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술 후유증' 조성진, 은퇴 결정..."수원, 평생 잊지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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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서재원 기자] ‘푸른 장벽’ 조성진(32)이 이른 나이 은퇴를 결정했다. 수술 후유증이 문제였다.
조성진은 수원의 푸른 장벽으로 불렸다. 2014년 서정원 감독의 부름을 받고 수원에 합류해 8년간 수원맨으로 살았다. 경찰청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해도 6년 넘게 수원에서 활약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에서만 5년을 뛰었으니 입단 초반까지도 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4시즌 개막전에 깜짝 선발 출전해 무실점 승리를 이끌며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첫 시즌 1경기를 제외한 전 경기에 출전하는 꾸준함으로 팬들의 신뢰를 얻게 됐다. 187cm의 장신임에도 발이 빨랐고 강한 몸싸움과 경기를 읽는 능력까지 갖췄으니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됐다. 서정원 감독 체제에선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팀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입대 후 경찰청 축구단(안산-아산) 소속으로 두 시즌 연속 주전으로 뛰며 수비력을 인정받았고 전역 후 수원으로 돌아와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19년을 기점으로 폼이 급격히 떨어졌다.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 때문에 공중볼 처리 과정에서 실수가 반복됐다. 2015년 안와골절 부상 후 수술을 받았는데 뒤늦게 후유증이 찾아온 것이다. 수소문 끝에 찾은 맞춤 제작 고글을 쓰고 뛰어봤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수원과 계약도 만료됐다. 올해 초 네 번째 수술을 받은 후 재기를 꿈꿨으나 수술 후에도 후유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K리그1 소속 지방 구단 한 팀은 그에게 기다려준다는 말까지 했으나 더 이상 뛰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다. 결국 조성진은 축구화를 벗기로 결심했다. 지난 3일 수원의 한 카페에서 조성진을 만났다. 은퇴 의사를 밝힌 건 이번 인터뷰가 처음이었다. 그에게 갑작스러운 은퇴 이유를 묻자 “부상이 가장 큰 것 같다. 2019년부터 눈 문제를 안고 있었다. 수술도 네 번을 하면서 노력했는데 선수 생활을 이어갈 정도까지 호전이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쉽지만 선수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았다. 이제는 제2의 인생을 빨리 시작한다는 마음이다”고 답했다.
수술 후유증이 문제였다. 조성진은 “부상 직후 안와골절 수술을 두 번 했다. 후유증이 몇 년 지나 찾아왔다. 2019년부터 시작된 것 같다. 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증상이다. 공이 두 개로 보이니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정상적으로 축구에 집중할 수 없었다. 고글을 수소문해서 착용했는데도 초점이 100% 맞지 않았다. 고글을 끼고 했지만 불안한 마음을 갖고 훈련과 경기를 했던 것 같다. 100%를 보여줄 수 없는 상황에서 수원이라는 팀에서 뛰는 게 죄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몸은 멀쩡한데 선수를 내려놓는 게 쉽지 않았다. 올해 초 마지막으로 수술을 한 번 더 해본 이유다. 다행히 불러주시는 곳도 있었다. 수술 경과를 기다려주겠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그러나 수술 후에도 호전이 되지 않았다. 더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했다”고 담담히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조성진은 성실하기로 유명한 선수다. 부족함이 있으면 어떻게든 채우려 노력했다. 그런데 눈은 노력해도 안 되는 것 중 하나였다. 그의 말처럼 몸은 멀쩡한데 눈만 말썽이니 마음을 정리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조성진은 “뭔가 마음이 공허했다. 선수 때 삶은 화려할 수밖에 없다. 팬들의 관심도 많이 받고 경제적으로도 부족하지 않다. 이제는 처음부터 다시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 극과 극의 삶이 시작되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아이들도 있다보니 최대한 선수를 오래 하고 싶었지만 제가 노력해도 안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해볼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 지금은 마음을 정리하니까 편해졌다.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아내랑 이야기도 많이 했다. 힘든 시간을 오랫동안 함께했는데 아내도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부분을 충분히 이해해줬다”고 최근 몇 개월을 돌아봤다.
조성진은 수원이 자신의 마지막 팀이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했다. 수원은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화려한 시기였다. 조성진은 “수원은 제 자부심이다. 수원 엠블럼은 모든 선수가 꿈꾸는 선망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수원 엠블럼을 달고 빅버드에서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뛴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수원은 제게 큰 의미로 남을 것”이라며 “구단도 정말 감사하다. 몇 년째 부상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도 치료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셨다. 미국과 일본 등 치료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다. 보답하기 위해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 제가 돌아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했다”고 수원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내비쳤다.
조성진은 제2의 인생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현재 B급 지도자 자격증까지 땄다. 지도 경험을 쌓으면서 A급에 도전할 계획이다. 조성진은 “선수 때는 사실 지도자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했다. 선생님들을 보면 선수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은퇴 후에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미래를 고민한 결과 그동안 해온 축구를 업으로 삼아야 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한다. 공부도 많이 하는 원칙 있고 목표가 있는 지도자가 되는 게 꿈이다”고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조성진은 현재 휴식을 취하며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 노력 중이다. 그동안 고생한 아내에게 보답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조성진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고생한 아내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부상으로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내색 없이 지지해준 아내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후회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 선수 때 받았던 도움을 이제 보답해주고 싶다. 축구 선수의 부모로서 묵묵히 뒷바라지해 주신 부모님과 항상 운동하는 사위를 먼저 챙겨주신 장인어른 장모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가족들 덕분에 프로에서 13년을 버틸 수 있었다. 이제는 감사한 마음을 보답하며 살고 싶다”고 가족에 대한 감사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수원 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조성진은 “언제나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있기에 제가 프로선수로서 존재했다고 생각한다. 팬분들께 받은 사랑은 좋은 경기력으로 운동장에서 보답해드리고 싶었는데 부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에 있어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그런데도 언제나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그 마음은 잊지 않겠다.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주신 모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새 출발 하는 저의 제2의 인생도 응원 부탁드린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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