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이름 소환한 SSG 파이어볼러… 켈리처럼 탈삼진왕 도전? 선발 정상화 이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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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는 2024년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기량 미달’ 판정을 일찍 받은 로버트 더거를 퇴출하고,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경험을 쌓은 드류 앤더슨(30)을 영입했다. 오랜 기간 지켜봤던 선수인데 상황이 맞아 떨어지면서 영입할 수 있었다.
올 시즌을 선발로 준비하지 않은 앤더슨은 입단 직후에는 이닝 소화의 빌드업 단계를 거쳐야 했고, 마운드 및 공인구 등 리그 환경에도 적응해야 했다. 입단 직후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첫 4경기를 치른 시점, 앤더슨의 평균자책점은 5.06이었다. 더거보다는 경기력에서 기대를 걸 만한 구석이 있기는 했지만, 성적만 놓고 보면 또 실패작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이 드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SSG 내부에서는 나름의 확신이 있었다. 앤더슨이 외국인 2선발로는 리그 정상급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2025년 시즌에 앤더슨보다 더 나은 외국인 에이스를 찾으면 나름대로 좋은 외국인 투수진이 완성된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 SSG의 판단은 나름대로 옳았다. 이닝이 불어나고, 리그에 적응하기 시작한 앤더슨은 위력적인 강속구를 던지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 그리고 커브라는 결정구를 내세운 앤더슨은 시즌 24경기에서 115⅔이닝을 던지며 11승3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27로 낮은 편이었다. 제구 이슈가 간혹 있기는 했지만 구위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최고 시속 150㎞ 중반대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앤더슨은 커브를 짝으로 맞추면서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해 나갔다. 하이패스트볼의 위력 하나는 리그 그 어떤 선수보다 떨어지지 않았다. ABS 도입으로 존이 전체적으로 높아진 가운데 앤더슨의 하이패스트볼은 보고도 휘두를 수밖에 없는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장점은 압도적인 탈삼진 비율로 이어졌다. 앤더슨은 올해 115⅔이닝 동안 무려 15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시즌 중간에 들어왔는데 탈삼진 부문에서 리그 공동 7위에 올랐다. 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말 그대로 역대급이었다. 앤더슨은 9이닝당 12.2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이는 2위인 카일 하트(NC·10.43개)를 훌쩍 앞지르는 기록이었다. 규정이닝의 70% 이상을 소화한 선수로 추릴 때 종전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1996년 구대성(당시 한화·11.85개)까지 뛰어넘었다.
그런 앤더슨은 시즌 뒤 SSG와 총액 120만 달러(연봉 115만 달러·인센티브 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SSG는 앤더슨이 타 리그로부터도 관심을 받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시작부터 재계약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금전적인 부분은 물론 마음을 사기 위해 시즌 중반부터 다각도로 움직였다. 앤더슨의 아내가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앤더슨도 그런 SSG의 손을 잡으며 KBO리그에서의 풀타임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앤더슨은 시즌 막판 구위가 다소 떨어지고,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였다. 선발 경험이 없다기보다는 올해 준비를 불펜으로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빌드업 과정이 부족했다. 하지만 2025년은 지금부터 선발로 준비할 수 있다. 체력을 보충하고, 투구 수를 늘리는 등 정상적인 선발 투수의 루틴을 밟을 예정이다. 그렇다면 2025년에는 조금 더 수월하게 규정이닝으로 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금 변화된 ABS존이 앤더슨의 레퍼토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하이패스트볼의 위력이 워낙 좋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도 나온다. 하이존에 나오는 헛스윙은 존과 별개로 타자의 본능으로부터 나오는 스윙이기 때문이다. 앤더슨이 구위만 유지할 수 있다면 충분히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체력이 보강되고, 변화구 제구력을 조금 더 가다듬을 수 있다면 이런 기대는 결코 무리가 아니다.
앤더슨이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강력한 탈삼진왕 후보로도 올라설 수 있다. 구단 역사상 탈삼진왕은 2001년 에르난데스, 2008년 김광현, 그리고 가장 근래에는 2017년 메릴 켈리가 있었다. 켈리는 2017년 189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했다. 앤더슨이 탈삼진왕에 도전한다는 자체는 규정이닝 이상을 소화했음을 의미하고, 이는 SSG 마운드가 올해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줬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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