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세혁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박세혁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안방마님 양의지(35, 두산 베어스)를 잃은 충격은 생각 이상으로 컸다. NC 다이노스가 양의지 이탈 하루 만에 FA 포수 박세혁(32)과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NC는 24일 박세혁과 FA 계약을 마무리하고 발표할 예정이다. 구단과 선수 측의 협상은 끝났다. 박세혁이 24일 오전 창원을 방문해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된다. 계약 기간은 4년, 금액은 총액 50억원을 약간 밑돈다. 

NC는 이번 FA 시장에서 양의지 사수를 최우선 목표로 뒀다. 양의지는 지난 4년 동안 포수와 4번타자로 공수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20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이었고,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십까지 보여줬다. 

하지만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양의지는 22일 친정팀 두산과 4+2년 총액 152억원에 이르는 FA 역대 최고액 계약을 했다. NC도 김택진 구단주까지 나서 두산에 못지않은 지원을 약속했지만, 양의지는 고심 끝에 친정팀과 다시 손을 잡았다. 

강인권 NC 감독은 두산행 발표에 앞서 양의지의 연락을 받자마자 일이 틀어진 것을 직감했다. 아쉬워도 양의지와 결별을 받아들이고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양의지에 앞서 포수 FA 유강남(롯데, 4년 80억원)과 박동원(LG, 4년 65억원)이 계약을 마친 터라 남은 선택지는 박세혁뿐이었다. 

강 감독은 구단에 "박세혁을 잡아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차기 주전 포수감인 김형준(23)은 무릎 부상으로 다음 시즌 개막부터 합류하기 어렵고, 박대온(27) 김응민(31) 권정웅(30) 등 나머지 포수들은 1군 풀타임 주전 경험이 없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두산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한 박세혁이면 급한 불은 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세혁은 2019년 두산 통합 우승의 주역이기도 했다. 

구단은 강 감독의 뜻을 수용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양의지를 놓친 지 하루 만에 계약을 속전속결로 마무리했다. 박세혁의 사인이 필요해 24일까지 하루를 더 썼다. 

박세혁은 지난해 안와골절 부상 이후 공수에서 급격히 성적이 떨어진 케이스다. 지난 2시즌 동안 224경기에서 타율 0.236(588타수 139안타), 3홈런, OPS 0.608, 71타점에 그쳤다. 우승 경험이 없는 유강남, 박동원보다 시장 가치가 떨어지게 된 배경이다. 

강 감독은 두산 배터리코치 시절 박세혁을 이미 지도한 경험이 있다. 박세혁의 성격과 장단점을 잘 아는 지도자다. 박세혁이 프로 무대에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 감독은 박세혁이 이번 FA 계약을 좋은 자극으로 삼아서 NC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길 기대하고 있다. 강 감독은 신인 박세혁을 지도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박세혁을 적극적으로 끌어주려 한다. 

NC는 23일 내부 FA 2루수 박민우(29)를 5+3년 총액 140억원에 붙잡고, 박세혁으로 빈 안방을 채우면서 일단 급한 불을 껐다. NC는 FA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카드를 다 확인했다고 보고, 이제 트레이드나 보상선수 등으로 전력을 보강할 방법을 구상하려 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