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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신하균에 죄송, 연기 그만하려 했다" 19년 만의 고백[27th BIFF]

작성일: 2022.10.09 09:00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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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민 ⓒ곽혜미 기자
▲ 한지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현록 기자]배우 한지민(40)이 연기 인생 19년을 돌아보며 늘 함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지민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4일째인 8일 오후 부산 해운대 KNN시어터에서 열린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의 첫 주자로 통해 부산의 관객들과 만났다.

고등학생 시절 광고 모델로 활동을 시작, 연기를 시작한 지 올해로 19년이 된 한지민은 시간이 흐를수록 기품과 신뢰를 더해가는 배우다. 긴 시간 쉼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오는 성실하고도 단단한 배우이기도 하다. 대표작인 영화 '미쓰백'으로 아동학대 문제를 환기시키는가 하면, 최근에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장애인 가족의 아픔을 꼬집어 반향을 일으켰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티빙 오리지널 '욘더'를 들고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한지민은 홀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액터스 하우스'를 시작하며 "단독으로 만날 생각을 하니 객석이 비어있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다. 주말에 저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데뷔 이후 한국에서 팬미팅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한지민은 "그래서 뭔가 오랜만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성대하게 다시 열리기도 하고, 나름 데뷔한 지 19년차가 되다보니까 이런 시간이 소중하다. 매년 있을 떄는 잘 모르다가 오랜만에 다시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귀한 시간인 것 같아 꼭 해봐야겠다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한지민은 "감사하게 기회가 주어졌다. 초반에는 무작정 기회가 오면 했던 것 같고, 중간에 저만의 슬럼프도 있었다. 역할의 한계도 많이 느꼈다. 매년 열심히 하다보니 19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 한지민 ⓒ곽혜미 기자
▲ 한지민 ⓒ곽혜미 기자

한지민의 연기 데뷔 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됐다. 1998년 광고 모델로 활동을 시작한 한지민은 "어렸을 적 꿈이 배우는 아니었다. 길거리 캐스팅이 유행하던 시기였다. 중고등학생이 모델로 데뷔하는 게 유행이었다"고 언급했다. 한지민의 연기 데뷔 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됐다. 데뷔작은 히트 드라마 올인'(2003). 그는 "송혜교 선배의 어린시절로 데뷔했다. 실제는 한 살 차이인데 이미지 캐스팅을 하신 것 같다"면서 "무지했을 때다. 왜 내가 됐나 생각해보면 욕심이 없으니까 긴장을 안했나 보셨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분량은 약 2회였지만 자다 일어나서도 대사를 읊을 마큼 열심히 연습을 했다고. 

이후 한지민은 신하균 주연 미니시리즈 '좋은사람'(2003)에 출연했다. 신하균과는 그로부터 19년 만에 '욘더'로 다시 호흡한다. 한지민은 "주인공이 덜컥 된 거다. 무지했고, 연습도 안했던 저에게 과분한 역할이었다. 신하균 선배님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 그래서 그때 그만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한지민은 "MBTI 검사를 하면 INFP인데 민폐 끼치는 걸 가장 싫어한다. 모든 스태프가 저를 기다리고, 저는 계속 다시하니까 그게 너무 싫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모두가 흡족해하지 않았다. 제가 신인시절 때는 (못하는 신인에게) 무섭게 하셨다. 매일 집에 와서 '그만해야겠다'고 울었다. 너무 힘들고 민폐니까"라고 힘들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 신하균 한지민 ⓒ곽혜미 기자
▲ 신하균 한지민 ⓒ곽혜미 기자

이후 한지민의 출연작이 전설적 히트작인 사극 '대장금(2004)'이었다. 한지민은 "그때 이영애 선배님 친구 역할이 들어왔다"면서 "주인공이 아니어서 너무 좋았다. 현장에 가서 선배님, 선생님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서 "현장에 가서 이영애 선배님을 진짜 많이 봤다. 말도 안되지만 말투도 따라해 보고 그랬다. 그러면서 카메라가 어디 있고, 조명이 어디 있고 조금 알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한지민은 "배우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청연'(2005)이었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씻을 시간도 없이 촬영하던 시기였고, 영화는 한 컷 한 컷 공들여서 찍었다"면서 "감독님이 욕심을 내주셨다. 캐릭터의 감정선을 이끌어주셨고 디렉션이라는 것을 처음 받아본 것 같다"고 회상했다. 당시 장진영과 '모스 부호 신'을 촬영하고 '해냈다'는 쾌감을 느꼈다는 그는 이후 영화와 연이 계속 이어지지 않았지만 당시의 기억으로 꾸준히 영화를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한지민은 또 "처음엔 제 욕심을 채우고 싶었다면, 후에는 대중들이 피드백을 받았다"면서 "배우가 막연히 나만 잘하면 된다는 직업이었다면, 누군가에게 감정을 줄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이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고백했다. 
 
한지민은 19년간 쉼 없이 작품을 찍고 팬들을 만난 이력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그는 "쉼을 힘들어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품을 거듭할수록 성장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30대가 되면 많은 감정을 경험하고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많이 하고 싶었다"고 했다. 늘 성장하는 것은 아니기에 좌절도 한다고. 허나 한지민은 "자신에게 굉장히 가혹한 편이었다가 30대가 지나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들을 많이 갖기 시작했다"면서 "고생한 나를 토닥이기도 하고 나이가 들수록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인간 한지민으로서의 삶을 억지로라도 쌓는다고 생각했어요. 보내주시는 사랑 때문에 내가 일할 수 있는 건데, 일상에서 불편한 순간도 있겠지만 그게 두려워서 포기하지는 말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작품이 끝나면 저를 일상적으로 대하는 사람, 귀엽게 안 봐주는 사람, 가장 편한 사람과 있어요. 가족이랑 여행을 주로 갔죠."

▲ 한지민 ⓒ곽혜미 기자
▲ 한지민 ⓒ곽혜미 기자

한때 로맨틱 코미디를 연달아 하며 '내가 왜 비슷한 걸 하고 있지' 자괴감에 빠진 적이 있다는 한지민이 선택한 작품이 영화 '밀정'(2016)이었다.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규모가 작더라도, 다양성을 줄 수 있는 역할을 찾았다. 영화 '미쓰백'(2018)이 그렇게 탄생했다. 정작 촬영을 하고 2년을 개봉하지 못해 한지민은 죄송한 마음으로 마음을 졸이기도 했단다. 

19년을 한결같이, 관객과 시청자들 곁에서 함꼐한 배우. 한지민은 "누군가 가장 힘들 때 필요한 건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해답을 말해주기보다는 옆에 있어주는 게 위로"라면서 "저도 제 주변 사람들에게 그러고 싶다. 제가 대중들에게 드릴 수 있는 건 작품밖에 없다 보니, 꾸준하게 연기를 해나가겠다는 것이 저의 바람"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액터스 하우스'에 대해 "이 시간 울컥하고 뭉클해지는 기분을 참으면서 해왔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 "내가 너무 귀하고 사랑 받는 사람이라는 기분이 들도록 관객들이 자리를 채워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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