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원왕이 FA 신청 포기라니… 길었던 고민의 시간, 좀 더 길게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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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KBO리그 구원왕에 오르며 경력의 전성기를 맞이한 서진용(32·SSG)은 시즌 뒤 그간 미뤘던 수술을 받았다. 팔꿈치 안을 돌아다니던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이었다. 인대재건수술(토미존서저리)보다는 가벼운 수술이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위험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더 미룰 수는 없었다.
이미 2~3년 전부터 뼛조각 문제로 통증이 심했던 서진용이었다. 참고 던졌지만 갈수록 상황은 안 좋아졌다. 일상 생활에서도 큰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2024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도 예정되어 있었기에 일생일대의 기회를 앞두고 한 번은 정리를 하고 넘어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수술은 다행히 잘 됐다. 서진용은 통증이 크게 완화됐다며 반색했다.
그런 서진용은 3월 퓨처스팀(2군) 캠프 당시 “개막에 맞출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통증이 많이 사라졌기에 스스로는 팀에 더 빨리 공헌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단순히 뼛조각만 제거한 수술은 아니었다. 뼛조각 외에도 팔꿈치 쪽에 뼈가 많이 상해 있었고, 이를 깎아내고 정리하는 수술도 같이 진행했다. 자연히 일반적인 뼛조각 제거 수술보다 정상 구위를 찾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서진용도 여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구위 회복이 더뎠고, 1군에 올라온 뒤로도 자신의 원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뼛조각만 사라지면 시속 150㎞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팔꿈치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뼈를 깎아내고 다듬는 과정에서 골밀도가 많이 떨어졌다. 수술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그 밀도가 차야 했다. 후반기에는 괜찮을 것 같았지만 이는 시즌 끝까지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 서진용도 답답한 시간이 길었다.
FA 자격을 앞두고 서진용도 고민을 드러냈다. 서진용은 시즌 말미 “자격 행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주위의 조언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누구는 “FA 직전 시즌 성적이 계약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1년 더 미루고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시장에 나가는 게 낫다”라고 했다. 반대로 누구는 “이미 실적이 있으니 관심을 가지는 팀이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시장에 나가는 게 낫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다행히도 등급은 A등급이 아니었다. 등급은 구단 내 연봉 순위는 물론 리그 전체의 연봉 순위까지 다 봐야 했다. 이 연봉 순위는 해당 선수의 공개되지 않은 옵션 충족 여부까지 고려해 최종 금액으로 산정된다. 시즌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B등급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서진용은 이틀을 더 고민한 끝에 자격 신청을 포기했다. ‘재수’였다.
SSG에서도 서진용의 자격 신청 여부를 놓고 관심이 많았다. ‘최대어’로 뽑힌 최정을 잔류시키는 데도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서진용도 FA를 신청하면 전선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진용은 더 좋은 성적, 그리고 더 좋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FA를 신청하기로 했다. 아직 만 32세의 나이다.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니고, 내년에 반등한다면 확실히 더 좋은 대접을 받을 만한 투수다.
실제 서진용은 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불펜 투수 중 하나다. 2019년 이후 서진용은 총 388경기에 나가 383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다. 이 기간 서진용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선 불펜 투수는 리그에서 단 하나도 없다. 서진용이 1위다. 순수 불펜 투수로는 이닝도 1위다. 이런데 3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마무리로서의 경험까지 갖췄다. 내년에 평년 정도의 성적만 낸다고 해도 시장에서는 큰 관심을 받을 선수다.
어쨌든 서진용이 내년에도 팀에 남으면서 SSG는 한숨을 돌렸다. 이번 오프시즌 오원석을 kt에 보내고 김민을 데려온 SSG는 아직 내년 마운드 구상을 확실하게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서진용이 다시 마무리로 정상적인 활약을 보여준다면 다른 자원들을 폭넓은 방향으로 기용할 수 있다. 팀의 전략에서도 대단히 큰 가치를 지닌 선수라고 볼 수 있다. 팔꿈치 수술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존심을 세운 뒤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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