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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듯이 달렸다" '서울의 봄', 멋을 연기하지 않아 멋있는 정우성[인터뷰S]

작성일: 2023.11.23 08:20 유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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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봄 정우성.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서울의 봄 정우성.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멋을 연기하는 순간 멋은 다 날아가더라고요. 그냥 그 감정에 충실하면 관객분들이 보시고 평가해 주는 거죠" 멋을 연기하지 않아 멋진 배우 정우성이 '서울의 봄'에서 또 한 번의 레전드 캐릭터 갱신을 앞두고 있다.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시사회 이후 평단의 호평에 입소문을 타며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개봉을 맞아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정우성은 "바람은 있지만 예상을 할 수 없다.  코로나 이전이었으면 좋은 반응이면 어느 정도 기대 수치를 갖고 성공을 예감하는데 너무 극장 상황이 안 좋으니까 제발 손익분기점만 넘겼으면 좋겠다는 게 참여한 모든 사람의 바람"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완성도가 있으니까 성공해야지 앞으로 영화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고 응원해 주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영화를 보고 기가 빨리는 느낌이 들었다며 "김성수 감독님 영화는 내가 같이 연기하고 참여했지만, 완성본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 속에서 현장에서 그 캐릭터에 몰입했을 때의 감정 이상을 느낄 수 있게 한다"라며 "그래서 '서울의 봄'도 보고 나서는 이태신의 감정 상태도 있지만, 영화 전체가 만들어 내는 공기에 기가 빨리는 느낌이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 서울의 봄 티저 포스터.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서울의 봄 티저 포스터.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그는 처음에 김성수 감독의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다며 "당시가 '헌트' 촬영 직후였는데 가명이 쓰이긴 해도 전두광이라는 동인인물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부담된다고 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감독님이 그렇게 보이지 않게끔 하면 괜찮다고 했다. 김성수 감독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감독님이고 나라는 배우와 뗄 수 없는 관계니까 하긴 할 건데 시간을 끌며 밀당을 했다"라며 "사실 '헌트'는 대의명분을 쫓아가는 인물을 그린 작품이지만 '서울의 봄'은 이태신의 고뇌를 따라가는 작품"이라고 차별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묻자 정우성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상상의 세계로 넘어가는 이야기"라고 말하며 "그렇기 때문에 1212라는 사건의 팩트 안에서 이태신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그려가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오히려 더 멀리 배척하고 떨어져서 이태신이라는 인물을 찾아가고 만들어가는 데 집중했다"라고 연기 포인트를 밝혔다. 

김성수 감독은 개봉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태신과 정우성의 공통점을 밝힌 바 있다. 정우성 역시 인물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본인의 모습을 투영하기도 했다고. 그는 "감독님이 메시지로 '이거 봐. 난 이태신이 이랬으면 좋겠어' 하면서 내가 UN 난민기구 친선대사 언론 인터뷰하는 모습을 계속 보내주시더라. 그래서 '이거 나잖아요. 뭘 바라는 거야'라고 답했다. 난감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난민의 어려움을 사회 구성원에게 전하는 데 어려움만 강조할 수도 없는 거고 구성원들의 삶을 이해하는 상태에서 공감을 유도해야 한다. 그런 인터뷰 할 때의 신중함을 말씀하셨던 것 같다"라고 분석하며 "이태신이 사태에 반응할 때 차분함,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할지 수경사령관으로서 이 말을 하는 게 왜 타당한지에 대한 설명 등 이태신의 톤앤매너에 다분히 적용됐다"고 부연했다.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은 '비트'부터 시작해 '태양은 없다', '무사', '아수라', '서울의 봄'까지 5번째 작업을 함께 했다. 그는 김성수 감독과 관계에 대해 "애증의 관계"라고 표현하며 "감독님은 처음으로 내가 동료로서 인정받고 작업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실천으로 깨우침을 주신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한테 김성수 감독님은 최고의 선배이자, 동료이자, 아주 귀찮고 사랑하는 감독님이다"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김성수 감독은 "'헌트' 이정재 감독보다 내가 잘 찍어야죠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말에 정우성은 "당사자로서 아주 건전한 경쟁"이라며 "다른 감독님들도 그 경쟁에 끼어드시기를 바란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조단역에도 안내상, 이준혁, 정해인 등 출중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했는데 정우성은 이 역시도 김성수 감독의 능력이라며 "하모니가 좋으면 잘했다고 하지만 배우가 많이 나오면 밸런스 잡기가 어렵다. 왜 나왔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극과 극의 선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배우들을 그렇게 각자 자리에서 빛나게 하는 게 진짜 감독님 지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해서 배우를 관찰하고 배우가 맡은 캐릭터와 접점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포착해 내려고 하는 집요한 에너지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 서울의 봄 황정민 캐릭터 포스터.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서울의 봄 황정민 캐릭터 포스터.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정우성은 '서울의 봄'에서 군사 반란 주동자 전두광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과 호흡에 대해 "촬영 때는 대립각에 있어서 붙는 신이 많지는 않다. 각자 캐릭터에 집중하다보면 현장에서도 대화를 안 섞게 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새삼스럽게 황정민을 다시 느끼는 시간이었다"라며 "배우라는 직업이 워낙 독립적인 자아들끼리의 만남이기 때문에 섞이기 쉽지 않다. 근데 정민이 형한테는 '아수라' 하면서 '나는 영화 일을 하면서 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는데 형은 진짜 형인 것 같다. 형이 형이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형 같은 사람이다"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황정민을 형으로 인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동료 배우라고 생각해 주는 게 느껴진다"라며 "선후배는 경력이지 각자 연기할 때는 다 동료다. 황정민이 표현이 즉각적이고 다혈질적일 때도 있는데 상대를 제압하기 위함이 아니라 왜 집중을 위해 다그치는 거다. 그런 성향이 잘 맞는다"라고 칭찬했다. 

황정민은 '서울의 봄'에서 대머리 분장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정우성은 분장이 부럽기도 했다며 "가면 뒤에 숨을 수 있다는 게 부러웠다. 감독님이 분장 테스트 한 사진을 보내줬는데 페르소나를 쓴 황정민의 기세가 느껴지면서 와 부럽다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태신이 기껏해야 흰머리 붙이는 거 정도. 전두광은 캐릭터 자체가 자기감정에 충실한 사람이고 폭주해야 하니 더 맹목적일 수 있는 힘이 생긴다"라고 답했다. 

현장에서 봤을 때의 감상을 묻자 그는 "보기 싫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기세라는 게 있다. 뿜어져 나오는 기세에 눌리지 않고 싶었다. 보기 싫었는데 자꾸 보면서 그 기세를 어떻게 불에 어떻게 안 타죽어야하지 연구했다. 황정민의 연기를 제일 많이 관찰했던 작품"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 서울의 봄 정우성.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서울의 봄 정우성.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에서 이태신은 군사 주동자 전두광의 대척점에 서서 외로운 싸움을 펼친다. 연기 역시 다른 배우들과 합보다 개인의 내면에 집중해야 할 때가 많았는데 이에 그는 "집단생활을 하는 인간들의 어울림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라며 "우린 패거리를 지었을 때 그 패거리의 힘에 이끌린다. 그런 인간들과 별도로 패거리와 상관없이 고민하는 인간들도 있는데 그게 이태신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으로 그 상황을 보면 외로운 것"이라면서 "연기할 때 이태신은 앵벌이 연기다. '제발 보내주십쇼. 들어오셔야 합니다'라고 영화 속 한 장면을 재연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계속 빌고 부탁하고 간청하고 이런 게 답답했다"라면서도 "그런 상황 속에서 발현되는 외로움이 이태신이라는 상황을 완성 짓는 하나의 완성 요소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뷔 30주년 쉴 틈 없는 열일 행보를 이어간 정우성은 30주년이라는 말에 호탕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몇 년간 미친 듯이 달렸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것들도 이뤄진 타이밍도 맞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미친 듯이 달렸구나 싶다. 이제 좀 차분히 돌아보고 한 템포 쉬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더라"라고 계획을 밝혔다. 

"시간이 주는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서 좋다. 되돌아보면 현장에 대한 설렘은 지금이나 바뀌지 않고 똑같다"라며 어떻게 보면 내 적성에 맞고 즐길 수 있는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고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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