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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로 연기인생 전후 나뉠 것"…10년차 배우 곽동연의 재발견[인터뷰S]

작성일: 2021.05.03 08:20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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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빈센조'에 출연한 배우 곽동연. 제공ㅣ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지질하고 지독한 빌런, 머리로는 안 된다고 외치지만 마음으로는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알고 보니 그저 사랑이 고팠던, 한없이 여린 존재. 괜스레 애틋하고 코끝이 찡하다. 이처럼 미워할 수밖에 없는 인물을 미워할 수 없게 그려냈다. 데뷔 10년 차의 연기 포텐셜을 보란 듯이 터트린 배우 곽동연의 이야기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를 끝낸 곽동연은 지난 4월 29일 스포티비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빈센조'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시청자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7~8개월 정도 촬영했는데 매번 즐겁고 행복했다. 결과물까지 많은 사랑을 받게 돼서 저희가 한 작업이 더 의미 있게 만들어진 것 같다. 늘 되새겨봐도 앞으로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은 확신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 2일 종영했다. 곽동연은 극 중 바벨그룹의 허수아비 회장 장한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장한서는 언뜻 보면 두려울 게 없어 보이는 재벌 2세지만, 형 장준우(옥택연)의 폭력성에 번번이 무릎을 꿇고 마는 인물이다. 목숨 부지만이 목적인 삶 속에서 친형으로 삼고 싶은 빈센조(송중기)를 만나면서 성장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한서는 형에게 지배당해서 주체적인 의식이라곤 없는 삶을 살았어요. 정말 산송장 같았을 거예요. 한서에게 내 삶을 온전히 영위할 수 있는 '생존'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한서가 빈센조를 만나고 희망을 느낀 것도 '저 사람이라면 나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아닐까 싶었죠. 하지만 한서도 악인이죠. 억압당하는 삶을 살았지만 그건 변명거리라고 생각해요. 빈센조를 만나고 금가프라자 사람들에게 정을 느끼고 변화하는 모습들은 개인적으로 안타깝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어요."

곽동연은 치밀한 캐릭터 해석으로 장한서의 내면을 표현했다. 이에 디테일을 살린 스타일링을 더하면서, 현실에 존재할 법한 장한서를 완성했다. 곽동연은 "깃이 높은 셔츠와 그걸 조이는 카라핀이 핵심이었다. 스스로 나의 권위를 알리고 싶어 하는 욕구를 표현하면서도, 늘 옥죄인 모습을 이미지로 보여주고 싶었다. 슈트도 최대한 비싸고 화려한, 딱 봐도 부티 나는 걸 찾아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곽동연은 장한서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감히 '인생 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곽동연을 다시 봤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이에 곽동연은 "대본에 제시된 감정을 멋 부리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독단적으로 튀거나 돋보이려 하지 않았어요. 장한서라는 인물이 왜 나와야 하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오버하지 않으려고 애썼죠. 개인적으로 '너무 어린 회장 아닌가'라는 안 좋은 반응이 있을까 봐 걱정했어요. 그래도 이질감 없이 잘 넘어간 것 같아요. 그 부분은 살짝 칭찬해주고 싶네요."

장한서는 끝내 죽음을 맞이했다. 예상했지만 안타까운 결말이다. 곽동연은 "한서는 다양한 과정을 거쳐서 마침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인간이 됐다. 작품으로서도 한서에게도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기구한 운명을 타고나서 정말 다이나믹한 삶을 살았는데 좀만 더 착하게 살았으면 안 죽었을 텐데, 고생이 많았다"고 전했다.

▲ tvN '빈센조'에 출연한 배우 곽동연. 제공ㅣ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성장하는 장한서와 함께 곽동연도 꾸준히 자랐다.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만난 덕분이다. 곽동연은 "장한서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분명히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저 혼자 머리를 싸매면서 연기해서 성장했다는 것보다는 너무 존경하고 뛰어나신 선배님들과 함께했고 그분들의 연기를 방송과 현장에서 본 과정이 제게 큰 자산이 됐다"고 밝혔다.

먼저 곽동연은 빈센조 역의 송중기와 호흡을 맞춘 소감으로 "현장의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은 선배님한테 한 번쯤은 설렜을 것 같다. 너무나 섬세하게 배려해주셨고, 강행군으로 지치셨을 텐데 한 번도 내색하지 않으셨다. 현장과 드라마가 너무 좋아서 힘들지 않다고 하시더라.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선배님의 매력이다. 누가 봐도 멋있는 분이셨다"고 얘기했다.

한승혁 역의 조한철, 최명희 역의 김여진에 대해서는 "초반에는 바벨, 우상 쪽과 촬영을 많이 했다. 제가 까마득한 후배고 막내이지 않나. 그런데 제가 해보고 싶은 애드리브를 다 포용해주셨다. 선배님들의 배려 덕분에 완성된 장면도 많다. 온화하고 행복한 작업 현장을 구현해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김희원 감독님을 정말 존경한다"고 밝힌 곽동연은 "제 연기 인생을 감독님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다. 어떤 연기를 해야 하는지, 어떤 면을 짚어야 하는지, 배우로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대본을 볼 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A부터 Z까지 감독님만의 노하우가 있으셨다. 그걸 배울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고 강조했다.

곽동연은 '빈센조'로 '대표작'과 '인생 캐릭터'를 얻으며, 오래 회자될 필모그래피를 추가했다. 곽동연은 '빈센조'가 자신에게는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유의미한 작품이 되길 바랐다.

"오랜만에 마음껏 뛰어놀고 행복하게 연기했던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도 '코로나19로 힘들 때 '빈센조' 보면서 재미있게 지냈던 거 기억해?'라고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힘든 시기에 답답함이 해소되고 재미를 얻어가신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해요."

'빈센조'의 화제성과 인기가 대단했던 만큼, 시즌2를 소망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곽동연은 "너무 꿈같은 얘기지만 꼭 이뤄졌으면 한다. 항상 염원하고 있다. 시즌2에서는 빈센조가 제2의 바벨을 다시 깨부수면 좋겠다"고 말했다.

▲ tvN '빈센조'에 출연한 배우 곽동연. 제공ㅣ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곽동연은 올해 데뷔 10년 차를 맞았다. 꼭 아이돌이 될 줄 믿었던 소년은 '끝을 보고 싶다는 욕망'으로 오랜 세월을 달렸다. 그리고 24살의 청년이 된 지금, '과하지 않은 욕심'으로 10년, 20년 후까지 바라보는 배우가 됐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일을 사랑해서'인 것 같다"고 운을 뗀 곽동연은 "예전에는 매 작품 목숨을 걸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만족하지 못하는 한 신 때문에 너무 괴로워하고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까, '이거 잘못하면 지쳐서 떨어져 나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촬영하고 지나간 신은 매달리지 않고 다음 신을 잘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다. 자신을 박하게 대하고 채찍질을 하는 게 좋은 배우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누가 칭찬해 주시면 감사하게 들으려고 한다. 스스로 긴장하면서도 자신을 유하게 대하는 태도가 일을 오래 하기에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로 만난 곽동연은 단단하고 건강했다.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10년 내공이 꽉 차 있었다. 곽동연은 남은 20대를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묻는 말에도 허투루 답하지 않았다.

"언젠가 인생이 뜻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느꼈어요. 남은 20대도 예상치 못한 재밌는 일들을 많이 마주하겠지만 크게 당황하지 않고 스스로 중심을 잡고 지탱해서 건강하고 재미나게 보내고 싶어요."

곽동연은 '질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한다. 매 작품에서 탁월한 이미지 변신을 꾀하며 무섭도록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 그의 미래를 확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항상 스스로 하나에 국한되지 않으려고 주문을 걸어요. 하고 싶은 장르는 굉장히 많아요. 풋풋한 멜로도 해보고 싶고, 장르물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무엇보다 10년, 20년, 앞으로 쭉 연기하면서 '이번에도 새롭네'라는 기대감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notglasse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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