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 출처|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 알리. 출처|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가수 알리가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알리는 오후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해 고민을 이야기했다.

알리는 "이걸 어떻게 이야기해야하나 고민하는 게 있다. 바로 잠이다. 깜박 하면 다음날이 되지 않나. 이상하게 그것이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 않다"며 '게임을 하면서 밤을 많이 샜다"고 털어놨다.

"하루에 거의 2시간만 잤다"는 알리에게 오은영 박사는 "죽지 않을 만큼만 잤다. 나머지는 뇌를 깨우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무서우면 곯아떨어지는 것이 쉽지 않다. 뭔가 긴장되고 불안한 상태"라면서 "뭔가 두렵고 불안한 것 같다. 죽을 수도 있다는, 원초적인 죽음에 대한 공포 같다"고 진단했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했느냐는 오은영 박사의 질문에 알리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어떡하지"라며 눈물을 흘렸다. 알리는 "저희가 참 아끼는 친구가 저에게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라며 2020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개그우먼 고 박지선을 언급했다. MC 이윤지와 알리, 박지선은 10년의 우정을 키운 삼총사 사이. 알리는 "힘든 상황에서 늘 웃음을 주던 친구였다. 지금도 너무 좋아하는 친구인데 제가 표현을 많이 못 했다"며 "그 친구가 세상에서 사라졌을 때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고백했다. 

알리는 "그 때 저도 좀 힘들었던 상황을 지나고 운지랑 셋이 보면 좋겠다 하며 연락은 못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친구가 떠나버린 걸 보면서 혹시 나의 '힘듦'이 그 친구에게 간 기분이 들어서 너무 마음이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오 박사는 "오은영 박사는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남은 사람들이 죄책감을 많이 느낀다"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너무 큰 충격이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누군가 나에게 가해할까봐 두려운데 나보다 더 소중한 아들이 있는데, 내 아이가 위헙하면 어떡하지 하는 공포와 두려움을 느낄 정도면 그만한 사건과 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알리는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했다"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20대 중반에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 객원 보컬로 활동을 하고 솔로 앨범 준비 중에 일어난 일이라 그때 상실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면서 "제 삶의 모든 것들이 송두리째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날 이후 세상을 안전하다 느끼지 못하게 된 셈. 알리는 "사실 기억하고 싶지가 않다"고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성폭행은 극악무도하고 잔인한 범죄다. 한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시키는 범죄이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는 보통 온 몸이 얼어버린다. 잘 살아와 줘서 고맙습니다"라고 알리를 다독였다. 오 박사는 조심스럽게 가해자가 처벌을 받았는지 물었고 알리는 "처벌을 받기는 받았다. 어떻게인지는 생각이 안난다. 그냥 잘 살았으면 좋겠다. 잘 뉘우치고 잘 살길 바란다"면서 "제가 미디어에 노출된 사람이다보니까 제 입장을 얘기했을 때 죄를 뉘우치고 잘 살던 사람이 갑자기 다르게 살 수도 있지 않나"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이 또한 굉장한 두려움이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가해자를 마음껏 미워해보지도 못했다"며 가슴아파했다. 

알리는 "제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마음껏 미워했을 것 같은데 제 행동에 의해서 우리 가족이 다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용서가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었다"면서 "저는 제 음악을 너무 사랑한다. 살아남아서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으니까. 그러고 난 뒤에 제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과거 '나영이'란 노래를 발표했다가 논란에 휘말렸던 알리는 "저와 같은 아픔을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음악을 했는데, 제목에 있어서 잘못된 판단을 했다. 평생 속죄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그런 알리에게 "본인의 가장 아픈 것을 드러내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다독이며 "그런데 알리씨의 시작한 의도가 중간에 치밀하게 살폈어야 하는 점이 있었을지 몰라도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것이니까, 알리씨의 삶이 그로 인해 매몰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PTSD로 진단하며 알리는 트라우마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리는 현재도 PTSD가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치료와 회복의 과정에 들어가셔야 한다"고 제안하고 약물치료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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