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보다 분노…하늘의 소임" 김상경→이선빈 '공기살인', 실화극의 '진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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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가습기 살균제 참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나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개봉한 '공기살인'이다. 남다른 사명감으로 뭉친 배우와 감독은 "이건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며 입을 모았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공기살인'(감독 조용선)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조용선 감독을 배롯해 배우 김상경, 이선빈, 서영희, 윤경호가 참석했다.
영화 '공기살인'은 봄이 되면 나타났다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죽음의 병의 실체와 더불어 17년간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와 증발된 살인자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사투를 그린다. 알려진 대로 인체 유해물질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 유통시켜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바탕이 된 극영화다. 아직 가습기 살균제가 판매되고 있던 2011년을 배경으로 사건을 재구성해 우직하고도 힘있는 고발 실화극을 완성해냈다.
조용선 감독은 "사회적 참사인 가습제 살균제 사건을 다룬 영화의 감독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있다. 긴 시간 있었던 사건이라 짧게 담다보니 피해자 분들이 보시기에 부족함이 있을까 걱정"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영화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끈기가 있을 것 같다'는 이유로 이 작품을 제안받아 시나리오를 집필했다는 조용선 감독은 "실제로 6년이 걸려 해냈다. 다른 참사 이야기처럼 슬픔을 담아야 하나 했는데 알수록 분노했다. 내 이야기일 수 있다고 생각했고, 꼭 해내야겠다고 생각했고 해냈다. 우리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있었던 여러 어려움 가운데서도 "피해가 방대해 다 담을 수 없다는 게 슬프고 괴로웠다. 오류가 있어서 가해자가 피해자를 공격하는 수단이 될까봐 괴로웠다"고 고백한 조 감독은 "다만 이럴수록 더 냉정해져서 3자의 눈으로 바라보자. 연출자인 저는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려고 노력을 많이했다"고 덧붙였다.
'살인의 추억', '화려한 휴가', '1급기밀'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여러 작품에 출연한 김상경은 이번 작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이자 직접 사건을 파헤치는 의사 정태훈으로 분했다. 그는 "제가 실화를 담은 영화를 연기하는 배우 중에 꼽힐 것 같다"고 운을 똈다.
김상경은 "운명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늘에서 나에게 주는 소임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며 "실화를 다룬 영화를 할 때는 가장 주안점이 되는 것이 실제 사건과 관련된 피해자도 있고 피해자 가족도 계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피해자이자 사건을 파헤치는 역할이다. 어떻게 하면 아픔을 온전히 전달할까, 어떻게 하면 사건을 파헤칠 때 객관적일 수 있을까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황당한 것은 피해를 준 사람이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얼마나 아픈지 설명해보라' 하는 것이다. 온당치 않은 일이지 않나. 피해를 준 사람이 돌아다니며 보상을 해야하는 것 같은데,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면서 "10년 전 영수증 등을 첨부해서 가져와서 아픈 걸 밝히면 생각해 보겠다는 건 말이 안되는 일 같다"고 힘줘 말했다.
김상경은 "왜 이 영화가 더 의미있냐면 피해를 보신 분뿐 아니라 2주전 미국에서 수입한 자동차 방향제에 똑같은 성분이 있었다. 경각심이 없으면 다시 벌어질 수 있다. 정부 피해 국민 여러분이 우리 영화를 보시고 많이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동생이자 변호사로 피해자의 편에 서게 된 한영주 역을 맡은 이선빈은 "시나리오를 끝까지 봤을 때 마음을 울리는 뭔가가 있었다.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감정선이라든지 사연이라든지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서 이 일일 파헤쳐가는 진실된 것들이 마음을 울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의미있고 좋은 영화에서 사람들에게 잊지 말아야 한다고 알려줘야 하는 주제를 연기하는 것이 흔치 않다. 참여하고 싶었고 도전하고 모험하고 싶었다"고 밝히며 "감독님께서 시나리오와 함께 많은 자료를 주셨다. 시험공부 하듯이 요약하면서 다 봤다. 그걸 보는 순간 사명감이 더 크게 생겼다. 이 길을 같이 걸어갈 수 있으면 영광이 되겠다 싶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선빈은 제대로 연기해야겠다는 부담감과 남다른 사명감에 촬영 마지막 날 코피를 쏟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이선빈은 "실수가 요납되지 않는 역할이었다. 마지막 촬영날 코피가 정말 많이 났다. 마음이 무거워서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 살도 엄청 빠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극중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한길주 역을 맡은 서영희는 "처음 영화를 봤다. 이런 좋은 영화에 함께할 수 있게 돼 참 다행"이라며 "코로나를 이기고 이렇게 개봉할 수 있게 돼서 정말 좋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서영희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 내가 기사 한 줄로 읽었던, 내가 알고 있던 사건이 다가 아니었구나.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텐데 조금 정보를 주는 게 좋지 않을까. 그래야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리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남달랐던 출연 계기를 밝혔다. .
서영희는 지난 시간을 돌이키며 눈물짓기도 했다. 그는 "이 작품은 코로나19 직전에 촬영을 마쳤다.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흉내만 낸 것 같다는 생각이 있다"면서 "코로나19를 2년 넘게 겪고 오늘 영화를 보면서 지금 느꼈던 감정으로 연기를 했다면 피해자들에게 더 도움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이제야 그 감정을 이해하게 돼 너무 죄송하다"며 울음을 삼켰다.
윤경호는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기업 오투의 서우식을 연기했다 그는 "유쾌하게 보기 힘든 영화이기도 하다. 메시지가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직접 전화를 걸어 작품과 역할을 설명하며 신념과 소신을 보여준 제작사 대표의 전화에 그 자리에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 함께 출연했던 선배 김상경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두말없이 승낙했다"고도 말했다.
윤경호는 "선배님이 같이 회식하는 자리에서 '흥행할지 몰라도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마음이 뜨겁고 뿌듯했다"며 "할수록 열정만으로 하면 안되겠구나. 사건 속에 계셨던 분들, 주변에도 가까이에 피해자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배우의 연기 욕심으로만 하면 안되겠구나, 누가 되지 않게 되어야겠구나 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극장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고민 속에 작업을 했다"고 털어놨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실화극, 영화 '공기살인'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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