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십자인대 파열' 김승규 이탈→조현우·송범근 중 클린스만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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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붙박이 주전 골키퍼가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했다. 김승규 대신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골문을 지킬 수문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골키퍼 김승규가 전날 훈련 도중 자체 연습 게임을 하다가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팀은 김승규를 소집해제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승규는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으로 복귀해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워낙 큰 부상을 당했다. 현재로서는 복귀 시점을 잡기조차 쉽지 않다.
이제 골키퍼 포지션에 남은 선수는 두 명. 조현우(울산 HD)와 송범근(쇼난 벨마레)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당장 20일(이하 한국시간) 있을 요르단전에서 두 선수 중 주전 골키퍼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으로선 조현우가 주전 골키퍼로 낙점받을 가능성이 높다. 조현우는 2017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7시즌 연속 K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다. 명실상부 K리그 최고의 골키퍼다.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핟.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신태용 감독의 신뢰 속에 주전으로 뛰기도 했다.
반사신경에 있어서는 김승규 이상이라는 평가다. 특히 강팀을 상대해야 했던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현우는 눈부신 선방으로 일약 스타 골키퍼 반열에 올랐다. 특히 독일과 최종전에서 세계적인 공격수들의 소나기 슈팅을 모두 막아내는 모습에 큰 인기를 누렸다.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이 전력상 우위가 예상되기에 간간이 허용할 위기를 막아줄 충분한 대체자라는 분석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도 대표팀에서 두 차례 선발로 뛴 경험이 있다. 지난해 3월 우루과이전을 소화했고, 10월 베트남전을 오랜만에 뛰며 6-0 무실점에 힘을 보탰었다. 지난 1년간 A매치 출전 기회가 많은 건 아니지만 월드컵 경험 및 K리그에서의 눈부신 선방으로 감각은 여전하다.
3순위 골키퍼인 송범근도 대안이긴 하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송범근은 2022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홍콩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뒤 추가 출전 기록이 없다. 국제대회에 나선 것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 올림픽으로 연령별 대표팀이라 조현우로 무게추가 기운다.
조현우, 송범근 모두 소속 팀에선 검증이 끝난 골키퍼다. 특히 조현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엄청난 선방쇼로 많은 국내 축구 팬들의 뇌리 속에 강렬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김승규의 부상은 대표팀에 있어서 타격이다.
김승규는 2008년 울산HD를 통해 K리그에 데뷔한 뒤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2016년 일본 J1리그 비셀 고베로 이적해 활약을 이어간 뒤 울산으로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이후 가시와 레이솔을 거쳐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에서 주전 골키퍼로 뛰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이력이 상당하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골문을 굳건히 지켜왔다. 2013년 8월 페루와 평가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뒤 지금까지 정성룡, 김진현, 조현우, 송범근 등 다수의 전현직 국가대표 경쟁자를 이겨냈다. 프로 초기 탁월한 운동능력으로 이목을 끌었던 김승규는 차츰 안정된 발밑 기술을 더하면서 대표팀 사령탑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입지를 과시했다. 이를 통해 A매치 81경기에 출전해 60실점을 기록하며 한국이 자랑하는 골키퍼로 자리잡았다.
김승규의 존재 덕분에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굵직한 대회마다 골키퍼 걱정을 덜었다. 더불어 김승규는 장기간 대표팀 수문장 자리를 지키면서 골키퍼 최다 출전 기록에도 성큼성큼 다가섰다. 김승규의 A매치 81경기는 역대 한국 축구 골키퍼 중에 이운재(133경기)에 이은 최다 출전 공동 2위에 해당한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소화하면서 이세연을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김승규에게 굳건한 신뢰를 보냈다. 클린스만호가 출범하고 치른 총 12번의 A매치 중 10경기를 뛰었다. 특히 8월 웨일스전부터 아시안컵 직전 이라크와 평가전까지 대표팀이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데 있어 6경기나 클린시트를 책임져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김승규는 지난 15일 열린 바레인과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도 대표팀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1골을 내주긴 했지만 한 차례 결정적인 선방으로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빌드업이 우수한 골키퍼라는 평가답게 총 16번의 패스를 시도해 14번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커버 반경도 넓어 수비 뒷공간을 노린 바레인의 공격을 한 차례 끊어내는 장면에서도 박수를 받았다. 김승규가 현재 주축 수비진과 호흡도 오래 맞춰왔다는 점에서 갑작스런 부상 이탈은 치명적이다. 갈수록 강한 상대를 만나고 토너먼트에서는 승부차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순발력이 좋은 김승규의 공백을 쉬이 메우기란 어려워 보인다.
김승규 개인적으로도 아시안컵 아쉬움을 털지 못했다. 본인의 첫 아시안컵이던 2015년 호주 대회에서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눈에 들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김진현과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했지만 본선에서는 벤치에 머물렀다. 직전 2019년 대회에서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후방 빌드업 핵심으로 평가받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8강에서 카타르의 한방을 막지 못해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번에는 카타르 월드컵 경험을 토대로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클린스만호의 후방을 든든하게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다졌으나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시련을 겪게 됐다. 자연스레 대표팀의 순항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카타르에 입성하기 전까지만 해도 뚜렷한 부상자가 없어 우승의 적기라고 평가받았던 한국인데 갑자기 어수선해지고 있다.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과 김진수(전북 현대)가 부상으로 1차전에 나서지 못했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김태환(전북 현대)도 2차전을 대비한 훈련에서 불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김승규가 조기 귀국하면서 구멍까지 생겼다.
아시안컵에서 부상 악령은 그동안 한국 축구가 숙원을 이루지 못한 배경이기도 하다. 결승까지 내달렸던 2015년 대회에서는 핵심이던 구자철과 이청용이 대회 중 조기 귀국해 전력이 약화됐다. 벤투호가 나섰던 2019년에도 나상호, 기성용, 이재성 등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이 대회에서도 기성용이 중도 하차했다.
김승규가 낙마하고 처음 치르는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은 수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바레인을 3-1로 꺾긴 했으나 수비에서 아찔한 장면을 종종 허용했다. 요르단은 바레인보다 더 나은 공격력을 자랑한다.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4골을 넣으면서 한국을 득실차로 따돌리고 조 선두에 올라있다.
요르단은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뛰는 공격수 무사 알타마리가 경계대상 1호다. 프랑스 진출 이후 15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는 알타마리는 말레이시아전에서도 2골을 책임졌다. 이들 외에도 전방 공격진의 속도가 좋다.
요르단은 지난 15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4-0으로 이겼다. 승점 3을 쌓으면서 골 득실 +4를 기록한 요르단은 한국을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로 한국(23위)보다 64계단 낮다. 한국의 첫 상대였던 바레인(86위)보다도 순위가 아래다. 한국은 요르단과 역대 전적에서 3승 2무 무패로 앞선다.
그러나 요르단은 쉽게 볼 수 없는 팀이다. 최근 경기력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왼쪽 윙백 마흐무드 알마르디, 오른쪽 공격수 무사 알타마리를 앞세운 빠른 측면 공격이 위협적이다. 알마르디는 지난 말레이시아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는데, 오른발로 감아차는 슈팅이 인상적이었다.
알타마리는 요르단 유일의 유럽 빅리그 선수다.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올 시즌 16경기 동안 3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리그1에서 선발로 15경기나 나설 정도로 팀 내 비중이 상당히 높다. 그 역시 말레이시아전에 멀티골을 기록했다.
아랍권 매체 '아랍뉴스'에 따르면 알타마리는 승리에 대한 의지가 상당하다. 그는 "우리는 첫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다가오는 두 경기에서 이 정도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라며 "우리의 접근 방식은 매 경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전 승리는 우리에게 중요한 승점 3점을 안겨준 환상적인 출발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전 승리는 한국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사기를 북돋았다. 우리는 다음 경기를 철저히 준비하고, 도전하기 위해 동기부여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이번 승리의 긍정적인 모멘텀은 우리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이끌 것이다"라고 전했다.
결국 알마르디와 알타마리 공격력을 제한하기 위해서 설영우, 김태환(이상 울산), 이기제(수원) 등 클린스만호 풀백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관건은 파울 관리다. 한국은 1차전에서 손흥민, 김민재(뮌헨) 등 5명의 선수가 무더기로 경고를 받았다. 아시안컵에서는 옐로카드 2장이 누적되면 다음 경기에 나오지 못한다. 옐로카드는 8강전까지는 누적되며 4강부터 없어진다.
역시나 변수는 김승규의 이탈이다. 갑작스런 골키퍼 교체는 수비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이 제일 중요한 포지션이 바로 골키퍼다. 때문에 부상이 아니라면 골키퍼 교체는 어느 팀이든 보수적으로 간다.
수비의 핵인 골키퍼가 흔들리면 요르단전뿐 아니라 앞으로의 경기가 모두 걱정이다. 김승규 대신 주전 수문장을 맡을 선수가 얼마나 빠르게 대표팀 수비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대회에 적응할지가 중요해졌다. 클린스만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한국은 첫 경기였던 바레인전에서 3-1로 이겨 승점 3점을 확보한 상태다. 경기력 자체는 매끄럽지 않았다. 하지만 이강인이 공격에서 맹활약하며 답답했던 한국의 공격을 뚫었다.
전반 중반 황인범 왼발 끝에서 터진 짜릿한 선제골은 30분 넘게 답답했던 한국 공격에 시원한 단비였다. 하지만 바레인도 마냥 움츠리진 않았다. 후반전 휘슬이 울리자 공격 템포를 올렸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국을 꽤 당황하게 만들었다. 한국 포백 라인이 우왕좌왕한 틈을 타 밀어 넣은 동점골은 한국에 “설마...”라는 긴장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분위기 반등이 필요했던 순간, ‘골든 보이’의 한 방이 골망을 뒤흔들었다. 전반전 답답했던 공격 패턴에도 오른쪽에서 스루 패스와 크로스를 공급했던 이강인이 후반 11분 바레인 틈이 열리자 환상적인 슈팅으로 골키퍼 방어막을 뚫어냈다. 바레인 골키퍼는 몸을 날려 이강인 슈팅을 막으려고 했지만, 골문 밖에서 안쪽으로 휘어지는 볼이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이강인 발끝은 한 골에 그치지 않았다. 이번엔 중거리 슈팅이 아닌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바레인 골망을 흔들었다. 바레인 수비들이 박스 안에 둘러싸도 바디 페인팅으로 제쳐냈고, 기가 막히게 슈팅 길을 찾아 마무리했다. 흡사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와 같은 아름다운 득점이었다.
놀랍게도 2024년 카타르에서 열리는 대회는 이강인의 아시안컵 데뷔전이다. 발렌시아, 마요르카, 파리 생제르맹에서 유럽5대리그를 경험하고 있지만, 64년 만에 우승을 목표로 했기에 부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강인 몸 놀림에서 긴장을 찾아볼 순 없었고, 아시안컵 첫 경기 데뷔전부터 톱 클래스 잠재력을 마음껏 뿜어냈다.
아시안컵 데뷔전 맹활약에 유럽 매체들까지 환호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강인은 두 번의 치명적인 슈팅으로 카타르에 모인 한국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박스 밖에서 날린 멋진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파 포스트에서 골키퍼까지 제친 뒤 또 한 번 날카로운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고 조명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왕이 탄생하려고 한다. 이미 파리 생제르맹의 새로운 리오넬 메시로 활약하고 있다. 바레인전에서 지팡이를 꺼내 마법을 부렸다. 이강인이 아시안컵에서 건드린 모든 건 금빛으로 물들었다"라고 극찬했다.
팀 3-1 승리를 책임졌고, 결승골에 멀티골이었다. 이강인은 더 멀리 내다보고 있었다. 경기 후 “아시안컵에 나온 팀 중 쉬운 팀은 없다. 항상 말하지만 내 득점보단 팀 승리가 중요하다. (손)흥민이 형 말고도 모든 선수와 잘 호흡해 더 많은 골과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도 한 팀이 돼 최선을 다하겠다.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조별리그 1차전 활약에 만족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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