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겨 황제' 하뉴 유즈루의 시대는 끝나는 것일까? ⓒ연합뉴스
▲ '피겨 황제' 하뉴 유즈루의 시대는 끝나는 것일까? ⓒ연합뉴스
▲ '피겨 황제' 하뉴 유즈루의 시대는 끝나는 것일까? ⓒ연합뉴스
▲ '피겨 황제' 하뉴 유즈루의 시대는 끝나는 것일까?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일본이 자랑하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하뉴 유즈루의 향후 진로는 어떻게 될까.

하뉴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정상을 라이벌 네이선 첸(미국)에게 내줬다. 첸은 332.60점을 받아 2위 카기야마 유마(일본, 310.05)에게 20점 이상 앞섰다. 우노 쇼마(일본, 293.00)가 3위, 하뉴가 283.21점으로 4위였다. 5위에 오른 차준환(282.38점)과는 불과 0.83점 차이였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야심 차게 시도했던 쿼드러플(4회전) 악셀이었다. 첫 번째 점프를 뛰지 못하면서 후속 점프까지 영향을 받았다. 트리플(3회전) 연결 점프들이야 쉽게 하는 하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악셀이 역시 해결과제였지만, 결국은 기능 고장이었다. 

하뉴는 베이징 올림픽을 은둔 속에서 준비했다. 전일본선수권대회 이후 종적이 묘연해지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베이징에 오냐 안 오느냐를 두고도 온갖 추측이 쏟아졌다. 

일단 쇼트프로그램 이틀 전에 베이징에 입성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빙질 적응에 문제를 드러내면서 쇼트, 프리 모두 쿼드러플 악셀 실패로 눈물을 흘렸다. 11일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 종료 후 하뉴는 취재진 앞에 담담한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받은 질문에 따라 웃다가 눈물을 글썽거렸다. 마스크를 썼어도 복잡한 감정이 그대로 보였다. 

하뉴는 "올림픽을 전혀 즐기지 못했다"라며 진심을 토로했다. 이어 "더는 할 수 없을 정도로 노력했지만, 보상받지 못한 노력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라고 100% 최선을 다한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하뉴는 오래 봐왔던 일본 취재진의 생각은 조금씩 달랐다. 10년 넘게 하뉴를 지켜봤다는 스포츠 호치 한 기자는 "평소의 하뉴라면 약간 언행에 있어 신중하게 하는 편이다. 그런데 '자신의 전부를 꺼냈다'라고 할 정도면 올림픽 준비 전부터 감정의 기복이 있었던 것 같다. 즉 불안정한 상황에서 베이징에 왔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하뉴가 2014 소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2연패를 베이징에서 부정당할 수 있는 부분에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 기자는 "평창에서 자존심을 구겼던 첸은 단체전부터 참가하면서 빙질을 익혔다. 그만큼 설욕 의지가 강해보였다. 반면 하뉴는 그렇지 않았다. 첸의 기세에 눌렸다고 보는 것이 옳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매체의 기자는 "하뉴가 은퇴에 대해 조금씩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쿼드러플 악셀 지속 여부에 대해 '조금 더 시간을 달라. 생각하고 싶다'라고 하지 않았나. 쿼드러플 악셀을 포기한다는 것은 현역 은퇴와 맞물려 있는 과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멈추기 때문이다. 하뉴에게 안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전했다. 

첸과 더불어 카기야마나 우노가 메달권에 들어간 것도 하뉴에게는 부담이다. 이들이 다음 올림픽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하뉴의 일본 내 위상은 카기야마나 우노와는 비교 불가다. 11일 일본빙상연맹은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카기야마, 우노를 데려와 기자회견을 열며 전 세계에 새로운 피겨 스타들을 홍보했다. 

일단 3월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치르는 2021-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미래가 결정될 전망이다. 어쨌든 하뉴의 다음 선택에 일본 피겨계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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