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SPO 대구]그래도 ‘삼성’ 레전드인데…쓸쓸히 지나간 故 장효조 10주기

작성일: 2021.09.08 05:05 고봉준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故 장효조(오른쪽)와 이만수가 2010년 7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에서 나란히 시타자와 시포자로 나섰다.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고봉준 기자] 삼성 라이온즈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외야 관중석 왼편에는 중심을 지키는 번호가 있다. 백넘버 10번이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양준혁의 업적을 기억하기 위해 삼성은 2010년 양준혁의 은퇴와 맞춰 그가 달고 뛰던 10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10번에는 또 다른 전설의 역사도 함께 묻어있다. 고(故) 장효조의 발자취다.

‘타격의 달인’ 그리고 ‘안타 제조기’라는 별명으로 더욱 유명한 장효조는 2011년 9월 7일 눈을 감았다. 현역 시절 누구보다 노력하는 악바리 근성으로 그라운드를 호령했지만, 갑자기 찾아온 간암을 이겨내지 못했다.

하늘이 너무나도 빨리 데려간 장효조는 삼성 야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56년 7월 6일 부산에서 태어난 장효조는 10살 때 대구 삼덕국민학교로 진학하면서 야구와 연을 맺었다. 그리고 대구중과 대구상고를 거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유망주로 자리매김했다. 1973년 황금사자기 우수선수상과 타격상, 봉황대기 타격상 모두 대구상고 2학년 장효조의 몫이었다.

이어 한양대를 졸업한 장효조는 실업야구를 거쳐 1983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로 데뷔했다.

고향과도 같은 대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장효조는 월등한 타격 기술을 앞세워 독보적인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데뷔와 함께 93경기 타율 0.369 18홈런 62타점 61득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남겼고, 이후로도 평균 3할 중반대의 고타율을 놓치지 않았다. 1985년 삼성의 전·후기리그 통합우승의 주역 역시 장효조였다.

그러나 장효조는 1988년 말 이른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파동’으로 삼성을 떠났다. 앞서 연봉 협상 문제로 구단과 계속 갈등을 겪던 터였는데, 장효조를 비롯해 故 최동원과 김용철 등 선수협 결성을 주도한 인물들에게 트레이드 철퇴가 내려지면서 정든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삼성이 아닌 롯데 자이언츠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간 장효조는 결국 3년 뒤인 1992년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프로야구 출범 후 최고의 교타자로 불린, KBO리그 통산 타율 1위(0.331) 타이틀을 지닌 이의 쓸쓸한 퇴장이었다.

▲ 장효조가 떠난 2011년 9월 7일 대구구장에서 진행된 추모식. ⓒ삼성 라이온즈
이처럼 삼성은 장효조를 쉽게 내쳤지만, 장효조는 삼성을 잊지 못했다. 롯데에서 타격코치를 지내다가 2000년 기쁨을 안고 삼성 타격코치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삼성을 떠났다가 2005년 스카우트로 복귀했고, 이후 2군 타격코치와 사령탑을 지내면서 삼성 후배들을 양성했다.

장효조와 삼성의 인연은 그러나 다시 끊기고 말았다. 삼성 2군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1년 생각지도 못한 간암 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얼마 뒤 세상과 작별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그 사이 프로야구에도, 삼성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KBO리그는 어느덧 출범 40년 역사를 맞았고, 삼성은 장효조가 떠난 2011년부터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하며 명문 구단의 기틀을 다시 세웠다.

그러나 10주기를 맞던 2021년 9월 7일.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조용했다. 앞서 장효조의 10주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이날 롯데전이 진행된 현장 어디에서도 장효조와 관련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몇몇 팬들이 장효조 유니폼을 챙겨오고, 또 중계방송에서 장효조를 추억하는 영상을 게재했을 뿐이었다. 그래도 5년 전의 삼성은 장효조의 5주기를 맞아 추모의 시간을 마련했지만, 이번에는 그러한 여유가 없는 듯 보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는 장효조가 몸담았던 삼성과 롯데의 맞대결이었다. 영원한 전설이 된 타격왕은 어떤 마음으로 이날 승부를 지켜봤을까. 경기는 4-2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