 인물이 이해가 되더라"라고 '자산어보'를 언급하며 "이런 걸 보고 싶어하는 분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음 편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영화 '자산어보'는 오는 3월 31일 개봉한다.

▲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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