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10년 전 류현진을 넘을 수 있을까… 당분간은 마지막 도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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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3년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에는 기념비적인 일이 하나 생겼다. 류현진(36‧토론토)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당시까지는 상상도 하기 어려웠던 포스팅 금액을 쓴 것이다.
그간 많은 KBO리그의 슈퍼스타들이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진출을 타진했으나 사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상당수가 미국 진출 의사를 접기도 했다. 류현진의 예상 금액도 그렇게 낙관적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류현진이 6년 총액 3600만 달러에 포스팅 금액 약 2573만 달러라는 대박을 쳤다.
당시까지만 해도 포스팅시스템은 최고액을 적은 팀이 단독 협상을 할 수 있는 구조였다. LA 다저스는 류현진의 영입 예산으로 6년 약 6173만 달러를 책정한 셈이고, 이중 타 팀과 경쟁에서 승리하고 협상권을 따내기 위해 포스팅 금액에 상당액을 몰아넣었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 개인이 받는 금액은 예상보다 적었지만, 다저스가 투자한 금액 전체를 보면 상당한 규모였다.
류현진은 2년 일찍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결국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에 FA 계약을 하며 다시 대박을 쳤다. 그리고 류현진 이후 포스팅 혹은 FA로 메이저리그에 간 선수 중 이 총액 계약 규모는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김현수 오승환 김광현 등 국내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했지만 10년 전 류현진 기록에 근접할 계약 자체가 없었다.
10년이 지나는 동안 물가도 많이 올랐지만, 지금도 6년 6173만 달러의 금액은 쉽게 범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A급으로 분류된다. 류현진 계약의 위대함을 실감할 수 있는 수치다. 이 기록에 도전할 만한 선수들이 쉬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래서 이정후(25‧키움)가 당분간은 처음이자 마지막 주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정후는 지난해 말 2023년 시즌이 끝난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등록일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포스팅을 통한 진출 타진이 유력하다. 현재 포스팅시스템은 류현진 당시와는 달라졌다. 선수의 계약 총액에서 규정된 일정 부분을 원 소속팀에 준다. 류현진의 2537만 달러는 사실상 경신이 어렵다. 현재 규정상에서는 총액 1억9000만 달러는 되어야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을 경신하게 된다. 이정후가 이런 대우를 받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총액 기준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이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3~4년 전부터 이정후에 대한 자료를 빼곡하게 모으고 있다. 어떤 기량을 가졌는지, 어떻게 발전하는지, 인성은 어떤지, 팀원들과 사이나 클럽하우스 적응력은 어떤지 등을 이미 직간접적으로 모두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성적이 좋으면 더할 나위가 없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미 측정된 자료가 있어 메이저리그 진출에 큰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인 야수들이 시장 규모를 키워놓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는 2022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을 신청해 5년 총액 8500만 달러를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가 역시 포스팅을 신청해 5년 총액 9000만 달러에 사인하는 대박을 쳤다. 물론 일본 프로무대의 수준이 우리보다 높은 건 사실이지만, 이정후는 두 선수에 비해 훨씬 젊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 추세라면 이정후가 10년 전 류현진의 총액을 넘어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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