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황인범, 데뷔전서 '최고 평점' 맹활약에도 고개 숙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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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러냈다.
페예노르트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페예노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레버쿠젠에 0-4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9월 A매치 기간 직전에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이적한 황인범의 페예노르트 데뷔전이었다. 황인범은 홍명보호 대표팀에서 활약한 뒤 페예노르트로 돌아가 취업비자(워크퍼밋)를 발급받자마자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통해 홈 팬들 앞에서 첫 실전을 소화했다.
4-3-3 포메이션의 미드필더 자리를 맡은 황인범은 좋은 패스와 공격 기회를 제공하고 수비 가담까지 하며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에레디비시 준우승팀인 페예노르트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무패 우승을 달성한 레버쿠젠에 힘을 쓰지 못했다. 전반에만 무려 4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레버쿠젠 플로리안 비르츠가 전반 5분 만에 페널티아크에서 날린 땅볼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고, 전반 30분에는 알레한드로 그리말도가 추가골을 뽑았다.
비르츠는 전반 36분 역습 상황에서 제레미 프림퐁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른발 발리로 마무리해 멀티골을 기록했다. 여기에 후반 44분 페예노르트 골키퍼 티몬 벨렌로이터의 자책골까지 더해졌다.
페예노르트는 후반 21분 황인범이 페널티지역 왼쪽 사각에서 과감하게 시도한 프리킥 직접 슈팅 등으로 만회골을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팀은 패배했지만 황인범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통계 사이트 '풋몹'은 황인범에게 페예노르트 선수 중 가장 높은 6.7의 평점을 매겼다. 황인범은 슈팅 3개, 패스 성공률 82% 등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수비적 행동 5회, 리커버리 5회, 볼 경합 성공 5회, 공중 볼 경합 성공 100%(2/2) 등으로 공수에 걸쳐 팀에 이바지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황인범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 자리에 오신 팬들에게 죄송하다. 계속 응원해 달라. 우리는 팀으로서 더 나아지고 있다"라며 개선의 의지를 드러냈다.
황인범은 이달 초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와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세르비아 리그에서 뛰던 황인범은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페예노르트 러브콜을 받았다.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단숨에 850만 유로의 이적료로 팀을 옮기게 됐다.
2028년까지 총 4시즌 계약을 체결한 황인범은 주전을 의미하는 등 번호 4번을 배정받았다. 페예노르트가 구단 최고 이적료에 준하는 투자를 하고, 핵심 등 번호까지 제공할 만큼 황인범에게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페예노르트는 단계를 차분하게 밟으며 성장한 황인범의 내공을 높이 산다. "황인범은 희생정신이 돋보이는 선수"라고 칭한 페예노르트는 K리그를 시작으로 전 세계 다양한 리그를 누비며 성장한 커리어를 주목했다.
구단은 "대한민국 대전이 고향인 황인범은 대전하나시티즌 유스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2015년 18살의 나이로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데뷔했고, 두 달 후 역사상 최연소 득점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인범은 밴쿠버 화이트캡스(미국), 루빈 카잔(러시아)을 거쳐 2022년 그리스 명문 올림피아코스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활약으로 그리스 리그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했다"면서 "한국 축구대표팀 자격으로도 60경기를 뛰었다. 최근까지 즈베즈다에서 다재다능한 미드필더로 통하며 세르비아 리그 최우수 선수(MVP)에도 뽑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스텝업을 페예노르트가 바라고 있다. 이미 다양한 역할도 주문했다. 황인범은 9월 A매치 기간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페예노르트 이적 과정을 이야기했다. 당시 구단 CEO와 감독, 에이전트 등이 자리한 미팅 자리에서 페예노르트 측은 "6번, 8번, 10번 어떤 자리든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하는 장면을 많이 지켜봤다. 편한 포지션이 어디인지 물어보더라"면서 "나도 팀이 원하는 자리가 확실하고 시스템이 분명하면 어디든 뛸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어필했다"라는 말을 했다.
황인범은 이적 소감을 밝히면서 "페예노르트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즈베즈다에서 함께 뛴 스파이치가 페예노르트로 가기로 한 나의 결정이 옳다고 말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페예노르트는 내가 지금까지 뛰었던 구단 중 가장 크다. 유럽에서도 빅 클럽인 만큼 여기서 오래 머물고 싶다"라며 "홈 경기마다 관중석이 팬들로 꽉 차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등 번호 4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며 "페예노르트에서 내가 고를 수 있는 최선의 번호였다"라며 "4번은 내가 처음 해외로 진출했을 때 밴쿠버 화이트 캡스에서 달았던 번호라 특별한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페예노르트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주 강한 팀들을 만난다. 첫 상대인 레버쿠젠은 독일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팀이다. 여기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절대 강자인 맨체스터 시티, 김민재와 코리안 더비를 예고하는 바이에른 뮌헨,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복병으로 도약한 지로나, 포르투갈 전통의 명가 벤피카 등을 만난다. 첫 경기에 아쉽게 패배한 황인범은 다음 일정에서 개선된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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