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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한산: 용의 출현', 아는 맛이 무섭다…담백한 전율

작성일: 2022.07.25 12:00 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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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한산:용의 출현' 포스터.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한산:용의 출현' 포스터.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전국민이 이미 아는 이야기, 아는 승리, 아는 결말이지만 역시 아는 맛이 더 무섭다. '명량' 이후 8년 만에 돌아온 '한산'은 어마어마했던 전작의 히트 공식을 답습하지 않고 더 발전한 기술과 세련된 감정으로 성장해 돌아왔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이하 한산)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역대 한국 영화 최고 히트작 '명량'(1761만)의 후속편이자, '노량'으로 이어질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시기작으로는 가장 앞선 만큼 '한산'은 비교적 젊은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담았다. 전작의 최민식이 그린 이순신이 정열적인 '불'에 비유됐다면, 박해일의 이순신은 '물'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과 묵직함으로 많은 대사 없이도 영화 전반을 압도하는 담백한 기품을 보여준다. 차분하게 전황을 파악하고 휘하 장수들의 특성까지 치밀하게 계산한 전략으로 전세를 뒤집는 지략가의 면모를 모여준다. 

영화의 중심에 있는 이순신의 이런 모습 덕분에 전작 '명량'의 노골적이었던 애국심 자극 포인트는 크게 줄었다.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끓어오르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과감하게 노선을 바꾼 것이다. 덕분에 세계 해전 역사에서도 드문 위대한 전투가 주는 쾌감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조선 수군과 왜군의 양분화된 전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물들의 갈등 구조를 여러 겹의 레이어로 준비했다. 원균과 이순신의 의견 대립, 와키자카와 가토의 갈등, 해전과 맞물리는 육지전 등이 이어지면서 한층 풍성한 이야기가 완성됐다. 전반부가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한 방을 터트리기 위한 착실한 준비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지루할 것도 없다.

이윽고 클라이막스에 돌입하면, 발전한 VFX 기술의 현주소를 볼 수 있는 압도적 해전이 기대했던 승리의 카타르시스를 준다. 또 하나의 주인공인 거북선의 활약 역시 짜릿하다. 너무나 압도적 승리이기에 드는 놀라움은 '실제 역사'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하며 또 한번의 울림을 전한다.

다만 '한산' 군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은 비중 배분이 아쉽다. 모두가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치는 것은 아니기에 몇몇은 '과잉 '이라는 느낌까지 준다. 특별출연이었거나 신선한 얼굴들이 맡았다면 오히려 인상적이었을 배역들이다. 그래도 이들 중 거북선을 설계한 나대용 역을 맡은 박지환은 주인공급 존재감을 뽐내며 실속있게 돋보인다.

깔끔한 전투 신 이후 쿠키인 듯 아닌듯 어설픈 엔딩 대화 신은 없었으면 더 좋았을 뻔한 장면이다. 크레딧에는 있지만 맥락상 영화에는 담기지 못한 '이순신 어머니 신'처럼 과감하게 들어냈다면 감동의 여운이 더 길었을 듯 하다.

전반적으로 이번 편의 이순신을 닮은 담백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작품이다. 그러나 승리의 전율은 결코 밋밋하지 않다. 뜨거운 승리에 열광했던 '명량'의 1700만 관객들이 '한산'이 준비한 서늘하고 묵직한 감동에 어떻게 응답할지 주목된다.

오는 2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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