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우승 후보 뎁스’ 평가 증명하나… 전쟁터 벌어진다, 이범호 머리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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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어수선하게 시작한 KIA 스프링캠프가 희망을 부르며 끝났다. 1차 호주 캔버라, 2차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진 쉼없는 일정이 마무리되고 이제 시범경기 시작점에 선다. 올 시즌 KBO리그 우승권 경쟁의 다크호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KIA는 캠프가 끝났음에도 더 즐거운 고민에 빠질 기세다.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시범경기에서 개막 로스터 진입을 위한 본격적인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KIA는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2024시즌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고 6일 귀국한다’고 발표했다. KIA는 ‘호주 캔버라와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던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면서 ‘선수단은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체력 및 기술훈련으로 몸을 만든 뒤 총 5차례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스프링캠프 MVP는 투수 박준표와 내야수 윤도현이 받았고, ‘모범상’에는 투수 황동하와 내야수 이우성이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김종국 전 감독의 갑작스러운 낙마로 1차 캠프 도중 사령탑에 취임하는 보기 드문 풍경을 만들어 낸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 와 부상으로 낙오한 선수 없이 캠프를 마쳐 만족스럽다. 훈련을 진행하면서 백업 선수들의 기량 발전이 특히 눈에 띄었고, 팀의 뎁스가 두꺼워져 긴 시즌을 치러야 하는 것에 대한 대비가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시범경기부터 주전 선수들을 기용하며 컨디션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선수들 모두 지금까지 잘했고 개막 전까지 이 상태를 쭉 유지해 주었으면 한다. 캠프에 참가한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 수고 많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KIA 선수단은 하루 휴식을 취하고 8일 창원으로 이동한 뒤 9일 NC와 시범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KIA는 9일과 10일은 창원에서 NC와, 11일과 12일은 대전에서 한화와, 14일과 15일은 잠실에서 두산과, 16일과 17일은 광주에서 kt와, 18일과 19일은 광주에서 삼성과 시범경기를 치른 뒤 23일 키움과 광주에서 정규시즌 개막전을 펼친다.
◆ 신예 선수에 기존 선수들까지 고루 활약… 캠프 스타 탄생했다
이번 KIA 캠프의 가장 큰 스타는 역시 내야수 윤도현이었다. 왜 그가 KIA 코칭스태프, 그리고 이범호 감독이 기대를 거는 장기적인 자원인지를 유감없이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마추어 시절 팀 동료이자 동기인 김도영과 쌍벽을 이룰 정도의 경기력을 선보였던 윤도현은 2022년 KIA의 2차 2라운드(전체 15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해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2년은 부상으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두 차례의 햄스트링 부상이 가장 결정적인 시기마다 찾아오며 땅을 쳤다.
하지만 심기일전한 윤도현은 겨우내 착실하게 몸을 만들며 이번 스프링캠프를 별렀다. 지난해 오카나와 마무리캠프까지 가지 않고 한국에서 부상 재활 및 회복에 주력했다. 광주와 서울을 오가는 고된 일정 속에서도 몸이 아프지 않다는 긍정적인 생각 속에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 캔버라 캠프에서 인상적인 성장세를 선보였고, 오키나와 캠프에서 가진 실전 경기에서 가장 먼저 테스트를 받은 끝에 강렬한 성적을 남겼다. 왜 이범호 감독이 타격코치 시절 윤도현의 타격 잠재력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윤도현은 이번 스프링캠프 총 3경기에 나가 타율 0.462, 2홈런, 3타점, 장타율 1.154를 기록하는 대활약으로 이범호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아직 팀의 주전 2루수인 김선빈이 컨디션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선빈의 장기적인 후계자가 될 수 있음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윤도현은 타격 잠재력은 애당초 인정을 받고 있었고, 여기에 스스로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타격 성적만 좋은 게 아니었다. 수준 높은 투수들을 상대로 안타와 장타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 큰 기대를 모았다. kt와 경기에서는 상대 외국인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잘 맞은 안타를 때렸다. 롯데와 경기에서는 토종 에이스인 박세웅을 상대로 홈런, 팀의 마무리이자 리그 정상급 클로저인 김원중을 상대로 장타를 때리는 등 인상적인 타격을 남겼다.
투수 MVP는 올해 재기를 벼르는 박준표였다. 사이드암 박준표는 2019년 49경기에서 15홀드 평균자책점 2.09, 2020년에는 50경기에서 11홀드6세이브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하는 등 한때 팀을 대표하는 중간 투수이자 핵심 필승조였다. 하지만 지난 3년은 모두 당시의 기록을 내지 못하면서 팀 불펜에서도 밀리는 양상이 뚜렷했다.
그런 박준표는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부터 좋은 진도를 인정받으며 코칭스태프의 마음에 들어갔고, 올해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2경기에서 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의 거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당시 올해 반등을 자신하고 기대하는 선수 스스로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자신의 기대감을 충족시킨 캠프였다. 박준표의 가세로 KIA 불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노력상을 받은 황동하와 이우성 또한 주목할 만한 자원이다. 황동하는 올해 KIA 마운드의 숨겨진 키플레이어로 뽑힌다. KIA는 선발 5명은 어느 정도 결정이 된 상황이다. 에이스인 양현종을 비롯, 이의리 윤영철과 외국인 투수인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로 로테이션이 이어진다. 리그 정상급 위용이다. 하지만 이들의 뒤를 받칠 만한 5~7선발이 부족하다는 고민이 꾸준하게 있었다. 이 때문에 기존 선발투수들이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곤란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6선발로 가능성을 선보인 황동하가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인 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황동하가 뒤에서 버텨준다면 KIA는 장기적인 선발 투수 하나를 더 확보함은 물론, 선발 로테이션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 위험에 대처할 수 있고, 부진한 선수에게 휴식을 줄 수도 있으며, 경쟁자를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건전한 긴장감도 불어넣을 수 있다.
지난해 외야수로 활약하며 드디어 풀타임 1군 선수가 된 이우성도 캠프 내내 노력한 것이 인정을 받았다. 이우성은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부터 1루도 겸업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자신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우성의 욕심이 나름대로 있었다. 지난해 1루에서 뚜렷한 주전을 발견하지 못한 KIA 코칭스태프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다만 1루 수비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고, 이우성의 1루 경험도 아마추어 시절이 전부였다.
이 때문에 이우성은 남들보다 두 배의 노력을 해야 했다. 오프시즌 때는 박찬호 등 내야수들을 찾아가 숏바운드 처리 등 여러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애썼다. 선수들도 이우성의 진심을 알고 성심성의껏 조언하는 등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런 이우성은 캔버라 캠프와 오키나와 연습경기까지 1루수로 뛰면서 수비력이 단기간에 급성장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직 경쟁은 더 해야겠지만, 적어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이우성의 노력은 코칭스태프로부터 충분한 인정을 받은 셈이다.
◆ 뎁스 강해졌다, 개막 엔트리 곳곳에서 총성 없는 전쟁
이범호 KIA 감독도 이번 캠프의 가장 큰 성과로 선수층(뎁스) 강화를 들었다. 사실 KIA는 지난해에도 주전 선수들의 기량은 타 팀에 비해 밀리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그러나 결국 팀이 고비를 못 넘긴 건, 이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부진에 시달렸을 때 뒤에 대기하고 있는 선수들이 부족했던 탓이 컸다.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려들었는데, 이 감독 스스로도 만족할 정도로 뎁스가 좋아졌다. 이 감독은 “훈련을 진행하면서 백업 선수들의 기량 발전이 특히 눈에 띄었고, 팀의 뎁스가 두꺼워져 긴 시즌을 치러야 하는 것에 대한 대비가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마운드에서는 불펜이 격전지다. 기존 필승조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았던 가운데 박준표 곽도규를 필두로 하는 그 외의 선수들의 기량도 많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8자리 정도가 불펜에 배정되는데, 롱릴리프와 필승조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2~3자리 정도가 치열한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시범경기까지 끝없는 경쟁이 예고되어 있다.
포수는 주전 포수인 김태군의 뒤를 받칠, 혹은 김태군과 몫을 나눠 들 포수 한 명을 놓고 많은 선수들이 마무리캠프부터 경쟁을 벌여왔다. 어떤 선수가 최종적으로 낙점될지도 관심사다. 1루는 전쟁이다. 이우성이 끼어들어 경쟁률이 더 높아졌다. 지난해 1루수로 기회를 받았던 변우혁 황대인이 반격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2루는 부동의 주전인 김선빈이 버티는 가운데 캠프 최고의 스타였던 윤도현의 등장, 그리고 연습경기 막판 인상적인 타격을 보여주며 올해 재기를 벼르고 있는 서건창의 가세까지 남들 부럽지 않은 진용이 완성됐다. 유격수 박찬호, 3루수 김도영의 뒤를 받칠 백업층도 윤도현 박민 정해원 등의 가세로 가용폭이 더 넓어졌다는 평가다. 어떤 선수가 백업으로 개막 엔트리에 승선할지는 아직 시범경기를 더 치러봐야 한다. 외야는 원래부터 1군 엔트리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설레발’은 금물이지만, 기대치 자체가 높아졌다는 건 이제 인정하고 들어가는 시범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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