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루카', 韓애니메이터들이 밝힌 비하인드…"한국적 콘텐츠 하고 싶다"[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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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 '루카'(감독 엔리코 카사로사)는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 바다 밖 세상이 궁금하지만, 두렵기도 한 호기심 많은 소년 '루카'가 자칭 인간세상 전문가 ‘알베르토’와 함께 잊지 못할 모험을 하는 이야기다. 피부에 물이 닿으면 바다 생물로 변하는 두 소년이 바다를 떠나 인간 마을에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루카'에 참여한 애니메이터 조성연, 김성영은 9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재택 작업으로 집에서 만들어서 가족들과의 추억이 많이 어려있는 작품이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며 개봉을 앞둔 뿌듯한 소감을 전했다.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는 '루카'에서 빛으로 명암을 주고 시간과 공간, 장소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업을 담당했다.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조명, 카메라 움직임, 샷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촬영 디자인을 담당했다. 구체적으로는 오프닝 시퀀스, 밤하늘을 바라보며 상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시퀀스, 레이스 시퀀스 중 일부를 김성영이 담당했고, 두 친구가 달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시퀀스, 밤과 하늘 등의 신, 사람이 몬스터로 변하는 시퀀스 등에 직접 참여했다. 두 사람의 작업 분량만 1년 반 가까이 재택으로 이뤄졌고, 영화의 총 제작 기간은 4~5년 가량이 걸렸다고 한다.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는 "레퍼런스를 많이 참고했다. 이탈리아 풍경을 위해 그 곳의 타임랩스 동영상을 보며 어떻게 해가 뜨고, 지고, 시간대 별로 해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반영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인상 깊었던 것이 빨래가 골목마다 널려있던 모습이었다. 감독님도 그 모습을 활용하길 원해 빨래 그림자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저는 '루카'로 이탈리아를 처음 가봤다.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조가 인상적이었는데, 아이들이 지붕과 지붕을 이동하는 동선은 마을의 이같은 특이한 구조를 이용해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루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스태프들이 재택 작업을 해서 완성한 작품이다. 두 애니메이터는 "그래서 기존 픽사 영화와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며 "미국에서는 집에서 디즈니+를 통해 볼 수 밖에 없다. 큰 스크린으로 볼 때 어떻게 느껴질 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디즈니·픽사는 완벽한 재택 작업을 위해 세심한 시스템들을 도입했다. 모든 애니메이터들이 같은 색감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모니터와 스크린의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VR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큰 스크린을 염두해서 작업하는 편이다. 그런데 클로즈업 샷은 모니터에선 괜찮은데 스크린에선 정말 거대하게 보일 때가 있다. 재택을 하면서 VR 헤드셋을 쓰고 극장에 앉아서 확인하는 듯한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앞으로 나올 영화에도 종종 사용될 것 같다. 생산성에 마이너스는 없었다. 많은 것을 조율하며 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는 "저희는 각자의 모니터를 회사에서 가져와서 작업하는데 색깔이 정확해야 한다. 회사에서는 한 모니터로 체크할 수 있었다. 집에서는 자동으로 맞춰주는 시스템이 많이 도움 됐다. 화상 채팅도 활발하게 됐기 때문에 문제는 특별히 없었다"고 말했다.
'루카'는 상상 속 바다 세계를 구현한 만큼 여러 면에서 사실과 상상을 오가는 연출을 고민했다고 한다.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는 "실제로 감독님이 자기 친구였던 알베르토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만든 작품이다. 감독님의 어린 시절로 간 셈이다. 그 때 고증을 많이 했다. 당시의 전경이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가장 많이 확인했던 것은 상상 속 세계다. 동심 속 상상의 부분을 어떻게 연출할지 고민했다"며 "특히 알베르토라는 캐릭터는 누군가의 인생에서 꼭 한 명씩은 있지 않나. 내가 하지 못하는 걸 푸시 해주는 인물이다. 그런 걸 떠올리게 하면서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특히 디즈니·픽사는 전세계의 모든 연령대를 관객으로 삼는 만큼 작품 속 문화권 표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루카'에서도 이탈리아의 문화를 사실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이탈리아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관련 부서가 있다. 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그 분들에게 자문을 구한다. 이번에도 이탈리아의 대표적 문화인 젤라또와 빨래 등을 넣었다. 정기적으로 영화를 보여주며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 최대한 문화에서 잘못 표현되는 부분이 없도록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가능하면 문화를 다룰 때 최대한 무례하지 않게 다루려고 한다. 가능하면 중요 결정권자 중 한 명은 해당 지역 출신을 꼭 넣어서 해당 문화권의 디테일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애니메이터는 글로벌 제작사인 디즈니·픽사에서 한국인으로 근무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어떤 나라에서 왔는지 따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너무 많은 나라에서 온 스태프들이 함께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최근에는 '기생충'으로 한국에서 감독님을 초빙해 스크리닝과 큐앤에이를 진행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해 대단히 관심이 높아졌구나 싶어서 그런 부분에 대한 자부심이 많이 생겼다"며 "글로벌 스튜디오에서 좀 더 리딩하는 스킬과 자질을 배워서 좀 더 많은 부분을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는 "한국인 감독 두 분 계신다. 픽사에 이미 여러 외국인 스태프들이 많다. 한국인으로서 편안하게, 외국인이라는 것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작업하고 있다"며 "많은 한국인 아티스트들이 있고, 감독님도 있으니 언젠간 한국적인 콘텐츠를 하지 않을까 싶다. 꼭 하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

더불어 두 애니메이터는 작업을 하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에 대해서도 흐뭇한 웃음으로 답했다.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창작했던 파트가 누군가에게 꿈을 심어주거나 그 부분에 감동했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그 때 보람이 가장 크다. '소울' 같은 경우 낙엽이 떨어지는 장면에서 심혈을 기울였는데 가수 이적 님의 인터뷰에서 '이 부분에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보고 보람이 컸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이어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는 "아이가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영화여서 너무 좋다. 아이 친구들이 '너희 엄마 이거 했어?' 이러면 되게 뿌듯하고 보람있다. '잘했구나. 힘들었지만 재밌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관객 분들이 여행을 못가서 답답한 부분이 많으실텐데 큰 스크린에서 이탈리아의 풍광을 즐겨보시기 딱 좋지 않을까. 그런 느낌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루카'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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