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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손들어준 법원 결정에 카카오 대략난감…'핑크 블러드'는 어디로[초점S]

작성일: 2023.03.03 22:00 장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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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만, 방시혁, 이성수(왼쪽부터). 제공|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이성수 성명 영상 캡처
▲ 이수만, 방시혁, 이성수(왼쪽부터). 제공|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이성수 성명 영상 캡처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법원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 속 이수만의 SM 창업자 겸 전 총괄 프로듀서의 손을 들어줬다. 사실상 하이브가 SM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은 셈이다.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김유성 수석부장판사)는 3일 오후 이수만이 SM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SM은 지난달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에 제3자 방식으로 약 1119억 원 상당의 신주, 1052억 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로써 카카오는 SM 지분 9.05%를 확보하고 2대 주주로 올라설 예정이었다. 

SM 현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있던 이수만은 즉각 반발했고, "SM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위법하게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했다"라며 이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를 법원이 인용하며 이수만과 하이브에게 유리한 고지를 내준 것이다.

하이브는 SM 최대주주였던 이수만에게 14.8% 지분을 넘겨받아 단독 최대주주가 됐다. SM은 하이브의 지분 인수가 "적대적 M&A"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 하이브가 최대주주가 되면 SM이 이수만이 최대주주로 있던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카카오와 협업만이 SM이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SM 현 경영진 뿐만 아니라 유닛장 이하 직원들이 평직원 협의체를 만들어 "하이브의 비정상적 점령에 저항하겠다"라며 "우리는 서울숲에 남아 SM의 '핑크 블러드'를 지키겠다"라고 밝혔다. 

SM의 저항에도 법원이 이수만의 손을 들어주면서 SM 인수전에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계속되는 갈등으로 SM 주가가 13만 원 가까이 상승하며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이브의 지분 확보에도 적신호가 켜지는 듯 했으나, 법원의 카카오 지분 확보 제동으로 하이브가 우세한 상황에 놓인 것. 

하이브는 2일 주주제안 캠페인 페이지 'SM 위드 하이브'를 열고 SM 지배구조의 오랜 이슈를 해소하고 SM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하이브를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또한 전자 위임 페이지를 마련해 개별 주주들이 보유한 의결권을 간편하게 위임할 수 있도록 했다. 

주주총회가 31일 예정된 가운데, 소액주주의 '표심'을 최대한 끌어모아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하이브는 이수만에게 넘겨받은 지분 14.8%를 포함해 최대 20%대 가량의 지분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갔을 경우를 보수적으로 따져봤을 때 10% 후반이라는 계산도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이수만은 하이브가 '더 베스트'였다는 말로 14.8%의 지분을 넘긴 이유를 설명했다. 

처음부터 자신의 자식이나 친인척에게 SM을 넘겨줄 생각이 없었다는 그는 "제게 더 베스트는 하이브였다. SM과는 경쟁 관계였지만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랑"이라고 했다. 

이어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저와 같은 음악 프로듀서로서 배고픈 시절을 겪어 본 사람이다. 가수 지망생들과 분식으로 식사를 때우며 연습실에 파묻혀 있었던 사람, 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산지사방으로 돌아다녀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그 또한 저처럼 음악에 미쳐 살았고, BTS라는 대기록을 세운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저는 그가 저와 같은 애정으로 아티스트들을 대한다는 것을 느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신, 제 선택의 이유는 그것"이라고 하이브에 지분을 인수한 이유를 밝혔다.

현 경영진에게는 "여러분과 함께 했던 날들에 저는 후회가 없다. SM은 제게 도전이었고, 행복이었고, 축복이었다"라고 했고, 소속 가수들에게는 "저는 꿈 가득한 그대들을 만나 고진감래의 시간 속에 함께 울고 웃으며 음악을 만들었다. 손끝, 발끝까지 온 에너지를 쏟아 무대 집중 퍼포먼스를 해내는 당신들이 오히려 제 선생님이었다. 존경하고 대견하고 고맙다"라는 말을 남겼다. 

▲ 하이브 로고, SM엔터테인먼트 로고. 제공|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 하이브 로고, SM엔터테인먼트 로고. 제공|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지분 확보는 수포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카카오와 SM의 협업 가능성은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SM 인수전에 전면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최근까지 SM과 '협력 관계'임을 밝혀왔으나, 하이브가 사업협력 계약 등을 문제삼자 "SM과 파트너십의 존속 자체를 위협하고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게 됐다"며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모든 방안' 중 카카오가 SM 인수전에 전면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심산을 내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법원이 일단 이수만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하이브, 카카오, SM 등 엔터 업계의 초대형 공룡들을 둘러싼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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